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에서 한강까지 녹지축을 조성해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처럼 바꾼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2일(현지시간)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을 방문하고 서울의 주요 가로를 녹지생태 지대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먼저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국가상징가로’ 등 서울의 주요 가로를 녹지생태 가로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는 국가상징가로의 재편을 통해 국가를 대표하는 공간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서울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조성사업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소인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드 광장을 2030년까지 역사와 문화가 함축된 도심 녹지축이자 시민을 위한 정원으로 재단장하는 프로젝트다.
하루 6만대가 넘는 차량이 달리던 8차선 도로는 4차선으로 과감히 줄이는 대신, 보행자를 위한 휴식 공간과 녹지를 풍부하게 조성해 거대 정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비는 약 3300억원이다.
특히 보행공간은 2열 식재로 그늘지게 구성하고, 식물과 벤치를 통합한 식물라운지(키오스크)를 조성해 실질적인 휴식과 만남의 공간으로 계획했다. 광장의 전면 보행화와 무단차 계획, 도로 통합포장 같은 내용도 포함됐다.
오세훈 시장은 파리시 관계자 등으로부터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조성 사업 계획을 청취하고 현장을 함께 둘러봤다. 샹젤리제 거리는 우리나라 국가상징가로와 역사성과 장소성 등 여러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아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조성 사업이 정책 구상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았다.
오세훈 시장은 "샹젤리제 거리 재단장 계획을 통해 서울시 도시계획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파리를 비롯해 전세계 도시들이 자동차 중심에서 자전거, 걷기 중심으로 가로를 바꾼다는 점에서 서울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국가상징가로는 광화문에서 한강까지 총 7㎞ 구간 거리를 말한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 같은 서울의 대표 상징공간으로 만들어 공간의 위상을 높이고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활력을 한강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재개장한 광화문광장과 연계해 국가상징가로 조성을 본격화하는 등 서울 도심 곳곳에 선형공원을 조성하고, 서울 전역의 초록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공간 재구조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초 발표한 ‘초록길 프로젝트’에 따라 2026년까지 총 2000㎞ 규모의 녹지 네트워크를 시민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해 5월에는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서울역 1.55㎞ 구간에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을 완료했다. 기존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고, 서울광장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공간을 마련했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는 자전거도로를 새로 조성했으며, 거리 곳곳에 느티나무, 팽나무, 느릅나무 등을 식재했다.
올해부터는 서울역에서 용산을 지나 한강으로 이어지는 5.3㎞ 구간에 대한 사업을 본격화한다. 서울역~한강대로 구간(4.2㎞)의 차로를 기존 6~9차로에서 4~6차로로 축소하는 대신 좁고 불편했던 보행로 폭을 최대 1.5배 확장하고 자전거도로도 신설한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로 개통해 50년 넘게 자동차 전용도로로 역할을 수행한 국회대로(신월IC~국회의사당 교차로 7.6㎞)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에 약 11만㎡의 대규모 선형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국가상징가로, 세종대로 사람숲길, 국회대로 상부공원 등 다양한 공원 녹지길을 물론, 고가차도 하부, 지하보도 같은 도시기반시설과 서울둘레길 등 기존 명소를 연계해 시민들이 서울 어디서든 초록여가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보행친화 녹색도시, 서울’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