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4%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은 460조9703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467조4949억원보다 1.4%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도 +1.3%를 기록했지만 2009년 3분기(0.9%) 이후 최저치다.
이렇게 경제성장률이 폭락한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민간소비 급감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외출과 외식, 쇼핑 등을 극도로 자제한 것.
올 1분기 민간소비는 210조413억원으로 전분기의 224조3756억원보다 6.4%가 줄어 외환위기 시기인 지난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높은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런 민간소비 급감은 전체적으로 경제성장률을 3.1%p나 내렸다.
민간 소비를 제외하면 다른 항목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비교적 선방했다. 전분기 대비 정부소비는 0.9%, 건설투자는 1.3%, 설비투자는 0.2% 증가했다. 수출은 2% 감소에 그쳤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24일 ‘통일경제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가 경제성장률을 얼마나 내려가게 했는지 정확히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한국은행 내부에선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 정도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분기의 경우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로 이동 제한과 상점의 일시 폐쇄 등이 시행된 것이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국내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돼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7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정부는 2/4분기에 성장과 고용에 가해질 하방압력을 가계와 기업들이 잘 버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코로나 방역 종식과 함께 내수·수출이 하반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정책의 적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