[특별기고] 신냉전 체제, 전략적 모호성과 선명성의 기로에 서서
[특별기고] 신냉전 체제, 전략적 모호성과 선명성의 기로에 서서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3.09.07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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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기 칼럼니스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몰이 또는 색깔론이 참 우려스럽다.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대놓고 지칭하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그 대신 "비현실주의"라던가 "이상주의자들" 정도로 표현했으면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현실적으로, 문재인 전대통령이 말하던 외교적 모호성의 시대는 지났다.  평화의 시대는 지났고 신냉전이 시작되었다. 

러시아가 소련 붕괴후 겪었던 심각한 경제난에서 회복되고 있었고, 중국이 발호를 하면서 새로운 패권경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힘의 대결이 세계질서를 이끌어 가게 된 것이다. 

어쩔수 없이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한때, 2035년이면 중국이 미국 경제를 규모에서 앞서고 세계패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호들갑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 부터 미국은 중국을 응시하고 있었고 2018년을 기점으로 중국을 손보지 않으면 미국의 패권이 넘어가게 될 것이라는 연구자료가 나돌았었다.

그래서 패권론에 입각한 예방전쟁 시나리오가 나왔고 나는 2006년 즈음인가 이 문건을 입수하여 페북등 SNS를 통해 전파한 적이 있었다. 그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허무맹랑한 소리로 받아 들였었는지?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포함한 경제전쟁을 시작한 것이 바로 2018년 즈음이다.

이제는 양안문제등을 이유로 군사적 충돌을 예고하는 수순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2027년 즈음에 대만을 침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나라다. 지리적으로 자유진영의 최전방에 있는 나라며, 군사력으로 세계6위에 올라 있는 군사강국이다.  또한 미군이 주둔해 있고 양안전쟁시 주한미군이 핵심적 역할을 안할 수가 없다. 따라서 중국이 대만을 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기지와 오키나와등 일본에 전개돼 있는 미군기지를 먼저 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불가항력적으로 우리도 전쟁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한다.

현재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날개를 달았다.  전례없는 무기 수출을 이뤄내고 있으며 자고 깨어나면 신무기 개발 소식이 들려온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라는 명성도 얻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신냉전의 실체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전세계 국가들의 안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군수산업이란게 하루 아침에 빛을 보기는 어렵다.  우리는 분단국이며 휴전국으로서 전쟁을 지속하고 있었던 나라였기에 평화무드에 젖어 있던 서방국들과 달리 지속적으로 방산업을 확대, 발전시켜 온 나라다.

그리고 신냉전을 예상하고 주도해 오던 미국은 오바마 정권 부터 지속적으로 우방국들에게 압력을 가하며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 왔다.미국의 안보우산만 믿지 말고 각국이 스스로 방위능력을 갖추라며 안보 부담을 분산시키려는 노력을 해 왔었다.

그러나 나토의 무사안일함과 함께 서방국들의 방산역량이 크게 쇠퇴해 있었고, 고비용 구조로 인해 무기의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싼것도 이러한 미국의 의도에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 정가에서는 미국은 최첨단 무기만 만들고, 일부 기술을 우방국들에게 이전하여 우방국들 스스로 무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었다.

한국의 방산기술이 갑자기 일괄성대하게 발전하게 된 데에는 몇가지 이유와 운이 따랐다.  구소련 붕괴로 인한 러시아의 경제난으로 인해 러시아의 기술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고, 이러한 미국의 속사정에 의해 알게 모르게 전수된 기술이 많다.

우리가 제대로 된 비행기 한번 못 만들던 나라에서 명품 경전투기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고, 4.5 세대 전투기로서는 최첨단으로서 미국 이외의 나라가 만드는 전투기들 중에서는 최고의 가성비를 갖춘 전투기라고 인정받고 있는 KF-21 보라매 전투기의 양산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 

우리는 순수 우리 기술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미국의 기술 이전이 없었으면 만들지 못했다.  체계 설계를 우리가 했기 때문에 국산이라고 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최신 전투기의 핵심기술인 4대 핵심기술을 우리가 개발했다고 하지만, 비행제어 기술등 기반기술 20여 가지는 미국이 이전을 해줬다.  

미국의 의도는 분명하다.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는 기술은 계속 미국이 쥐고 있고, 고가의 최첨단 무기는 미국이 계속 독점해 나가면서, 나머지 우방국들에게 필요한 중저가의 경쟁력 있는 무기를 다른 우방국이 싸게 동맹국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 그것을 다 할 수도 없을 뿐더러 더더욱 싸게 공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엔 조건이 있다. 그런 각종 무기를 자체적 역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제반 산업이 고루 발전해 있는 나라여야 한다. 그리고 군수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분단과 대결, 주변의 안보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는 한국이 딱 그 조건에 부합되는 나라였던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패권을 유지함에 있어 반도체 기술은 핵심이다. 그래서 중국의 반도체굴기를 선언했던 것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전력투구를 했던 것이다.

거기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최첨단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제가 무너지면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 

최근 우리의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경제에 큰 부담이 된 것은 바로 반도체 수출제한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대통령 탓이 아니다. 세계정세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계속 한국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 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방위산업이다. 서방 우방국들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는 값싸고 질 좋은 무기의 공급처도 필요했고, 또한 서방세계 최전방에 위치한 한국을 계속 먹여 살려야 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1천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작년 방산 수출은 170억 달러가 넘었다.  그리고 그 증가 추세는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분히 미국의 의도가 숨어 있다. 실제로 폴란드등 동유럽 국가에 막대한 무기를 수출하는데 있어서 미국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무기라는게 대량 양산체제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수공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고 고부가가치의 물건들이다. 그리고 한번 도입하면 3~40년을 사용하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유지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초 도입 비용에 몇배가 추가 비용으로 지출이 된다. 그래서 한번 팔면 3~40년간 먹거리가 유지된다고 한다. 이런 기회를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는 거다.

앞으로 신냉전이 고착되고 패권전쟁의 수위가 높아지면 우리의 방산 수출은 더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반도체에 근접하는 수준까지도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세계질서 때문에 우리는 어쩔수 없이 미국에게 더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물론 여기에는 중국의 섣부른 전랑외교의 여파가 작용하기도 했지만 우리의 생존전략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은 옳아 보인다. 

하지만 전략적 모호성까지는 아니라도 궂이 전략적 선명성을 강조하며 진영대결과 이념대결을 노골화 해야 하는지?

어제 뉴스를 보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가 70%를 넘어섰다. 그런데 당장 오늘이 총선이라면 어느 정당을 찍겠는가 라는 질문에서는 국힘이 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현실 감각은 없고 논리만 앞서고 말만 앞서며 선동질만으로 먹고 사는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참 위중한 시기다.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이 나라의 생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정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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