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로 올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02억 달러를 넘어 2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0년 9월 국제수지(잠정)’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 9월 경상수지는 102.1억 달러(약 11조6394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9월 112.4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 흑자다. 경상수지는 올 5월 이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 1~9월 경상수지는 434억 달러 흑자다. 지난해 9월 경상수지는 77.6억 달러 흑자였다. 전년 동기 대비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1.6% 증가한 것.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 87억 달러에서 120.2억 달러로 증가했다. 수출은 498.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로 8%, 수입은 378.3억 달러로 1% 늘었다. 올 2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 동월 대비로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폭이 훨씬 컸다.
이는 반도체 수출이 97.5억 달러로 12.4% 증가한 것에 힘입어 전기ㆍ전자제품 수출이 171.7억 달러로 12.1% 늘어난 것 등에 기인한다. 승용차 수출도 36억 달러로 24.3% 증가했다.
수입은 전기ㆍ전자기기가 90.5억 달러로 9.9%, 승용차가 10.8억 달러로 37.2% 증가했지만 원유가 35.9억 달러로 27.8%나 급감하는 등 원자재가 164.9억 달러로 12.4%나 감소한 것 등으로 1%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여행 및 운송수지 개선 등으로 전년 동월 22.6억 달러에서 20.4억 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배당소득수지 적자 전환 등으로 전년 동월 15.4억 달러에서 6.1억 달러로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3.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은 89.1억 달러 순자산(자산-부채) 증가를 기록했다. 올 1~9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412.2억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42.6억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2.5억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30.2억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5.4억 달러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2.4억 달러 늘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10.8억 달러 증가하고 부채는 2.4억 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28.6억 달러 증가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5일 한국은행에서 한 브리핑에서 “통관 기준 수출입 차이가 9월(87억 달러)에 이어 10월(60억 달러)에도 큰 폭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10월 경상수지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경상흑자 전망치 540억 달러를 상당 폭 상회하고, 작년 수준(약 600억 달러)에도 근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확산과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저유가 등을 비롯해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