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농심신라면배 끝내기 6연승을 몰아 치며 한국에 4년 연속 우승컵을 안겼다.
23일 중국 상하이(上海)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최강전 본선 최종국에서 신진서 9단은 중국 구쯔하오(辜梓豪) 9단에게 249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신 9단은 사상 처음으로 중국 대표 선수 전원(6명)을 무릎 꿇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창호 9단이 6회 때 거둔 5연승을 뛰어 넘는 ‘상하이 대첩’을 재현한 것이다.
농심배는 한중일의 대표선수 6인이 나와 1대1 맞대결을 연속적으로 펼쳐 마지막 1명이 남으면 우승하는 단체 연승전 경기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설현준 8단의 첫 패배 이후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내리 연패하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최종 주자 신진서 9단을 내보내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일본 1명, 중국 5명이 남은 상황에서 큰 부담을 안고 출전한 신진서 9단은 지난해 12월 열린 9국에서 중국 셰얼하오 9단에게 승리하며 조기 탈락을 막았다.
장소를 상하이로 옮긴 3차전에선 일본 마지막 주자 이야마 유타 9단을 제쳤고, 이어 중국 자오천위⋅커제⋅딩하오⋅구쯔하오 9단을 연파하고 대회 6연승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 9단은 농심신라면배에서만 16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 역시 이창호 9단이 보유하고 있던 14연승 기록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단체 연승전에서 1명의 선수가 한 국가의 선수를 모두 탈락시킨 건 1997년 5회 진로배(서봉수 9단) 이후 두 번째이며, 농심신라면배에서는 처음이다.
대기록을 작성한 신진서 9단은 “큰 판을 이겨서 뿌듯하고 첫 판을 둘 때만 해도 먼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6연승까지 하게 돼 영광”이라며 “홍민표 감독님께서 잘 케어해주신 덕분에 연이은 대국에도 컨디션엔 문제가 없었다. 대국할 때 우승을 생각하면 안 되는데 아무래도 중반부터는 우승이 아른거리다 보니 나중엔 좋지 못한 바둑을 둔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정신을 바싹 차리고 둬서 이길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국 후 열린 시상식에서는 중국 농심 안명식 법인장이 우승을 차지한 한국 팀에 트로피와 함께 상금 5억원을 전달했다.
농심신라면배는 우승 국가가 상금을 독식한다. 본선 3연승 시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도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1분 초읽기 1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