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40조원(5천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수주전을 개시했다.
한국을 찾은 네옴시티 최고경영자(CEO) 나드미 알 나스르는 신도시 조성을 위한 모든 사업을 한국 기업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네옴시티는 2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아시아 최초로 디스커버 네옴 투어와 '국토부×네옴 로드쇼' 및 전시회를 열고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나스르 CEO는 "네옴시티는 미래와 기술의 결집체가 될 것"이라며 "모든 사업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네옴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100여 개 기업의 비즈니스 리더 250여 명이 참석, 네옴시티 건설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네옴은 행사후 참석 기업과 일대일 미팅을 진행하며 더 라인, 신달라, 트로제나, 옥사곤 등 네옴 시티의 부문별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전날 네옴은 일부 국내기업 CEO들을 초청, 비공개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네옴시티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탈석유화 시대에 대비하여 지난 2017년 발표한 국가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약 5천억 달러를 들여 홍해와 인접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 44배 크기의 미래형 스마트도시를 짓는 대규모 건설사업이다.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약 2만6500㎢ 대지에 친환경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해 약 900만 명이 거주하도록 하는 미래형 신도시로, 2030년까지 4~5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원자력은 전혀 쓰지 않고 태양광과 풍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만 운영할 것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한 뒤 이번 전시회 개최로 한국 기업들의 프로젝트 참여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네옴시티에 지어질 170㎞에 달하는 직선형 도시 '더 라인'의 교통수단인 고속철도가 지날 터널 사업을 이미 수주해 곳곳에서 삽을 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글로벌도 8만 가구에 달하는 근로자 숙소 건설을 관리하는 등 전체적인 기획 엔지니어링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이외에도 건설, 토목, 주택, 정보통신, 모빌리티, 미디어, 교육, 헬스케어, 관광,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기업들과의 교류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와 민간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미래도시 건설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함께 원팀코리아를 꾸려 로드쇼를 통한 세일즈에 나섰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비브스튜디오스 등 9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네이버랩스는 네옴시티가 주목하는 분야의 하나인 첨단 정보통신 기술력을, KT는 양자보안 기술 등을 각각 소개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네옴시티가 사업 기간만 장장 25년에 달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장관은 "이번 전시회는 혁신적인 네옴 프로젝트를 한국에 알리고 네옴과 한국 기업·정부 간의 상생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면서 "하반기에도 추가 수주 계약 소식이 속속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정부는 사우디와 (기업들이) 서로 미팅을 할 수 있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