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당을 더 망칠 것 같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기자의 눈] 당을 더 망칠 것 같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 백태윤 칼럼리스트 pacific100@naver.com
  • 승인 2023.07.17 14: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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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만큼 고상한 인품을 가진 사람도 찾아 보기 어렵다. 그러기에 국제 외교무대에서 여러 외국 정상들로부터 많은 환대를 받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당신은 내치에서 많은 실점을 했는데 그 중 하나는 20대를 돌려세운 것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측이 유리하다는 그간의 통설이 무색해진 것도 문 대통령 시절에 생긴 현상이다.

물론 젊은 세대의 보수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변화는 좀 더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20대는 당연히 신체적으로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창의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특히 정신적으로,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 사회가 물질적으로 거대화되며 노동력의 가치가 떨어져 가니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일찍이 상실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부모찬스가 없는 젊은이들은 뛰기도 전에 포기를 하는 것 같다.

가계부채 2천조 시대에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으니 결혼이나 출산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젊은 세대의 좌절은 DJ부터 문 대통령 때까지 진보정권 시절에 급격하게 나타났다. 정권을 잡은 뒤로는 이유야 어떻든 도덕적 결벽주의에 빠져 젊은 세대들을 위한 개혁을 방기했으니 배신감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30대에서도 진보정당에 대한 불신이 아직은 팽배한 편이다. 그렇다고 이들은 보수정당에도 맘을 붙이지도 못하고 있다. 그들은 젊은 보수 당대표를 만들어 내고 정권을 찾아 오는데 힘을 보탰지만 정권을 보수정당은 그 다음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젊은 세대들은 제대로 된 우리 역사교육을 받지 못했다. 기성세대들은 대학 가기 위해 억지로라도 국사 공부를 했겠지만 이들에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역사 공부가 재미 있을 리가 없다. 여담이지만 우리 국사교과서는 민족적 자부심보다는 열등감을 더 들게 한다. 혹시 일본 식민사관 탓이라면 시급히 고쳐야 할 문제일 것이다.

현실 정치세력과 제도언론들은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이 정립되지 못한 우리 젊은 세대에게 가짜뉴스와 거짓선동을 일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성세대에게서 정의감과 도덕성의 가치를 배우지 못하고 있으니 젊은이들에게 삶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현실적 모순이 뭉쳐지다가 그 분노의 표출구 앞에 세워진 조국 전 장관의 일가를 초토화시켰지만 거기서 젊은 세대의 현실적 문제해결에 답이 나올 리가 없다. 영제너레이션의 보수화는 보수정당의 매력 때문이 아니다. 물론 그들을 실망시켰던 진보정치권이 권력을 되찾아 가기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같은 민주당으로서는 어림도 없다.

민주당의 문제는 핵심지지층과 상당수 원내 의원들의 괴리에 있다. 아무리 '개딸'과 '팬덤정치'를 비난해 봤자 국민들의 눈초리는 더욱 차가워질 뿐이다.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못 받고 당대표 자리를 뺏겼지만 당내 요직은 그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들의 요구에 따라 당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나온 혁신위는 일반 국민의 기대와는 크게 못미치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민생과 가장 동떨어진 인식체계를 가지 직업군이 법조계와 학계일 지도 모른다. 그러니 판ㆍ검사나 교수 출신 인사들이 국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도 먹고 살 걱정 없이 그런 일을 맡을 수 있는 사람들이 대학 교수들이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한국의 진보는 고장 나 멈췄고 보수는 방향감각을 상실해 제멋대로다. 여야가 정쟁에 지쳐갈 때 다시 '새정치'를 외치며 노회한 정치퇴물들이 복귀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러니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기들 코가 석자인 줄 알아야 한다. 특히 현실적인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야당은 더욱 치열한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덜 떨어진 민주당 혁신위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정치개혁을 바로 하려면 반듯하고 참신한 정치신인들에 대한 문호의 개방에서 시작하라는 것이다. 계속 엉뚱하게 헛발질 한다면 오히려 비주류의 정치생명을 단축시킬 뿐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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