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직파간첩이 스님행세를 하며 불교계에서 암약하다가 공안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24일 국가정보원 등 공안당국에 따르면 국정원과 경찰청은 지난달 말 A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체포해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북한 대남 공작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에서 파견된 간첩으로 북측의 지령을 받아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에서 스님 행세를 하며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총국은 북한 총참모부 산하 기관으로 대남·해외공작 활동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공작원 양성이나 침투는 물론 정보수집, 요인암살, 납치, 테러 등 임무를 수행한다.
A씨는 수년 전 한국에 들어왔다가 출국한 뒤 지난해 제3국인 서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국적을 세탁하고 제주도를 통해 다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과 경찰은 A씨의 입국 경로를 수상하게 여겨 감청 등을 통해 혐의점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실형을 선고 받은 북한 ‘직파 간첩’이 잡힌 건 지난 2006년 정찰총국 전신인 노동당 35호실 소속 공작원 정경학이후 13년 만이다. 정경학은 미국계 태국인 신분으로 위장했는데, 참여정부에서 처음 검거된 직파 간첩으로 화제를 모았다. 정경학은 1996년부터 10여년 동안 3차례 국내에 들어와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 서울 용산 미8군 부대 등 주요 시설을 촬영하고 각종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경학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아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져 1심에 이어 항소심서도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받았다.
2013년에는 인민군 보위사령부 소속 직파 간첩으로 몰린 홍모씨 사건이 있었지만 이듬해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