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수출국 통화 줄줄이 '급락'
미중 무역전쟁에 수출국 통화 줄줄이 '급락'
  • 강민규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19.05.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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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원화 하락 폭 3.97%..10년래 최대
그래픽=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보호주의를 내세워 무역 전쟁을 벌이자 주요 중견 수출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는 아시아 신흥 수출국 통화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으며 그 결과 한국 원화에 대한 '쇼트 포지션'(매도 포지션)은 10년여 만의 최대로 파악됐다.

26일 로이터가 아시아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환포지션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 23일까지 2주일간 한국 원화에 대한 쇼트 포지션이 확대됐다.

달러에 대한 '롱 포지션'(매수)이 가장 클 때 '3'이고,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달러에 대해 해당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추세가 강하다는 뜻이다.

원화는 미국이 겨냥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1.28)보다도 비관적 전망을 안고 있으며 위안화 다음으로는 대만 달러(1.14), 싱가포르 달러(1.01) 순으로 쇼트 포지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가 갑작스럽게 좌초되고 미국이 중국 정보기술(IT)기업 화웨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인 이후 미·중 무역갈등 이슈는 세계 외환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역 의존도, 특히 IT 수출 비중이 큰 대만 통화에 대한 하락 베팅도 2016년 1월 이후 최대였다.

실제로 원화와 대만달러를 비롯해 글로벌 수출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통화들은 최근 급격한 가치 하락세를 겪고 있다.

블룸버그 세계환율랭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한 달간 16개 주요 통화는 대부분 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

16개 통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1.66%)과 스위스 프랑(1.07%)만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했을 뿐 나머지 14개 통화는 모두 하락했다.

특히 한국 원은 3.97%로 낙폭이 가장 컸으며 호주달러(3.4%), 영국 파운드(2.79%), 대만 달러(2.19%)를 비롯해 2% 넘게 급락한 통화가 절반인 8개에 달했다.

주요 신흥국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1개국 중 가치가 상승한 통화는 하나도 없었고 원화는 콜롬비아 페소,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 칠레 페소에 이어 5번째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으나 자본 유출 위험,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안정적인 환율 유지는 경제에 중요하다.

미국은 주요 교역상대국의 통화 가치 절하(달러 대비)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에 대응할 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만들기로 하는 등 이른바 '환율전쟁'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정작 주요 수출국 중앙은행들은 달러 강세로 인한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각국 통화 당국이 환율을 수출의 무기로 쓰기는커녕 통화 가치 방어로 자본 유출을 막는 것이 목표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 전쟁으로 불안감에 사로잡힌 외환시장의 투자자들이 달러로 몰리고 신흥 수출국 통화를 외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분쟁의 마침표를 찍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어 그때까지 외환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멜론은행의 레일 아코너 전략가는 "무역 전쟁 이후 위안화는 시장 심리에 더 취약해졌다"며 "이런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각국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를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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