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국내에서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이 약 9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비례대표, 기획재정위원회, 초선)이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ㆍ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 등이 지정한 조세회피처 50곳을 대상으로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국내에서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은 7728억 달러로 우리 돈 912조7927억원(2020년 9월 기간 환율 기준)이었다.
같은 기간 해외 조세회피처에서 국내로 송금된 금액은 6028억 달러에 불과해 해외 조세회피처로의 순유출액이 1700억 달러(200조7955억원)에 달했다.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이 국내로 다시 수취된 금액보다 200조원 넘게 많은 것.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을 법인별로 보면 대기업이 4120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법인 2314억 달러, 중소기업 672억 달러, 공공법인 390억 달러, 기타법인 120억 달러, 개인 112억 달러 순이었다.
국내로 송금된 금액을 제외한 순유출액의 경우 금융법인이 1149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공공법인 315억 달러, 대기업 224억 달러, 기타 54억 달러, 개인 20억 달러, 중소기업 -63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용혜인 의원실이 전자공시를 바탕으로 현재 64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중 51개 대기업 집단의 조세회피처 소재 역외법인이 모두 22곳 47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회피처별로 보면 싱가포르가 146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말레이시아 93개사, 필리핀 50개사, 케이먼군도 41개사, 칠레 36개사, 파나마 28개사, 오스트리아 16개사, 벨기에 16개사, 스위스 12개사, 룩셈부르크 10개사,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12개사 등 순이었다.
대기업 집단별로 보면 삼성이 59개사로 많았다. 이어 SK 57개사, LG 34개사, CJ 33개사, 현대자동차 25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조세회피처 소재 역외법인이 10개 이상인 대기업 집단은 15개였다.
용혜인 의원은 “조세회피처는 규제나 법령을 근거로 본국의 세금 징수에 대해 합법적 조세 회피나 불법 역외탈세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세회피처 송금을 모두 해외 은닉자산이나 역외탈세라 볼 수 없지만 조세회피처 순유출액이 증가할수록 은닉재산이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말했다.
이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조세회피처를 포함한 해외 역외탈세 부과세액은 7조8576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유출액의 3.9%에 그치고 있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과세당국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페이퍼컴퍼니 등을 활용한 역외탈세에 적극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