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는 평시보다 가정폭력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오랜만에 한데 모여 정담을 나누기도 하지만 서로간의 오해와 쌓인 불만이 터져 폭력사태로 번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추석 연휴 동안 하루 평균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만160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4848건, 2019년 4074건, 2020년 4371건, 2021년 4568건, 2022년 3742건으로 하루 평균 939건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신고 건수 633건보다 48.3% 많은 수치다.

검거된 사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존속폭행(자녀의 부모 폭행 등)이 15만7904명으로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상해·폭력 5만1158명(19.6%), 재물손괴 2만2441명(8.6%)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에 가정폭력이 늘어나는 것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정치, 종교, 교육 등 민감한 사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의견 충돌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평소부터 존재하던 가족간의 오해와 불만 등이 한꺼번에 터져 추석 연휴기간 갈등으로 증폭할 수 있는 점도 원인으로 거론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능하다면 서로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조심하고 민감한 사안들은 대화 주제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가정폭력으로 검거돼 법적 처분을 받은 건수는 전체 사건(115만5212건) 대비 20% 수준인 22만7498건에 그쳤다. 또 전체 검거 인원 26만1610명 가운데 구속된 이는 2081명(0.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가정폭력 사범 처벌 수위가 약한 것과 관련, 당국의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경찰청 등은 가정폭력이 사회를 붕괴시키는 중범죄라는 인식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특히 피해자에 대한 긴급피난처나 임시숙소 제공, 스마트 워치 지급 등과 같은 보호·지원 활동에도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