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의 하나인 오는 8일 정월 대보름 행사는 우울한 한 해로 기록될 듯 하다.
전국 각 지자체들이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횃불싸움 등 정월 대보름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철 산불 예방이 명분이긴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사전 예방 차원에서다.
1일 경북 청도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확산 우려에 따라 오는 8일로 예정된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최대 규모(높이 20m, 폭 15m, 무게 250톤)를 자랑하는 달집태우기도 볼 수 없게 된다.
청도군은 지난해에는 구제역 사태로, 2017년에는 조류인플루엔자 사태 등으로 정월 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8일 각 읍면동 마을단위 또는 자생단체가 주관하는 정월대보름행사를 취소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오는 23일 제16회 경주전국연날리기대회 등 다중이 모이는 문화예술행사는 가급적 연기하거나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북 고창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차원에서 군민 공감대화를 무기한 연기하고, 정월대보름 행사 역시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고창군은 지난 31일 전북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 또는 연기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달 3~4일 예정된 대산면과 부안면의 ‘군민 공감대화’가 무기한 연기됐다. 또 7일 개최하려던 ‘제39회 고창 오거리 당산제’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제28회 민속큰잔치 민속놀이’ 행사 역시 무기한 연기했다.
아울러 읍면 단위의 정월대보름 행사도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수칙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외출 후에는 손바닥과 손톱 밑을 꼼꼼하게 씻고 기침할 때에는 옷소매로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