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막말 퍼레이드 결과는 "아웃"
'낙하산'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막말 퍼레이드 결과는 "아웃"
  • 양성희 기자 kotrin2@hanmail.net
  • 승인 2023.10.3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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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실 사장 "감사 결과에 따라 즉각 조처" 방침에 1일 "자진 사퇴"
 
@사진=MBC화면 캡쳐

자신을 스스로 '낙하산'이라고 자랑하던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 결국 아웃됐다.

본지의 비판기사가 나간지 하룻만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부하 직원들을 상대로 온갖 전횡을 일삼고 부적절한 처신으로 안팎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다 감사가 시작되자 자진 사퇴했다.

"역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중 가장 저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안하무인의 천박한 언사와 호가호위를 거침없이 반복하다 결국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이다.

한국관광공사는 1일 그간 낙하산 발언,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자 본인 스스로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앞서 김장실 관광공사 사장은 지난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 종합감사에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부사장에 대해) 관광공사, 문체부 차원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문체부가 지난 24일 감사를 요구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감사에 따라 즉각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역시 "24일 이후로 사무감사를 다시 하고 있다"며 "말씀처럼 잘못된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정 업체와의 업무협약을 재추진했다는 이유로 직원의 특정감사를 지시했다거나 관광공사에 개인 홍보영상 제작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임 의원은 이 부사장이 지난 국감에서 문제가 된 기업과 업무협약을 추진하라는 야당 의원의 압력을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을 두고 "정작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사장의 뒷배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곤란한 처지를 회피하고자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여당 의원들까지 속일 수 있는 것이냐"며 "정작 본인은 반성문 한 장 제출한 뒤 국정감사를 회피할 요량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윤덕 의원도 "국정감사가 끝나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것을 보면 전혀 반성이 없다"며 "이 부사장 같은 사람이 일을 하게 될 경우 윤 정부에 피해가 많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종합감사에 불참했다.

앞서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이재환 부사장의 각종 부적절한 언행이 담긴 영상이 폭로돼 파장을 일으켰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지난 4월 24일 한국관광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직원들과의 대화(사실은 일방적 강연) 자리에서 "그분(전임 사장)도 낙하산으로 저처럼 오신 분이니까"라며 "제가 낙하산이잖아요, 낙하산"이라고 발언했다.

정부 산하기관 경영진이 공개 석상에서 세 번이나 반복해 자신을 '낙하산'이라고 지칭하는 전대미문의 추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에 임종성 의원은 국감장에 출석해 있던 김장실 관광공사 사장(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어떻게 부사장이 직원 앞에서 내가 낙하산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관광공사 직원들이 느꼈을 자괴감, 모멸감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는지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임 의원은 "부사장의 낙하산 한마디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을 가식과 위선으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광공사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이 부사장이 방청석에 앉아 있는 직원들을 일일이 지목하며 "세 분도 차장님이세요? 좀 연세가 있어 보이셔서 물어보는 거예요. 팔 좀 풀고 들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여기 무슨 차장님이세요? 일어나 보세요. 졸고 계시길래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등 면박을 주는 식으로 '군기'를 잡는 모습도 나온다.

아울러 "베를린 있을 때 연락이 와서 대통령 특사단으로 말레(몰디브 수도)를 갔으면 좋겠다 해서 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며칠 있다가 정무수석님하고 대통령 특사단으로 다녀와서 일했고…" "또 대통령이 G7으로 히로시마 가시니까 같이 가서"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후배인데" "원희룡 선배, 원희룡 장관 만나서 제가 요청을 했고" "오세훈 시장하고도 안 지가 15년 이상 되고 해서" 등 여권 핵심들과 긴밀한 관계인 듯 과시하는 발언들도 담겼다.

심지어 자리에 없는 특정 팀장을 거론하며 "OOO 씨가 보직 해임된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분 손 들어보세요. 손 안 드신 분 물어볼 거예요. (…) 제 눈을 피해 MOU를 그 회사하고 몰래 진행하다 알려지게 된 거예요. 저를 제치고 사장님한테 몰래 보고하고"라며 특정 개인을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장면도 길게 이어졌다.

이 팀장은 보직에서 쫓겨나고 3주일간 감사까지 받았지만 결국 면책 조치됐다. 사장 승인을 받고 정상적으로 업무협약을 추진해 문제가 없다는 점이 판명 난 것이다. 해당 팀장은 다시 보직에 임명됐지만,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 휴직 상태라고 한다.

임종성 의원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특정 직원을 모욕하고 감사를 지시한 행위는 상급자에 의한 전형적이고 악랄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부사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악마의 편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외에도 국감장에서는 이 부사장이 부산을 '촌동네'라고 지칭하며 막말을 한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이 부사장이 지난 8월 말 관광공사 임원회의에서 '한국방문의 해' 기념행사를 부산에서 추진한 것을 두고 "동네 행사하느냐. 그것도 부산 촌동네"라고 말한 적이 있는지 질의했다. 이 부사장은 "그런 말 한 적이 없다. 진의 전체가 왜곡된 거 같다"고 강력 부인했으나 녹취록이 그대로 공개되면서 위증 문제까지 더해졌다.

녹취 음성에서 이 부사장은 "뭐야, 왜 거기서 한 거야, 동네 행사해? 지금 부산 깔아주는 거야? 그것도 부산 촌동네, 그 시골에. 무슨 막 폭풍우 치는데 거기 내가 가봤더니, 바람 때문에 설치도 안 돼"라고 흥분한 목소리로 하급자를 몰아세웠다. 

이 같은 적나라한 내용에 이 부사장은 자신의 목소리를 인정하면서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이 부사장은 이전부터 관광공사 용역업체 선정 심사위원 선발 과정에 지인들을 추천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했다, 직원들에게 "얼굴 까맣네, 동남아 노동자냐" "늙어 보이는데 직급이 그것밖에 안 됐느냐" "피부과는 안 다니냐" 등 일상적으로 막말을 했다, 연간 수백억 단위의 홍보 예산을 집행하는 관광공사가 이 부사장 취임 이후 소위 진보 성향 언론에 대한 광고 비중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배제했다 등의 의혹을 받았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1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자신을 국감에 불러주면 좋겠다며 '제2의 한동훈'이 되어 질의하는 의원들을 곤란하게 하겠다는 건방진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직원에 대해 표적 감사를 벌이고, 업무를 빙자해 개인 홍보용 영상까지 제작하는 등 역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중 가장 저질 인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대체 이런 인사가 어떻게 한국관광공사의 부사장이 됐는지 수사가 필요할 지경"이라며 "이재환 부사장은 스스로 실력보다는 권력과 인맥으로 자리를 꿰찼다고 당당히 '자폭'했으니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최혜영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관광업에 대한 전문성 없음은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소개해야 할 관광공사 임원의 인식 수준이 고작 이 정도라니 참담하다"며 "이 부사장은 윤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똑똑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재환 부사장은 피닉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유아 교육 관련 민간 벤처기업을 운영했던 인물이다. 18·19대 국회의원 총선 때 각각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을 하는 등 오랜 기간 현 여권 주변을 맴돈 정치 지망생이기도 하다.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기획위 부위원장, 윤석열 대선 후보 디지털경제특보,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상임자문위원 등을 지낸 뒤 올해 1월 관광공사 부사장에 취임했다. 그래서 관광공사는 사장‧부사장이 모두 '낙하산'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이재환 부사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기업 근무가 처음이어서 제 나름은 청렴 의지로 법인카드도 받지 않고 휴가도 가지 않고 소신껏 일을 했다"며 "하지만 공기업 조직문화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적응하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지한 성찰이나 사과와는 거리가 먼 데다 사안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변명을 늘어놓으며 '조직문화' 탓을 하다 막연한 반성의 뜻으로 두 줄짜리 해명서를 낸 데 불과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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