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일본에 추월당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경제계에 따르면 일본이 2분기 연속 한국의 성장률을 웃돌면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도 일본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올해 2분기(4∼6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치)이 전 분기보다 1.5%(속보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의 0.6%보다 3배 가량 높은 것이다. 일본의 1분기 성장률 역시 0.4%로 한국의 0.1%보다 높아 2분기 연속 한국을 추월했다.
일본의 2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며, 시장의 성장률 예상치 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것이다. 주요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일본의 성장률을 0.7~0.8% 선으로 예측했었다.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끈 것은 수출과 관광부문이었다. 2분기 수출은 전 분기보다 3.2% 늘었고 수입은 4.3% 줄었다. 반도체 부족 문제가 완화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늘었고 통계상 수출로 잡히는 외국인 여행자의 일본 여행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인 관광객 등의 증가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전 분기보다 0.5% 줄었다. 엔데믹으로 여행과 외식 등 서비스 소비는 늘었지만 물가 상승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0.03%로 보합 수준에 그쳤으며 주택투자는 1.9%로 집계됐다.
일본 매체들은 “개인 소비는 여전히 약하지만, 수출이 회복되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하면서 "하반기에는 중국인 단체여행도 재개되기 때문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0.3%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일본의 1.5% 성장률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머문다.
특히 GDP를 구성하는 지출 항목 8개 중 7개가 마이너스였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1%를 기록, 1분기 0.6%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정부소비는 -1.9%로 1997년 1분기(-2.3%) 후 26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0.3%와 -0.2%를 나타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0.1%포인트), 정부소비(-0.4%포인트) 등이 성장을 갉아먹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성장률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는 ‘연율 환산’ 성장률은 6.0%에 이른다. 물론 이럴 가능성까지는 없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 1.1%보다 0.3%포인트 높아 한국의 성장률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럴 경우 올해 일본은 아시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5년 만에 한국을 연간 경제성장률면에서 추월하게 된다. IMF 구제금융을 받아 경제가 무너졌던 당시 한국의 성장률은 -5.1%였다. 일본도 그해 역성장했지만 성장률은 -1.3%로 한국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