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여수 유족회(서장수 회장)는 지난 25일과 26일 특별법 제정에 기여한 김회재, 서동용 전남 동부권 국회의원을 직접 만나 “1948년 여순사건이 최초 발발한 여수시를 평화와 인권의 상징적 도시로 조성해 줄 것”을 제안했다.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시 신월동에 주둔한 제14연대 일부 군인이 제주4‧3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일으킨 사건으로, 사건의 최초 발발지였던 여수는 정부군에 의한 진압이 이루어지기까지 가장 많은 인적, 물적 피해를 입었다.여순사건 여수 유족회는 25일 광양에 있는 서동용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을 찾아 특별법 제정에 기여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여순사건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실규명이 급선무라며 역사적 정의 확립에 함께해 줄 것을 부탁했다.26일에는 김회재 국회의원과 함께 여순사건 당시 집단 학살지였던 여수시 만덕동의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했다.서장수 여수 유족회장은 위령비 앞에서 “진실 규명과 명예회복을 통해 이러한 불행한 국가폭력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여순사건 발발지인 여수가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와 인권의 상징적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건의문을 낭독했다. ▲ 지난 26일 여순사건 여수 유족회는 김회재 국회의원과 함께 위령비 참배 후 사건의 발발지이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여수시를 평화와 인권의 도시로 조성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경동 부회장, 김재식 재정이사, 서장수 회장, 송정선 사무국장) ▲ 지난 26일 여순사건 여수 유족회원들과 김회재 국회의원이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고 사건 당시 가장 피해가 컸던 여수를 평화, 인권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위령비 중심 왼쪽 김회재 국회의원, 오른쪽 서장수 여수 유족회장) 김회재 의원은 “여수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권의 도시로 거듭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순의 희생이 있었던 지역 곳곳에 기념공원과 같은 추모시설들을 하루 빨리 조성해서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마지막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여순사건 특별법은 73년 만인 6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9일 정부로 이송됐고 13일 국무회의 의결과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거쳐 7월 20일 공포됐다.한편 여수시는 특별법 공포에 따른 선제적 후속조치로 전담 TF팀을 구성하고, ‘여순사건 기념공원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8월 중 특별법 제정 내용 및 계획에 대한 시민 설명회를 준비하는 등 후속조치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역 | 홍성표 기자 | 2021-07-28 09:58
홍인성(사진) 인천 중구청장은 앞으로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영종국제도시 내에 응급의료기관을 갖춘 종합병원유치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또 원도심의 인천내항 항만재개발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아울러 신포로 일원에 조성하고 있는 김구 거리 프로젝트를 신속히 완성해 '청년 김구'를 중구만의 정체성으로 확립, 문화 관광분야 핵심사업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기자는 구정업무를 추진하는데 격식을 탈피한 것으로 알려진 홍 구청장의 구정 3년을 맞은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1. 민선 7기 93개 사업 공약 중 88개 사업을 완료하는 등 94% 이상의 높은 이행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성과를 평가하자면?제가 취임초에 구민들께 약속했던 사업 93건 중 88건을 완료하였거나 차질 없이 추진 중입니다. 이는 우리 구의 공직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구민들께서 응원해 주신 결과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영종국제도시에 2019년 10월 제2청사를 개청하였는데, 구의 행정서비스를 받기 위해 1시간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던 영종국제도시 주민들께 보편적이고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지금도 뿌듯하게 생각합니다.삼목항이 어촌의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해양수산부의‘2020년 어촌뉴딜300사업’공모에 선정돼 총사업비 107억 원을 확보하였습니다.원도심에 개항기 종교문화 유산인 답동성당 일대를 역사문화의 공간으로 조성하고, 관광객들의 이용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답동성당 관광자원화사업 건설공사를 지난 4월 14일 착공하였습니다.역사가 숨쉬는 문화관광도시를 위하여 개항장 관광명소화 사업, 개항장 일원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며 안전한 도시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맞춤형 일자리 확대, 공영주차장 확충 등의 공약사업도 완료하였거나 진행 중에 있습니다.2.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죠. 그간 방역 성과와백신접종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중구는 공항과 항만에 인접한 지역 특성상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규모 확산이 우려되는 대표 지역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취약계층에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우선 배부하고 워크스루를 10회 이상 운영하는 등 발빠른 대처를 하였습니다.중구는 확진자 발생 시 신속하게 접촉자를 파악하여 고위험시설, 학교, 등 집단발생우려가 있는 시설에 종사하는 경우 해당시설에 선제적 전수 검사를 시행하였고 역학조사, 방역 등 즉각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대응은 발생기준 1~2일이내에 해당 조치를 모두 완료하고 있어 현재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건소 의료진과 중구청 전직원들은 주민이 하루빨리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선제적 대응으로 지역 내 확산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위기관리 글로벌 평가단이 주관한 『2021 코로나 위기관리대상 공모대회』에서 시민안정성 제고분야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3.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도 타격을 많이 입었습니다.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앞장서셨죠?지난 2월 17일 쿠팡과 ‘중구 구민 우선채용 일자리창출 업무협약’을 맺었고 신축 입주하는 쿠팡물류센터에 구민을 우선 채용키로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유)와 협업하여 구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채용모집 및 면접 행사를 5월 17일과 6월 15일에 진행하였습니다. 5월 18일에는 65명의 관내 구직자가 면접에 참여하여 51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하였고 6월 15일에도 제2차 채용모집 및 면접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하여 경영자금은 2천만 원, 시설개선자금은 3천만 원까지 융자를 지원하며 이자의 3%를 우리 구에서 보전해줌으로써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지역화폐(인천e음)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 사업을 실시하여 관내 사업주의 고정비용 부담을 완화하여 경영안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상권르네상스공모사업에 선정되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총 5년 동안 국·시비를 포함해 최대 120억 원이 투입되어 테마거리 만들기, 주변 환경개선, 상인역량강화 등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추진으로 신포국제시장을 포함한 쇠퇴한 지역상권의 역량강화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4. 취임 후 백범 김구와의 인연을 강조하시며, 중구만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계시는데, 문화 관광분야 정책사업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취임 후 청년 김구 거리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포로 일원에 청년 김구 역사거리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청년 김구 역사거리 시작부분에 광장을 조성하고, 상징 조형물, 추모공간, 감리서 터 인근에 휴게심터를 조성 중입니다. 또한, 청년 김구가 감옥을 탈출한 탈옥길, 곽낙원 여사의 옥바라지길, 청년 김구의 축항노역길 등으로 세분화해 청년 김구의 길 탐방로를 조성하고 탐방코스도 운영할 예정입니다.인천개항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청년 김구 역사거리 준공 시까지 김구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정확한 역사적 고증 등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청년 김구 프로젝트 자문단을 운영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5. 중구는 원도심과 영종 국제도시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도심은 주거환경이 낙후된 곳이 많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중구만의 도시재생사업을 펼치셨죠?원도심 도시재생사업 중에 신흥・답동 공감마을 도시재생사업이 있는데 저희가 4가지 전략을 수립해서 2019년부터 진행 중에 있습니다.신흥ㆍ답동 공감마을 외에 인천형 도시재생사업으로‘전동 웃터골 더불어마을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후주택을 개량하는 ‘집수리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주민들 삶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또 지난해에는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 공모를 통해 262억 원(국비 158억 원 시비 52억 원 구비 52억 원)을 확보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인천종합어시장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어시장 주변 주차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주변 거주민 민원 해결과 함께 이용객 편의 증진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6. 영종국제도시 인구가 많이 증가했지만, 아직도 정주를 위한 기반 인프라들이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학교나 병원 설립 등 계획들은?총사업비 477억 원을 투입하여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중구 운남동 일원에 건립을 추진 중인데요. 국민체육센터, 공공도서관,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을 복합공공시설 내에 집적시켜서 다양한 계층, 다양한 세대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 복합공공시설은 주민편의 공간과 지역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우리 중구는 지난 2020년 9월 생활SOC복합화사업 공모에 이 사업을 응모해서 국비 66억 원을 확보했고요,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도 조건부로 통과되었기 때문에 이 사업은 원활하게 진행될 것입니다.앞으로도 영종국제도시에 경쟁력 있는 종합병원이 유치될 수 있도록 인천시와 협력하여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에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유관기관과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중구협의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지속적 활동을 통하여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7.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목표로 ‘어린이 안전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아이들이 안전해야 구민 모두가 안전할 수 있다는 인식아래 ‘어린이 안전 종합대책’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올해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하는 국제안전도시 인증에 도전할 예정입니다.가을에는 찾아가는 어린이안전체험 행사를 행정안전부와 공동기획하여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한 체험중심의 안전교육을 추진해 실질적인 어린이 안전을 확보하는데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8. ‘사람사는 복지중구’ 실현을 위해 노력하시는데 복지전달 체계 개편 등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우리 중구는 작년 10월, 12개 전 동에 ‘보건복지팀’을 신설하고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위기가구 발굴, 통합사례관리 업무 확대, 주민참여형 서비스 제공 기반 마련, 건강관리체계 구축 등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는 향후 공적급여 대상자가 아닌 생애전환기, 위기가구, 돌봄 필요 대상 등 전 구민에 대한 보건‧복지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3월 22일 부터는 중구 제2청에 복지지원과를 신설해 영종국제도시에서도 긴급복지지원 등의 복지사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추진을 위하여 대대적인 사회복지 전달체계로 개편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인력 채용을 시행하여 위기가구의 선제적 발굴과 탄력적 지원을 위한 찾아가는 방문상담 서비스 강화와 빈틈없는 복지안전망 구축을 위한 민관협력 강화 등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구민의 복지 체감도 향상에 주력할 예정입니다.9. ‘홍통방통’ 영상제작, ‘골목에서 만나는 구청장, 홍문고를 울리세요’ 등 현장 민원을 경청하며, 격식을 탈피한 서민적이고 소탈한 구청장으로 평가받고 있으신데요?그래서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현장 위주의 소통행정을 펼치고자 지난해부터 계획했던 사항이었으나 뜻하지 않게 코로나19로 인해 이제야 ‘골목에서 만나는 구청장, 홍문고를 울리세요’를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일선 행정의 최전선에서 구와 구민과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통장님과 주민들을 만나 불편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즐거운 마음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방적인 정책 전달보다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소통으로 기존 틀을 한번 깨보고자 ‘홍인성 구청장의 소통! 방송으로 통한다’ (홍통방통)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 제물포고 이전과 관련해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8개 동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하셨고, 존치의 필요성도 역설하셨죠?인천시교육청은 지난 3월 16일 우리 중구 원도심에 유일한 공립학교인 제물포고등학교를 타 구로 이전시키고 그 부지에 진로교육원, 인천남부교육지원청, 교육연수원 분원, 상상공유캠퍼스, 인천지혜의 숲 등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을 주(主) 내용으로 하는 ‘인천교육과 함께하는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를 발표하였습니다. 발표내용에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원도심 지역 교육투자 확대를 통한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부분에 대해 ‘제물포고등학교 타 구 이전’의 핵심사유가 된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가 무엇인지, 그러한 격차가 있다면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제시하지 않았을 뿐더러 학교를 이전해 교육기관을 줄이는 부분이 어떻게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습니다. ‘제물포고등학교 타 구 이전’ 명분으로 ‘교육기관 설립과 이전을 통한 인천시 원도심 지역 활성화 촉진’을 내세웠지만, 일반적으로 원도심 지역 활성화의 핵심적인 조건 중 하나가 학교유치임은 상식에 속합니다. 원도심에서 기존 학교를 내보내겠다는 계획은 우리 구를 포함하여 인접 구의 공교육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구와 인접 구의 원도심 쇠퇴에 일조할 것이 분명하므로 ‘원도심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 ‘제물포고등학교 타 구 이전’을 계획했다는 명분은 합리적으로 성립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원도심 지역 활성화는 중앙정부, 인천시와 각 군·구의 핵심 사안으로 우리 중구도 원도심 지역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어 원도심 재생사업 등 여러 정책을 시행하여 왔습니다. 한마디로 인천시교육청의 ‘제물포고등학교 이전 및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 발표는 명분과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생각됩니다.11. 구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천 내항 재개발을 위한 다양한 개발 방향들이 논의되고 있죠? 현재 진행 상황을 말씀해주세요. 2013년 5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추진 논의가 시작된 인천 내항 재개발사업은 주민의 오랜 염원이 담긴 사안으로 공공성을 확보하고 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내항 재개발이 될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습니다. 중구에서는 오랜시간 동안 진행되어온 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사업이 주민의 바램인 공공성을 확보하고 원도심지역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 중구뿐만 아니라「해양도시 인천」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12. 앞으로 남은 임기 1년 동안 중점 추진해야 할 현안은? 현재 중구에는 구 자체 뿐 아니라 국가 정부와 인천시 등 유관기관과 함께 협업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우선 영종국제도시 내에 응급의료기관을 갖춘 종합병원유치가 가장 시급합니다. 영종국제도시는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통해서만 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있고, 인천국제공항의 대형 항공기 사고에도 대비해야합니다.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과정에서도 영종국제도시 내 종합병원유치의 당위성은 충분하게 확인되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 구에서는 지역주민과 공동대응을 위한 TF팀을 구성하여 1만 2천여 명의 주민서명을 받아 보건복지부와 인천시에 전달하였고 의사 간담회 등을 개최하여 종합병원 유치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공론화에 힘써 왔으며 현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인천내항 항만재개발의 조속한 추진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최근 제3자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어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한 해양수산부의 검토가 진행 중으로 향후 사업계획 확정을 위한 협의 시 유관기관 협의체를 통해 우리 구의 의견이 우선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민원현장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홍문고를 울리세요’, 중구 고용위기 대응을 위한 고용위기지역 지정 재추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권 르네상스 사업추진,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국제 안전도시 공인 취득 및 어린이 안심공원 조성 등 어린이 안전 사업 추진, 원도심과 영종국제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한 내부 조직 정비, 신흥·답동 공감마을 도시재생 뉴딜 사업, 영종국제도시 복합공공시설 건립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13. 마지막으로 구민에게 한 말씀? ‘개항문화 미래도시 사람사는 복지중구’라는 구정목표를 내걸고 뛰어 온 지난 3년 동안은 800여 공직자들의 열정과 14만여 구민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지치지 않고 구정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2021년 대한민국뉴리더대상’ 지방자치부문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구민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신 결과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구정에 아낌없는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민선 7기 1년을 남겼지만, 3년 전 취임 당시의 각오와 초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 1년도 구민들께서 ‘사람사는 복지중구’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구민들께 제시한 약속들을 착실하게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인물포커스 | 전은술 기자 | 2021-07-08 22:27
여기, 낯선 길 위에서 만난 기적같은 위로의 서사 <노매드랜드>가 있습니다.영화는 어느 황량한 겨울날, 창고의 셔터문을 열면서 남편 유품의 체취를 맡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의 모습을 '프레임 인' 하며 출발하죠.수 세대에 걸쳐 광부들이 터를 잡고 살았던 미국 네바다주의 소도시 엠파이어.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변되는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도시를 지탱하던 석고보드 기업 'USG' 가 도산하게 됩니다. 생업을 잃은 시민들은 스산함만이 남은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몇개월이 지나자 엠파이어는 우편번호마저 없어지는 유령도시로전락하고 말죠.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모든 것이 무너진 후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남편까지 병으로 세상을 떠나 홀로 남겨진 펀은 이중으로 닥친 상실감을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지요. 펀은 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평범한 일상의 삶을 뒤로 한 채... 홀로 낡아 빠진 밴을 타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국의 각지를 떠도는 '노매드(Nomad)'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는 다리를 쭉 뻗어 잘 공간도 부족해 웅크려 자야만 하는 작은 밴에 '선구자(Vanguard)' 라는 강렬한 이름을 지어주죠. 낯선 길 위의 세상에서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펀은 다시 살아가기 위한 여정, 곧 '길 위의 삶' 에 적응해 갑니다.'펀(fern)' 은 씨앗을 뿌리지 않고 포자를 뿌려 번식하는 양치식물을 뜻하죠. 한 군데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유랑하는 주인공의 굴곡(屈曲)진 운명을 암시하는 이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이 '펀' 이라는 이름에는 고독함과 강인함이라는, 노매드의 정체성에 대한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열렬한 소망, 감독 클로이 자오의 올곧은 주제의식, 그리고 저널리스트인 원작가 제시카 브루더의 생생한 대안적 목표가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지요.'가장 사랑했던 소중한 존재와 가치를 상실한 이들이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라는 과제를영화와 현실, 또 청자(聽者)와 화자(話者)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는 구도인 셈입니다.그런데 임시 교사였던 펀에게 시를 배웠던 한 여학생은 엄마 말로는 집이 없다던데 맞냐고 당돌하게 묻죠. 펀은 답해줍니다." '집이 없는(homeless)' 건 아냐. '거주지가 없을(houseless)' 뿐이지. 둘은 다르잖아? 난 괜찮아."하지만, 평생 노동을 해도 집 한 채 가질 수 없는... 이들 '무거주자' 노매드의 떠도는 삶은 '히피'(hippie)들의 그것처럼 마냥 자유롭고 낭만적인 것이 아니죠.아들의 죽음을 견뎌내기 위해 방랑을 시작한 사람도 있으며, 직장에서 해고당한 후 생을 끝내려 했을 때 자신만을 바라보는 반려견들을 보며 마음을 고쳐먹고 여행에 나선 이도 있습니다. 또 동료의 죽음으로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길 위에 오른 사람, 부모님을 모두 암으로 잃고 혼자가 된 채 슬픔을 달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얼마남지 않은 생을 병원에서 낭비하기 싫어서 그야말로 '잘 죽기 위해' 차를 끌고 나온 누군가 등...그 다양한 사람들만큼이나 각양각색의 신산(辛酸)스런 이야기가 풀어지죠.지긋한 나이의 한 여성 노매드는 스스로를 향해 다짐하듯, 펀에게 되묻습니다."당신은 어디든 갈 수 있는 복 받은 사람이죠?때로 노매드(Nomad)라 불리는..."밴에 살면서 스페어 타이어를 갖추지도 않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방법도 몰랐던 펀.하지만 그는 노매드 캠프에서 길 위의 생존법을 배우고, 다른 노매드들과 필요 없는 물건을 교환하며 손뜨개로 직접 만든 물건과 마음의 위로를 나눠가죠.아마 노매드들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펀에게도 주변인들의 시선은 따갑고도 매섭게 꽂힙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걱정과 관심이겠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별 볼 일 없는 오지랖에 불과한 공치사들... "길 위에서의 삶이 얼마나 힘들겠어. 도움이 필요하면 같이 살아도 돼" 와 같은 말들이죠. 그러던 와중에 펀은 '린다 메이' 라는 한 여성 노매드로부터 '밥 웰스' 라는 인물과 'RTR'(고무바퀴 유랑자 모임: Rubber Tram Rendezvous) 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노매드 공동체의 영적 지도자 격인 밥 웰스는 지금의 경제를 침몰해가는 타이타닉에 비유하며 최대한 많은 사람을 고무보트(자신의 커뮤니티를 이르는 말)에 태우는 것이 목적이라 얘기하죠.처음엔 주저하던 펀은, 아마존과의 계약이 끝나고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게 되자 결국 그들 커뮤니티를 찾아가게 됩니다.영화 속에서 펀이 커뮤니티 생활을 시작하는 포인트는 두 가지 중요한 전환점의 의미를 갖죠. 하나는 그동안 홀로 노매드의 삶을 살아왔던 펀이 이 지점을 시작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주고받는 집단으로의 노매드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또 하나는 펀이 단순한 객체적인 청자를 넘어... 세상을 향해 비로소 귀를 여는, 독립적인 행위자이자 화자로서, 그간 침묵 속에 넣어두었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해나가기 시작한다는 것이죠.영화는 중후반부를 지나면서 데이브(데이빗 스트라탄 분) 라는 중요한 인물 하나를 등장시킵니다.처음에 데이브는, 펀이 애지중지하는 접시를 실수로 깨뜨리며 그녀의 노여움을 사기도 하지만... 게실염을 앓아 병원에 입원한 그를 펀이 돌봐주는 등 여러 사건을 거치며 친밀감이 깊어진 노매드이죠. 나중에는 아르바이트 일과 데이트를 함께 하며 특별한 감정을 주고 받게 되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영화 전체를 통틀어 그녀의 곁에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펀은 데이브와 같이 가이드로 일하던국립공원에서 일행과 떨어져 홀로 걷다가, 그만미로 속에 갇힌 것처럼 헤메게 되죠.그러자 데이브는 당황하지 않고, 높은 곳에 올라 길 잃은 펀을 찾아냅니다. 데이브가 소리 높여 "뭐 있어요?" 라고 묻자 펀은 그저 '바위들(Rocks)요!" 이라 답하죠('지붕이 있는 집' 이 없는 펀의 처지를 암유).데이브는 골초인 펀에게 '과거에의 집착' 을 상징하는 담배를 끊는 대신, 새로운 삶을 암유하는 감초스틱을 씹어보라고 권하기도합니다. 이렇듯, 데이브와의 사이 속에서 벌어지는 결정적인 일들은, 과거 남편과 함께 했던 일들이 다시 한번 반복되는 은유적 방식으로 엮어지고 있죠.그러던 어느 날, 펀의 밴 '뱅가드' 가 고장나는 일이 벌어집니다. 정비소에 밴을 맡기자 차라리 새로 사는 게 더 저렴할 지경으로 수리비가 많이 나왔지만... 펀은 차마 밴을 처분할 순 없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되뇌죠."저 차 안팎을 꾸미는데 적지않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 차는 그냥 그렇게 팔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난 거기서 살거든요. 이건 바로 내 집이라고요..."펀은 차 수리비를 빌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일한 혈육인 언니의 집을 찾아가지만, '안정적으로 보이는 삶' 을 살고 있는 언니 역시 정처없이 떠도는 펀을 가엾이 여기며 함께 살기를 권유하긴 마찬가지였죠.언니는 펀이 너무 일찍 가족과 헤어진 채, 머나먼 네바다주의 엠파이어시에서 떨어져 살았던 게 몹시 허전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런 언니의 간청을 뿌리친 채, 노매드 커뮤니티로 돌아온 펀은 뜻밖에도 데이브의 초대를 받게 되죠.영화는 이처럼 펀과 데이브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두 사람을 같은 출발선에 위치시키고 각각 한 번씩의 기회를 부여합니다. 데이브에게는 아들이 찾아오도록 하고, 펀에게는 언니의 집을 찾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 것이죠. 각각의 시점에서 두 사람은 그렇게 현재의 삶을 멈추고, '지붕 밑의 삶' 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데이브는 안정된 삶을 향하게 되고 펀은 그렇지 않게 되죠. 동일한 기회 앞에서이제 떠나는 사람이 되는 이와 다시 남겨지는 쪽을 선택한 사람으로 갈라지게 된 겁니다.어쨌든 데이브는 펀이 조금 더 풍부하고 입체적인 인물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죠.펀과 완전히 대칭되는 지점에서 그녀의 선택을 두드러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한 번, 과거의 족쇄에 사로잡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그녀가 집착과 그리움의 사슬을 끊고,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하는데 있어 최종적인 디딤돌이 되어 준다는 점에서 또 한 번 그러하죠. 이토록 동질의 감정을 서로 주고 받을 정도로 노매드의 삶 깊숙한 곳에 함께 머물던 두 사람이지만... 최종적으로는 다른 삶을 향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엇갈림의 아쉬움은 더욱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언니의 집을 나온 펀이, 막 태어난 손자가 있는... 따뜻하고 안락한 정주의 삶을 택한 데이브의 집으로 향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게 여겨지죠. 이 계기로 인해 펀 또한 데이브와 마찬가지로 지붕 아래에서의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입니다.하지만 함께 피아노를 치며 행복해하는 데이브 부자(父子)의 모습은 그녀를 다시 떠나게 만드는 동인이 되죠. 게다가 펀은 편한 침대에서 자다가 문득 잠이 깨서 다시 밴에서 잠에 들 정도로 이미 노매드 생활에 길들여진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그는 결국 밴을 '아늑하고 안정적인 집' 으로 삼아, 노매드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해 살아가기로 결단하죠.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 펀은 다시 빗속을뚫고 홀로 길을 떠나며, 어느 해안가에서 거친 파도와 맞닥뜨립니다.어쩌면 남편을 영원히 떠나 보낼 정도의 용기와 계기를 갖지 못했던 펀은, 데이브와의 관계를 통해 비로소 혼자 우뚝 서며 자신만의 생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르죠.영화는 어느덧 첫 장면에 나왔던 창고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옵니다. 남아 있던 물건마저 전부 처분한 펀은 다시 아마존 물류센터 일을 하다, 밥 웰스와 그를 따르는 노매드들 곁으로 가죠. 그 사이에 스왠키는 자신이 원하던 데로 여행을 하다 세상을 떠났고, 노매드들은 펀과 함께모닥불 앞에서 그녀의 삶을 기립니다.펀은 죽은 남편 '보' 의 존재가 영원히 잊혀질 것만 같아 짐을 쌀 수도, 이사할 수도 없었다는 속내를 밥 웰스에게 털어놓죠. "우리 아버지는 그러셨어요. '기억되는 한 살아있는 거다'. 아마도 난 기억만 하면서... 인생을 다 보낸 거 같아요."사람들을 돕고 봉사하며, 5년 전 목숨을 끊은 아들을 비로소 기리는 계기가 됐다는 밥 웰스... 그는 펀에게 화답합니다."내가 이 삶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영원한 이별(final goodbye) 은 없다' 는 것입니다.난 결코 작별인사는 하지 않아요. 대신 언젠가 다시 만나자고 말합니다. 한달이든, 일년이든, 몇년이든 언젠가 만날 거라고 말이죠. 그러곤 만나요. 꼭 만나죠.분명 내 아들도 마음 속에서 다시 보게 될 겁니다. 당신도 남편 보를 보게 될 거에요. 당신 삶 속에서 그를 기억하는 한..."시작과 끝이 그리도 수미일관 되게 맞닿아 있는 <노매드랜드>는 엠파이어의 옛집에 다시 찾아온 펀이 뒷뜰을 둘러보며 '프레임 아웃' 되는 시퀀스를 보여주면서 그 막을 내리죠.옛집을 처음엔 그냥 흔하디 흔한 규격 사택으로 얘기하던 펀은, "굉장히 특별한(남편과의 소중한 추억이 애틋하게 묻혀있는) 집일 수도 있다" 라고 말을 바꿉니다.카메라는 이제 뒷마당 앞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네바다 사막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떼는 펀에게 다가가죠.하여, 화면은 객관적 시점의 숏이 아닌... 누군가의 시점으로 직결되는 주관적인 숏으로 변용됩니다. 그 상황에서, 폐허처럼 쇠락한 옛집은 텅 빈 공간으로 자리하며... 자연스레, 죽은 남편의 시점을 떠올리게 하죠.영화는 마지막 지점에 이르러 그토록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과거' 의 남편을 온전히 떠나보낸 채, 홀로 밴에 몸을 싣고 '미래' 를 향해 끝없는 사막 길을 묵묵히 달려가는 펀을 무연스레 조명하고 있습니다.결국 <노매드랜드>는 "펀은 어떻게 엠파이어를 두 차례 떠나게 되었는가?" 에 대한 이야기로 축약될 수 있죠.'노매드의 삶' 을 향한 펀의 첫 출발은 사실상 몸만 억지로 떠난 거였지만... 두번째 떠남은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펀이 몸과 마음 모두 홀가분하게 출발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feat.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Ascent'/ 캣 클리포드 'Drifting away'https://youtu.be/P1jhRbR_RKY삶에 대한 성찰과 연대, 휴머니즘을 섬세하게 녹여낸 <노매드랜드>는 트럼프 시대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회 드라마가 아닌,오히려 노매드들이 선택한 대안적인 삶이 물리적인 집에 대한 집착을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먼저 포착해내죠더불어 여러 노매드들의 인생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어떤 과거를 가졌든 유랑민이란 교집합으로 싹트는 유대감을 주목합니다. 노동자 계층을 소외시키는 사회보장제도의 구멍을 간과하지 않지만, 노매드들을 연민의 대상으로만 놓지 않죠.그들의 일상을 표백하며 마냥 낭만화하지도 않는 사려 깊은 시선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삶의배경에서 비롯됐는지도 모릅니다. 중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고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클로이 자오는,노매드들의 '물리적 집(house)' 은 아닐지라도 '정서적인 집(home)' 이 되는 미국의 드넓고 변화무쌍한 자연을, 인간사로 환유하는 독창적이고 탁월한 시선을 품게 됐죠. 그는 <노매드랜드>를 통해 장엄한 바위 산맥과 황무지, 거대한 나무들 등 광활한 대자연의 압도적 풍광을 배경으로 길 위의 사람들의 삶을 섬세하게 비춰냅니다. 또한 실제 노매드들을 출연시켜, 한 편의 다큐멘터리라고 느껴질 만큼 그들 삶의 방식을 사실감 넘치게 담아냈죠.길 위에 올라 설 때는 환경상 어쩔 수 없었을 수 있지만, 노매드들은 마지못해 길 위에서의 삶을 사는 게 아닙니다. 여행 속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 온몸으로 접하는 대자연을 통해 이들은 위로받고, 또 행복감을 느끼죠. 샬린 스완키, 린다 메이, 데릭 엔드레스, 그리고밥 웰스에 이르기까지... 펀이 만난 그들은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노매드들로 자신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놓습니다. 이들 노매드의 진중하고도 가식없는 연기 속에는 세상사 모든 시름이 켜켜이 담겨 있죠. 동시에 암울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카메라는 기교 없이 그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아울러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주죠.펀은 '홀로' 지내면서도 다른 유랑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새로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됩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홀로움’ 에 편안함을 느끼는... '외로움을 통한 그 혼자 있음의 환희' 속에 노매드 무리의 벗들과 함께 한 시대를 건너가죠. 내일, 또 내일을 향해 홀로 떠날지라도,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 것" 을 기약하며 말입니다.1. 영화 <노매드랜드> 트레일러- https://youtu.be/g3YsKKr9mW0- https://youtu.be/BZ4o4jwSaHk우아하고 균형 잡힌... 그리고 폐부를 찌르는, 현시적인 <노매드랜드>는 그렇게, 높이 날아오르죠.숨을 멎게 하는 짙은 호소력은 경이로운 성찰과 공감의 깊이와 어우러지며 계속 아른거리는 미려한 자화상으로 각인됩니다.하여, 영화는 불편한 진실의 경계를 능숙하게 무너뜨리며, 절제되고도 반짝거리는 자서전 같은 드라마로 울려오죠.- https://youtu.be/tfmRVC_GADw2. 영화 <노매드랜드> 비하인드 영상- https://tv.kakao.com/v/4182020743. 프랜시스 맥도먼드 낭송의 감성 시집 - feat. 영상 <노매드랜드> https://youtu.be/E0M1cLUgyeI서정적인 감성의 영화 < 노매드랜드 > 는 두 편의'시(詩)' 를 통해 더 넓고 근본적인 시선으로 유동민을 품습니다. 영화 초반부, 임시교사일 때 가르쳤던 여학생을 마트에서 만난 펀은 전에 알려준 시 그대로 외우고 있냐고 물어보죠.그 학생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맥베스> 5막 5장 속 아내의 부음을 접한 맥베스가 토해내는 대사를 또렷하게 기억해냅니다. “내일,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어제의 모든 날들은 어리석은 자들에게 죽어 먼지가 될 길을 밝힌다. 꺼져라, 꺼져라. 짧은 촛불아.인생이란 그저 걸어 다니는 그림자일 뿐, 무대 위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우쭐대고 걸으며 투덜거리지만, 곧바로 잊히는 가련한 배우.그것은 바보 천치가 지껄이는 이야기다.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차 있지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영화 종반부, 펀은 재회한 노매드족 청년 데릭(데릭 엔드레스 분)에게 자신의 결혼식 때 읊었던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8번' 을 들려주죠."그대를 여름날에 비할까사랑스럽고 부드러워라거친 바람이 5월의 꽃봉오리를 흔들고우리가 빌려온 여름은 짧기만 하네때로 하늘의 눈은 너무 뜨겁게 빛나고그 황금빛 얼굴은 번번이 흐려진다네아름다운 것들은 아름다움 속에서 시들고우연히 혹은 자연의 변화로 빛을 잃지만그대의 여름날은 시들지 않으리그대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리죽음도 그대가 제 그늘 속을 헤맨다고 자랑 못 하리그대 시간의 일부가 되리니사람이 숨을 쉬고 눈이 보이는 한이 시는 살아남아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이 두 시는 매우 대조적으로, 처음 시가 진정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라는 촛불을 꺼야 한다고 노래하고 있다면... 두번 째 시는 '시들지 않을 여름', 곧 결혼식장의 남편 '보' 를 가리키는... '그대' 라는 소중한 과거의 추억과 그 가치를 아름답게 떠올리고 있죠.시간이 흘러 남편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영원한 운율 속에 시간의 일부' 가 됐습니다. 남편 뿐이겠습니까. 펀도, 다른 유랑민도, 우리 모두도 광대무구한 대자연의 호흡 속에 영원히 살아가죠.이와 관련해 영화 중반부에 '별빛' 을 보여주는 시퀀스가 등장합니다.무리 중 한 사람이 '지구로부터 24광년이 떨어져 있는 직녀성' 을 가리키며,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별빛은 24년 전에 출발해서 지금에야 도착한 거라고 설명하죠.우리는 불현듯 깨닫게 됩니다. '과거의 추억' 처럼, 아무리 아름답고 가치있는 소중한 별빛이라도 결국 꺼져야 될 촛불일 수 밖에 없다는 걸...프랜시스 맥도먼드는 별도 영상을 통해 노매드들의 여정을 오롯이 품은 시들을 펼쳐 놓았죠.3-1.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 - 월트 휘트먼'나도 다른 어느 누구도 너를 위해 저 길을 여행할 수 없다너는 네 스스로그 길을 여행해야 한다그것은 멀리 있지 않다그것은 손닿을 거리에 있다너는 그곳에 가본 적이 있으나아마 기억하지 못 하는 것 같구나그 곳은 물과 땅 위 어느 곳에나 있다'3-2. '블루 하이웨이(Blue Highways)' - 윌리엄 리스트 히트문'지금까지 해온 일이앞으로의 일을 결정하리니여정 속 지금, 이 순간만이 전부여라과거에 연연하며 괘념치 말지어다길 위에는 어제의 자리가 없으니'3-3. '찰리와 함께 한 여행 : 아메리카를 찾아서'(Travels with Charlies search of America) - 존 스타인백'그들의 눈빛에서 나는 보았네이땅 곳곳에서 다시 만날 무언가길에 오르고자 하는 타오르는 열망길을 떠나'여기' 보다 그 어딘가를 향해언젠가 나설 여정을 그리는조용한 웅성거림자유롭고 정처없는 길다다르고자 함이 아닌떠나고자 함이 아닌 길보이고 들리는 모든 곳갈망으로 가득했네발길 닿는 곳 어디에서든수많은 이들이 길 떠날 날에 굶주려 있네'4. 영화 <노매드랜드> 사운드트랙 웅혼(雄渾)한 미국 서부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노매드랜드의 사색적인 이미지에 적요하게스며드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어쿠스틱 피아노 스코어.그토록 정결한 미니멀리즘의 하모니는 가히 한없이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4-1.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 'Oltremare'https://youtu.be/adudqtq2gBw- 'Ascent(Day 7)'https://youtu.be/EJ7C-HXcITg- Making of 'Ascent from DAY 7' https://youtu.be/cA9pVW9nvqk'21세기의 에릭 사티' 로 일컬어지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이탈리아 밀라노 음악원 출신인 그의 음악은 잔잔하고 명상적으로,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그의 피아노 음악들은 '미니멀리즘' 음악으로 불릴 만도 하죠. 그러나, 희소하게 사용되는 관현악과 단순한 멜로디에서 나오는 그만의 음악 스타일은 일반적인 미니멀리즘 운동의 전형과는 분명히 다릅니다.그의 곡 중 미국 네티즌에 의해 가장 아름다운 10대 음악으로 선정된 'Divenire(디베니레)'는영화 <인터처블 : 1%의 우정>(2011)에 삽입되기도 했죠.-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Divenire' : Live, 런던 로열 앨버트 홀https://youtu.be/X1DRDcGlSsE- https://youtu.be/b8SkX9CSJQo4-2. 캣 클리포드의 'Drifting away I go' https://youtu.be/XOD_0aGV4wg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6-27 16:53
장성군이 축령산 편백숲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관광자원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군에 따르면, 총 사업비 44억원 규모의 ‘축령산 하늘숲길 조성사업’이 6월 말부터 착공에 들어간다.하늘숲길 조성사업은 장성 축령산 편백숲에 관람의 편의성과 색다른 관광 아이템을 지닌 ‘무장애 하늘데크길’을 설치하는 사업이다.무장애(無障礙) 데크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계단이 없어, 노약자나 어린이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된 목조 산책로다. 축령산 하늘숲길이 여느 무장애 데크길과 다른 점은 숲길이 아닌 ‘숲 속’에 조성된다는 데 있다. 구간에 따라 지상으로부터 최대 10m 높이에 설치되어 걷는 동안 웅장한 숲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하늘숲길이 조성되는 곳은 서삼면 추암리 일대(산24-68)로, 목교와 전망대, 쉼터 등이 함께 설치된다. 장성군은 지난 2019년 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를 시작으로 사업대상지 현황 조사와 전담부서(TF팀) 구성‧운영, 마을 주민대표 설명회 개최 및 의견 청취, 설계용역 자문회의, 군의회 현장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쳤다.지난해 실시설계를 완료한 뒤 관련 인‧허가와 전남도 계약심사, 사업체 선정 과정을 마쳐, 올해 6월 말부터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데크길의 총 규모는 860m로, 2022년 완공이 목표다.축령산 하늘숲길 조성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단독 사업으로 머물지 않고, 연계‧확장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성군은 산림청에서 추진 중인 노령산맥 휴양‧치유벨트 사업(축령산‧문수산 공간 재창조 사업)과 연계해 축령산 상부 우물터에서 장성치유의숲 안내센터까지 이어지는 무장애 숲길을 하늘숲길과 연결할 계획이다. 두 숲길이 연결되면 축령산은 약 2.9km의 무장애 숲길을 보유하게 된다.유두석 장성군수는 “축령산은 국내 최대 규모 편백나무 조림지로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변화하는 수요에 발맞춘 관광자원 개발이 필요했다”면서 “축령산 하늘숲길 조성사업을 통해 축령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소득 창출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지역 | 홍성표 기자 | 2021-06-18 1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