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50년 만에 ‘HD현대’로 이름을 바꿨다. 2002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지는 20년 만이다.
사명에서 '중공업'이라는 글자를 떼 제조기업 이미지를 벗고, 에너지와 산업기계를 아우르는 미래 신성장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다.
HD현대는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글로벌R&센터(GRC)에서 창립 50주년 비전 선포식을 열고 그룹 명칭을 공식 변경했다. HD현대는 오는 28일이 그룹 모태가 된 현대조선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 설립일이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이날 "오늘 우리 그룹이 GRC에서 HD현대라는 새 이름으로 시작한다"며 "과거 50년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광의 역사였다면, 미래 50년은 기술·환경·디지털이 융합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사명인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한다는 뜻이다.
이날 HD현대의 조선해양·에너지·산업기계 부문은 각각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 ▲시공간적 한계를 초월하는 산업솔루션 제공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무대에 직접 올라 새로운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사장은 "정말 일 하고 싶은 회사,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리더가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며 "더 스마트한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HD현대그룹은 지난 2월 지주사 사명을 HD현대로 바꾼 바 있다. 그룹 전체를 상징하던 현대중공업이란 이름은 조선 부문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에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