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스위스 치즈 모델로 보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특별칼럼] 스위스 치즈 모델로 보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2.11.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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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영 KOTRIN 소장(관광학 박사)
 

이태원은 6.25 전쟁 이후 인근에 미8군사령부가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과 쇼핑의 명소였다. 이후 미군사령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점차 한국의 MZ세대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태원은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핼러윈 축제 장소로 사고가 일어나기 12년 전부터 서서히 영어학원 등을 중심으로 대중화되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장소로 시작된 핼러윈 행사는 관광마케팅에도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한국의 비공식적인 기념일 중 하나로서 발전했다.

우리는 방송매체나 주변에서 불의의 사건사고를 많이 보고 듣는다. 이러한 일련의 사고는 스위스 치즈 모델을 떠오르게 한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치즈가 존재한다.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 프랑스는 까망베르, 네덜란드의 고다치즈, 스위스의 에멘탈(Emmental) 치즈, 미국산 모짜렐라 치즈, 임실 치즈 등이 생각난다.

어릴 적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서 제리가 좋아했던 삼각형모양의 치즈다가 기억난다. 이 치즈는 스위스 에멘탈 치즈로 숙성과정에서 이산화탄소 거품에 의해 치즈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이 구멍 뚫린 치즈를 보고 1990년 제임스 리즌(James Reason)은 스위스 치즈 모델(The Swiss Cheese Model)이론을 제시했는데, 이 이론은 사고원인과 결과에 대한 모형이론으로 인적 요인보다는 조직적 요인을 강조했다.

사고 원인은 크게 직접적인 외부요인이 있는데 구멍이 많은 치즈 여러 장을 겹쳐 놓으면 구멍이 메워지는 곳도 있지만 여러 장을 통과하는 구멍은 여전히 남는다. 그러므로 스위스 치즈 모델은 위험요소를 단계별로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 구멍을 모두 통과하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즉, 사고를 낸 당사자나 사고 발생 시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불안한 행동, 불안한 행동을 유발하는 조건, 관리감독의 불안전, 그리고 조직의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잘못되어 생기는 실수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외하고도 스위스 치즈의 구멍처럼 항상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결함이 도사리고 있다. 이 수 많은 결함들이 동시에 나타날 때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상황은 구멍이 하나도 없는 완벽한 상황이지만 실제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결함 없는 완벽한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결함을 미리 탐색해서 그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서편의 작은 골목에는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일어났다.

이번 참사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되어 그 결함이 동시에 일어나게 만든 시스템적 결함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서 발생된 사건이다.

우리가 시스템적 접근방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한 사건의 정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이와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스위스치즈 모델에서 그 해법을 찾아본다.

참사나 재난은 어느 한 가지 문제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개의 기능과 장치가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은 우리사회의 반성과 시민안전의식이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이번 이태원 핼러윈 축제의 압사사고는 스위스 치즈 모델의 이론에 의하면, 하나의 안전요소나 방호장치만 제대로 작동해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완벽한 방호장치는 있을 수 없지만 사고발생 방지를 위해 항상 대비 태세를 철저히 준비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가 위기관리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참사를 키운 구멍에 전문 인력의 배치, 정확한 지휘체계, 사고 대비훈련, 민간전문가 활용능력, 생명 존중감 등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정부는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사회적 반성과 시스템적 접근을 강화해서 재발 방지책 마련에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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