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말 알자라 레바논 정보부 장관은 페이스북이 소유한 왓츠앱과 페이스북전화, 페이스타임 등 인터넷전화(VolP)를 사용하는 앱을 통해 전화를 할 때 하루 20센트 요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18일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드 알하리리 총리는 이 조치로 매년 2억달러(약 2400억원) 상당 국고수입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레바논 디지털권리단체 SMEX는 "레바논은 이미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모바일 요금제를 갖고 있다"며 "최근 과세 조치는 이용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 요금을 두 번 지불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조치에 격분한 시민들은 정권 퇴진 시위에 나섰고 폭력성을 띠기도 했다. 베이루트에서는 시위대가 불을 붙인 타이어를 도로에 놓아 공항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고, 내무부 청사 인근 건물들을 습격했다. 한 시위대는 지역 TV방송국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그들을 선출했으니 우리가 그들을 권력에서 내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로 정부군과 곳곳에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 부상자가 수 십명에 달했다.
레바논 정부는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50%를 넘으면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저성장과 인프라 붕괴, 자본 유입 둔화로 금융시스템 정체 현상이 일어나면서 정부는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랍의 봄' 이후 수년 간 지속된 정치적 불안정과 이웃국가 시리아 내전의 영향으로 레바논 경제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담뱃세 인상을 발표했고 이어 부가가치세(VAT)를 2021년까지 2%포인트(p) 올리고, 2022년에 추가로 2%p 인상해 15%까지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의 추가 세금인상이 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 예산을 통과시킨 레바논 의회지만, 치솟는 물가상승에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러질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