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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알려진 땅투기 의혹 조사 대상은 신도시 부지 안의 토지 소유자들. 하지만 진짜 '타짜'는 신도시 주변의 땅을 산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신도시를 놀이터로 더 큰 판을 노렸던 타짜들은 과연 누구였을까.<시사기획 창>과 탐사보도부가 3기 신도시 8곳의 토지와 그 주변까지, 지난 10년 간의 거래 내역을 몽땅 파헤쳤다. 추적 기간 한 달, 분석한 토지대장 2만 3천 건. 취재진은 신도시 땅을 취득한 개인 2만 6천여 명이 누군지, 법인 659곳은 어디인지 낱낱이 확인했다.■ LH발 투기 원정대…'원조 타짜'를 추적하다정부 합동조사 결과로 이른바 '강 사장'으로 알려진 LH 직원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LH 과천의왕사업단의 보상 담당 직원이었던 강 씨. 수완 좋은 부동산 타짜로 알려지며 LH 땅 투기 의혹의 몸통으로 조명됐다.과연 'LH 강 사장'이 투기의 원조였을까. 취재진은 3기 신도시 토지대장에서 또 다른 의문의 '집단 원정' 투기 흔적을 확인했다. 정부의 신규 주택 공급 발표 1년여 전부터 누군가는 신도시 땅을 집중 매입하고 있었다.고구마 줄기처럼 나오는 집단 땅 투기 원정대. 취재진은 그들이 어떻게 알짜 땅을 쇼핑할 수 있었던 건지, 숨겨진 'LH 타짜'들을 뒤쫓았다.■ 상장사 임원 1만 3천 명, 신도시 땅 얼마나 갖고 있나취재진은 3기 신도시 8곳의 소유주 명단을 모두 확보해 상장사 2300여 곳의 등기임원 1만 3천여 명과 대조했다. 유별난 땅 사랑을 보이는 기업 대표님들, 이른바 '부자 농부'의 실체를 추적했다.3기 신도시 곳곳에 출몰한 법인들은 알짜 땅과 농지를 사들이며 불로소득을 챙겨 왔다. 누가 신도시 투기에 뒷돈을 대고 있을까. 취재진은 그들의 자금 출처를 끝까지 파헤쳤다.■ 우리 동네 부동산 타짜는 누구?신도시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타짜'는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 존재한다.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지역 개발을 핑계로 본인 자산을 축적해 온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각종 '이해 충돌' 현장을 취재했다.■ 시세차익 노린 '타짜' 수법, 막을 방법은?이번 방송에서는 기자들의 치열한 현장 추적과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 외에도 '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은 무엇이고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 개발 과정에서 투기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으려면 무슨 대안들이 있을지 등을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상세하게 소개한다.'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bit.ly/39AXCbF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indow.sisaWAVVE·myK '시사기획 창' 검색 

통일경제TV | 정연미 기자 | 2021-04-12 13:02

자못 특이한, 좀 더 자세히 말해 아주 별난 이 영화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의 중의적인 구절과 함께 시작합니다."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비슷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어떤 때는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과연 기억이 우리를 슬프게도 또 기쁘게도 만들 수 있을까요? 실뱅 쇼메 감독은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대면하려면 독약과 진정제, 모두 먹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보기 드문 재능을 지닌 청년 피아니스트 폴 마르셀(귀욤 고익스 분).쌍둥이 이모들은 그런 조카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하지만... 폴의 피아노 연주는 기예에 가깝죠.텅 빈 눈동자로 영혼 없는 연주를 할 뿐인 폴은 별 야심이나 희망 없이 매일매일 이모들의 댄스 교습소에 출근하여 자바, 왈츠와 미뉴에트의 심심한 반주나 해주는 게 전부입니다. 한데... 폴은 겨우 두살 때 부모를 사고로 잃었는데, 그 쇼크로 서른 세살 어른이 되어서도 실어증을 앓고 있죠. 폴의 삶 속 유일한 낙(樂)은 과자 슈게트를 먹는 것으로, 그가 감정을 유일하게 표현하는 경우란 슈게트가 없어 짜증을 낼 때입니다. 어느날 폴은 두 이모가 마련한 집안 잔치에서 연주를 하다가 슈게트가 떨어지자 그만 화가 나서 집을 나서죠. 마침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계단을 내려가다가 마주친, 맹인 피아노 조율사가 떨어뜨리고 간 레코드판을 가져다주기 위해 아파트 3층의 열린 문으로 따라 들어간 폴...그는 작은 방에 자기만의 비밀스런 실내 정원을 꾸며놓고, 거기서 키운 허브로 차를 만들며 사는 나탈리 프루스트 부인(안느 르 나이 분)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녀가 내오는 차를 마시고, 또 갓 구워낸 마들렌을 먹으면 사람들은 최면 상태에 빠지며 그동안 잊거나, 회피했던 기억이 되살아나게 되죠. 폴 마르셀과 마담 프루스트의 만남... 이 의도적인 이름 짝짓기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마르셀 프루스트' 를 떠올리게 됩니다. 폴은 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홍차에 적신 마들렌이 입에서 녹아요” 라고 말하며 혼곤히 잠들죠.친절하게 비밀 처방을 내려준 마담 프루스트 덕분에 폴은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모두 떠올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네 엄마는 여기(머리)에 있어. 네 기억의 뿌연한 물 속에... 기억은 물고기처럼 물속 깊이숨어 있단다. 그 기억들을 낚아올릴만한 미끼로 뭐가 좋을까?"그러곤, 음악이 흘러나오는 뮤직박스를 폴에게 흔연스레 건네죠." 바로 이거야! 기억은 음악을 좋아하거든..."- 마담 프루스트의 '기억이란?' 신https://youtu.be/jvM51-uad9k프루스트 부인은 이제 물고기 밥은 준비됐으니 낚시도구가 있어야 한다며 허브차와 마들렌을 내밀고, 상담료로 50 유로를 제시합니다."굳이 기억을 낚고 싶지 않다면 아스파라거스 차나 마시든지?"폴과 마담 프루스트의 만남은 그렇게... 이어지면서 폴을 둘러싼 사연을 내밀히 드러내게 하죠.이러한 시퀀스들은 폴의 성장 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여기에 프루스트 부인의 아픈 사연이 겹치면서‘상처’ 를 둘러싼 사람들의 아름다운 동화가 품어지죠. 말없이 표현되는 장면들은 무성 코미디 영화의 영광을 은근슬쩍 재현하며 자크 타티와 버스터 키튼의 발자취를 엿보게 해줍니다.어느날 폴은 책상에서 ' 네 엄마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음 - 프루스트 아줌마' 라 적힌 메모를발견하지요.폴의 책상은 무엇인가에 가로막혀 있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과거를 반추해보는 공간였습니다. 물론 그의 노력은 매번 헛수고에 머물렀지만….엄마는 과연 어디 있을까요? 대답은 간단한데, 폴의 머릿속 저 깊은 기억의 심연에 어머니가 숨어있던 겁니다. 사실 그곳에는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도 있고 심지어 비극적인 부모의 죽음까지 들어있죠. 문제는 '어떻게 그곳까지 찾아가는가' 입니다만... 바로 그 순간 마담 프루스트가 폴에게 축복처럼 나타난 것이죠. 반면, 폴이 과거의 기억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설수록 애니 이모(베르나르데 라퐁 분)와 안나 이모(엘렌 뱅상 분)의 불안감은 커져만 갑니다. 폴은 슈케트를 사러 나간다면서 4시간이나 있다 돌아오질 않나, 넋이 빠진 채 한참을 앉아 있고,  춤 반주를 하다 말고 갑자기 거리로 뛰쳐나가기도 하죠. '혹시 마약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요?'실뱅 쇼메 감독은 이런 모든 우려를 껴안으며 처방을 건네줍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기억을 회복해서 왜 오늘의 네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는지 알아내야만 한다. 만일 겁이 나서 덮어두고 산다면 너는 공허한 삶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프루스트 부인을 만나기 전까지 폴의 하루하루 삶이 한심했던 것처럼..."영화의 절정부에서 마담 프루스트의 치료를 받은 폴이 콩쿠르 연주 도중에 대면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무의식의 그림자, 그 짙은 잔상들이죠. 폴의 연주는 그런 형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만 또 다른 형식의 날개를 만들어냄으로써 대상을 받습니다.그러나 폴의 기억 습득은 동시에 독이 되기도 하죠. 콩쿠르 우승을 기념하는 파티를 앞두고 폴은 서둘러 마지막 기억 여행 속으로 빠져듭니다만...급기야, 펼쳐진 무의식을 통해 위층에 사는 이모들의 피아노가 천정을 뚫고 내려와 부모님을 덮쳐 압사케 했던 비극적 사건과 맞닥뜨리죠.이 충격은 폴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안깁니다. 크루진스키 피아노 선생님 충고를 따라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예술로 승화시켰던 폴...그는 안타깝게도 피아노를 더 이상 칠 수 없게 되죠. 피아노는 폴에게 이모들이 강요한 초자아의 상징이자, 부모의 죽음을 초래한 원인이었으며 현재의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억압이기도 했습니다. 거의 자해에 가까운 몸부림으로 손가락이 으스러진 폴은 피아노 연주를 포기하게 되죠.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을 살 수 없게 된 것, 자신의 재능을 앞으로 발휘할 수 없게 된 삶이 약인지 독인지 알 수 없으나... 여하튼 폴은 자신의 신체를 잘라버림으로써 역설적으로 갱생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폴은 암으로 세상을 떠나간 프루스트 부인의 묘소에, 수선(修繕)한 그녀의 우쿨렐레를 들고 찾아가죠.박제된 치와와가 덩그러니 놓여진 그녀의 묘비엔 '일시 고장' 이라 적혀 있습니다.마치 폴과 프루스트 부인 아파트의 자주 말썽난 엘리베이터 문에 붙였던 안내문처럼 말이죠.이제, 폴은 피아노를 잃은 대신에 프루스트 부인의 길을 따라 우쿨렐레 강사로 살아갑니다. - 실뱅 쇼메의 우쿨렐레를 위한 'Air du moustique 2'https://youtu.be/EWKOaQ6oHAk'연주를 잘하진 못하지만 즐길 수 있으니 좋다' 고 했던 프루스트 부인의 말처럼, 폴은 그 삶을 편안히 즐기죠. 그리고... 진정한 자기와 마주합니다.프루스트 부인이 죽기 전에 폴에게 던지는 충고는 실로 간단했죠. “네 인생을 살거라(Vis ta vie)!”1.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트레일러https://youtu.be/SdyhdNmBTwk'잃어버린 남자의 기억을 탐구합니다'영화 초반에 의미심장하게 드러나는 이 메시지에 관객들은 자연스레 자신의 추억에 손을 내밀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 발을 들여놓지요.건물의 3층과 4층 사이 어딘가 비현실적인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것만 같은 프루스트 부인의 집에 폴이 들어가 그녀의 정원을 발견하고 차를 마시며, 또 마들렌을 먹는 순간....관객들은 마치 자신이 폴이 된 것처럼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에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의 유니크함이 존재하죠.답답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기억 탐구' 라는 독특한 소재와 차에 적신 마들렌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기억의 세계...그 기억의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는 잃어버린 이미지의 조각들에 관객의 눈과 마음이 열리기 시작합니다.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것은 창조의 과정일진대,이렇듯 계속 창조되는 과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터...우리의 끔찍한 기억 또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어쩌면 실뱅 쇼메 감독은 영화를 통해 " 기억을 ‘트라우마’ 로 얘기한다면 계속 고통스럽고, ‘역경’ 으로 삼는다면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현재의 소소한 일상들은 어느덧 과거가 되고 기억 속에 가라앉아 찬란한 순간들로 변하죠. 그렇기 때문에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현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알려주는 ... 곧, 비움과 채움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읽혀집니다.마담 프루스트의 정원을 만나 무의식의 문을 열고 들어간 폴처럼... 일상에서 ‘일시 고장’ 이 나야 다른 계기가 찾아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메인 예고편http://naver.me/G9EmFlTw프루스트 부인의 정원을 지키는 늙은 귀머거리 개의 행동은 특이하죠. 그녀는 손님이 들어올 때는 가만히 있고 나갈 때만 짖는다고 개를 타박합니다. 그 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에 나오는 ‘의식의 방’ 과 ‘무의식의 방’ 사이를 지키는 문지기를 연상케 하죠. 무의식의 방으로는 마음 먹은대로 들어올 수 있지만 의식의 방으로 나가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티저 예고편http://naver.me/FPX6hZ8s- 기억을 잃은 폴, 행복을 찾아주는 프루스트 부인http://naver.me/x619O8gF실뱅 쇼메가 직설이 아닌 동화적인 화법으로 에둘러 담아낸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영화 속 대다수 인물들은 일상적이고 평온한 삶을 살지만 동시에 병들어 있는... 정돈되고 텅 빈 삶의 굴레에 갇혀 불행하면서도 한편으론 편안함을 느끼는 존재들입니다.하지만 마담 프루스트는 드물게도 자신이 원하는 걸 명확히 인지하는 사람이죠.그녀는 자신을 공원의 오래된 커다란 병든 나무와 동일시합니다. 그 나무는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늘을 드리워주고 쉼터를 제공하지만 공무원은 나무가 너무 늙어 병들었으니 자르겠다고 말하죠. 이 고목처럼 암으로 병들어 죽어가던 프루스트 부인은 나무를 병든 상태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녀는 천국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 땅에서 천국을 실현해야 한다고 공원에서 시위를 벌이죠. 이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현실을 볼 수 있고 인정하는 프루스트 부인의 삶을 향한 태도는 도식적인 규율이 강요하는 가상에 휘둘리지 않으며, 또 그만큼 자유롭습니다. 검열을 거쳤지만, 왜곡되고 변형되었던 기억을 거둬낸 끝에 과거를 직시하고 현재를 바라볼 수 있게 된 폴...그는 그제서야 마담 프루스트의 바람대로,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삶을 살게 되죠.- 뮤직비디오http://naver.me/5OFlrXu1영화의 첫 장면에서 폴의 아버지가 쳐다보고 있던 그랜드 캐니언이 그려진 포스터는 무의식의 상징이었을지 모릅니다. 영화의 엔딩 신에서 아버지가 된 폴 또한 그랜드 캐니언을 보고 있죠. 그는 이제 무의식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첫 대면에서부터 성적으로 자신을 유혹했던... 리비도에 솔직한 중국 여자 미셀과 결혼해서 낳은 아이를 보며 사랑스럽게 ‘아빠’ 라고 말해주죠. 행복하든 불행하든 간에 폴은 자신과 당당히대면할 수 있었고, 자기만의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는 자신의 기억의 뿌리를 더듬어감으로써 '좀처럼 치유되기 어려웠던 멜랑콜리의 근원' 을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이죠. 그는 이제 우울하지 않습니다. 행복했고, 동시에 불행했던 과거와도 대면했고... 그럼으로써 과거를 떠나보내고 현재를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2.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사운드 트랙2-1. 'Boeuf les frogs' : 실뱅 쇼메- '기억은 음악을 타고' 시퀀스 https://youtu.be/WsA785uEAuI폴은 '잃어버린 기억' 에 접속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 들려 차와 마들렌을 먹습니다.영화의 원제는 '마르셀 아틸라' 로 극중 폴의 아버지 이름입니다만... 베르디 9번 째 오페라 제목이기도 한 '아틸라' 는 5세기 중반 유럽에서 '신의 정벌' 이라 불리던 공포의 훈족 왕이었죠.폴은 엄마를 학대한 걸로 오해한, 레슬러 출신의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합니다.실어증에 걸린 채, 감정 표현도 없이 오직 기계적으로 피아노만 칠 뿐이죠.이렇듯 건강하지 못한 기억으로부터 자신이 해방될 때 비로소 진정한 삶을 살 수 있을 터... 폴은 진짜라고 착각하는... 어쩌면 만들어진 세계, 선택된 사건의 자기반영적(self- reflected) 환영 속에서 고통스럽게허우적거립니다. 그러나 폴은 마담 프루스트 도움으로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그 기억의 소환을 통해 서서히 고통보다는 평온함과 행복을 맛보게 되죠.영화 속에서 폴은 딱 두마디를, 그것도 오프닝과 엔딩 시퀀스에서 말합니다.그건 바로 '아빠' 라는 단어로... 앞장면은 아들로서, 또 뒷장면은 아버지 입장으로서의 상반된 구도를 보여주고 있지요.무서움과 고통, 그리고 행복감과 평화스러움의감정이 엇갈리며 교차되는 식으로 말입니다.극중에선 주인공의 기억에 대한 관점이 바뀌면서, 현실에 반영되며 변모하는 부분이 많이 등장하죠.프루스트 부인은 폴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대대손손 피아니스트였던 폴 집안 사람들의 초상화를 노려봅니다. 그것들이 폴의 무의식 속 억압기제였음을 알고 있는 그녀는 폴의 침대에 걸린 십자가를 곰돌이 인형으로 바꿔놓고 나오죠마침내 아버지와 어머니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게 된 폴은 이전에 아버지가 찍힌 부분을 잘랐던 사진을 복원하기에 이릅니다.그리고, 시종일관 무표정하던 모습을 벗어나 웃음을 되찾게 되죠.또한 가까운 사람들에 이외에는 굳게 닫았던 마음도 조금씩 열어갑니다.<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전작 <벨빌의 세 쌍둥이>, <일루셔니스트>와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 실뱅 쇼메가 연출한 첫번째 장편 실사 극영화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죠.   <아멜리에>, <사랑해 파리> 등 낭만적인 프랑스식 극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제작자 클로드 오자르, 그리고 <러브 미 이프 유 데어>의 촬영 감독 앙트완 로슈와의 화학적 협업도 돋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전반의 색감들이 원색적이고 찬란하면서도 환상적이죠 어떤 인물들은 마치 동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특히 폴을 사랑하지만 그만큼 강압하기도 하는 두 이모의 고집스러운 인물형이 그러하지요. 음악이 홍수를 이루는 격으로... 디스코, 클래식, 라틴, 재즈 등 다채로운 장르의 스코어들은 화면을 충일하게 채우며 얘기해주고 있습니다.“기억을 불러내는 장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잃어버린 시간은 과연 과거일까? 현재에서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 건 아닐까?”영화는 기억을 소재로 하여 애니메이션과 동화, 뮤지컬 요소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유쾌하고도 미려한 정겨움을 자아냅니다.OST의 상당수를 직접 작곡한 실뱅 쇼메 감독은 설명하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피아노 연주곡을 만든 프랭크 몽발레 음악감독과 함께 각자의 캐릭터에 각각의 테마를 부여했죠.”2-2. 프랑크 몽발레 'Valse des souvenirs'https://youtu.be/wlnBXSdNfDE폴은 '고독한 늑대 별명' 의 당찬 여성 첼리스트인미셀과 함께 '얼후와 피아노를 위한 2중주' 를 연주합니다. 2-3. 실벵 쇼메 'Air du moustique'https://youtu.be/xKeULSQhkW4프루스트 부인은 틈이 나면 공원의 커다란 나무 앞에 앉아서 우쿨렐레를 연주하죠.2-4. '폴의 협주곡'(Cinterrogation de Paul): 프랑크 몽발레https://youtu.be/FczDkDZAlrI평범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여 개구리 밴드가 등장하면서 즉흥 재즈로 바리아시옹됩니다.어렵사리 콩쿠르 결선에 참가한 폴은 차를 마시며 보았던 가장 나쁜 기억인, 개구리 인형들이 여전히 옆에서 괴롭히는 환영을 보게 되지만...끝까지 완주하면서, 결국 개구리 인형들과 함께 '조화의 협주' 를 성공리에 마치게 되죠. 그렇게...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며 상처를 온전히  치료하고 극복해낸 폴은 이제 피아노에 꽃을 가득 심습니다. 이모들이 원했던 바를 이루어주고, 자신의 고통또한 치유했으니 지금부터는 피아노를 치료해줄 차례인 것이죠. 이제 폴에게 집에 있는 피아노는 악기로서의 피아노가 아니라 추억의 상징물이 된 겁니다.2-5. 'Ni l’un ni l’autre'(필요한 건 그뿐이에요): 베르나데트 라퐁https://youtu.be/QiCU-ab7Pyw폴을 피아니스트로 키우겠다는 이모들과 아코디언을 연주케 하라는 아빠 친구...하지만 엄마는 아들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게 하겠다고 말하죠.그 와중에 아빠는 아기 앞에서 담배 연기를 뿜어댑니다. 2-6. 레오 들리브 오페라 < 라크메 - Lakme > 중'꽃의 2중창'(Duo des Fleurs : Flower Duet) - https://youtu.be/8m4RTZNZX9E화면을 포근하게 감싸안는 실뱅 쇼메와 프랑크 몽발레의 오리지널 스코어와 더불어, 장중내내흐르는 아리아죠.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연주로도, 또 쌍둥이 이모들이 방과 교습실, 해변에서 수시로 흥얼거리는 '라 라라라' 허밍에도 실립니다.실론 섬 사원의 브라만 신부 딸 말리카와 영국 청년 장교 제럴드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들리브의 오페라 < 라크메 > 1막, 라크메와 하녀 말리카가 배를 타고 연꽃을 따러 가면서 부르는 고혹적인 듀엣이죠.- https://youtu.be/M9NK-EbUAao: 안나 네트렙코 ,  엘리나 가랑차, 마르코 아르밀리아토 지휘 SWR 심포니 오케스트라 / 바덴바덴2-7. 베르디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중 1막'축배의 노래'('Brindisi' : 'Libiamo, ne’ lieti calici') -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디아나 담라우: 야닉 네제 세갱 지휘 메트오페라https://m.youtube.com/watch?v=afhAqMeeQJk&feature=youtu.be- 베네라 지마디에바, 마이클 파비아노: 마크 엘더 지휘 글라인드본 오페라  https://youtu.be/UZvgmpiQCcI기억 여행을 위해 매주 목요일 프루스트 부인의 집을 찾게 된 폴은, '동물 박제사' 가 원래 꿈이었다는 한 의사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 '축배의 노래' 가 잠짓 슬며시 끼어듭니다. 2-8. 쇼팽의 연습곡(Étude) G-플랫장조,Op.10 - 5번, '흑건' : 발렌티나 리시차 피아노http://naver.me/FFwE4qCZ오른손이 한 음을 제외하고 검은 건반만을 연주한다는 데서 비롯한 '흑건'(黑鍵 - czarne klawisze : black keys)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하죠. 폴의 마지막 콩쿠르 출전을 앞두고 이모들의 극성으로 초대된 피아노 스승 크루진스키...콩쿠르 심사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폴이 연주한 쇼팽의 연습곡 '흑건' 을 듣고 나선 나름 전문가다운 평을 내립니다." 네, 좋아요. 아주 좋은데요... 저 빛! 빛의 공백에는 윤곽이 없죠. 빛은 모든 걸 삼키고 소화시켜요.음악이란 그저 듣는 것만이 아닙니다. 눈의 망막을 태우는 거죠. 피아니스트는 영혼의 방화광이랍니다. 바로 범죄자죠! 피아노를 잘 치려면 범죄자가 돼야 합니다. 쓰레기가 돼야 한단 말에요!"그러곤 덧붙입니다. " '빛' 을 꼭 기억해요!" 크루진스키는 폴을 지도하면서 그의 실력은 뛰어나지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암시하는 말을 해준 겁니다. " 피아노 연주는 단순한 기교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같은 무의식의 욕망을 도둑질해서 모든 것을 아우르고 감싸서 내놓아야 비로소 '예술' 이 된다" 고 말이죠.2-9. 엔딩 크레딧 곡 I. '폴의 왈츠'(La Valse de Paul) - 손여은 피아노https://youtu.be/hyV7Xs0Min42-10. 엔딩 크레딧 곡 II. 'Attila Marcel' - 나디아 드자벨라https://youtu.be/FIP5v-r4ZUI영화 원제이기도 한 'Attila Marcel' 은 실뱅 쇼메의 전작 < 벨빌의 세 쌍둥이 > OST 중 한 곡이었습니다. ‘내 남자는 진짜 사나이, 강하고 아주 건장한 남자, 난 가까이에서 죽음을 본다네, 이글이글 타오르는 그의 눈빛 속에서' 란 가사의 상큼발랄한 노래죠. - (Version chinoise) 첸 리 칭 노래https://youtu.be/x83JeWANkq8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4-10 09:47

어두운 갈색으로 풀어진...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오프닝 장면은 자욱한 안개 속에서 항해하는 배들을 담아냅니다. 이윽고 벼의 초록색 물결로 가득한 중국 오지의 농촌이 나타나며 주인공 부부가 그 모습을 드러내죠. 한데 남편 월터(에드워드 노튼 분)는 양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채 무거운 표정으로 무슨 생각에 골똘히 잠겨 있는 것 같고...아내 키티(나오미 와츠 분)는 월터와 120도 정도 틀어진 방향을 바라보며 서있는 뒷모습만 비춰집니다. 이 첫 시퀀스만으로도 이들 부부가 심각한 길항(拮抗)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죠.1925년 영국 런던... 고고한 예술적 감성의 아가씨 키티는 숨막히는 듯한 런던의 무료한 일상 속에서도 화려한 사교 모임과 댄스 파티를 즐기며 지냅니다.그러나 세속적인 허영으로 가득한 키티의 엄마는 결혼은 생각도 없는 과년한 딸을 사뭇 못마땅해 하죠. 도도한 키티는 그런 억압적인 시선을 견디다 못한 채, 결국 애정이 없는 결혼을 충동적으로 결정하기에 이릅니다. 상대는 영국 정부 소속의 과묵한 세균학자 월터 페인였죠. 에릭 사티의 피아노곡 '그노시엔느'가 몽환적으로 흐르는 사교 파티에서 월터는 첫눈에 반한 키티에게 곧바로 청혼을 합니다.청혼 후 키티와 함께 꽃집에 들른 월터는 그녀에게 꽃을 좋아하냐고 물어보죠..키티는 말합니다."좋아하긴 하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 집에선 꽃을 사는 일이 드물어요. 어머니는 그러셨죠. '공짜로 키울 수 있는 걸 뭐하러 돈주고 사니?' 그렇다고 심고 가꾸는 것도 아닌데... 사실 맞는 말이긴 해요. 곧 시들어버릴 것에 시간과 정력을 들인다는 거 말에요."바로 그런 꽃처럼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월터의 진지한 청혼을 키티는 얼떨결에 받아들였지만 사실 공허한 현실 도피나 마찬가지였죠. 자기중심적이고 외향적인 키티와 매사 너무 진중하고 조용히 연구와 독서를 즐기는 내성적인 월터... 성격과 취향이 이토록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행복할 리 만무합니다.월터는 착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은 무척 서툴기만 하죠. 그는 춤과 테니스를 좋아하는 키티의 취미를 헤아리지 못한 채, 아내를 위한다며 미술관으로 끌고 가기 일쑤입니다.비오는 날 키티는 창밖을 바라보며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다고 되뇌지만, 정작 월터는 타자기를 두드리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식이죠.그렇게... 두 사람은 부부지만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처럼 서로 소원해져 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 부부는 매력적인 외모의 부영사관 찰리 타운센트(리브 슈라이버 분)가 초청한 파티에 참석하죠.키티는 세련된 매너와 생각이 통하는 찰리와 겉잡을 수 없는 불륜에 빠져듭니다. 급기야, 자신의 부정을 눈치 챈 월터 앞에서 키티는 찰리를 사랑한다며 오히려 이혼해 줄 것을 요구하죠. 월터는 분노하며 키티에게 냉소적으로 답합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소. 찰리가 자신의 아내와 법적으로 헤어지고 당신과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해야지만 조용히 이혼을 해주겠소." 키티는 당연히 찰리가 아내와 깨끗이 결별하고 자신과 새로운 출발을 할 줄 믿었죠. 그러나 교활하고 비겁한 찰스에게 그녀는 단지 하룻밤 연애 상대였을 뿐...결국, 키티는 샤를 페로의 동화 속 폭력적인 주인공인 '푸른 수염'(La barbe bleau) 행세를 자처하는 남편을 따라 연옥의 한가운데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월터는 드러나지 않는 잔인한 방법으로 키티에게 내밀한 고통을 안겨주죠. 그는 절대로 키티의 눈을 쳐다보며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부부관계도 없죠...더군다나 월터는 콜레라가 번지고 있는 중국 남서부의 관서 지구 메이탄푸에 자원합니다. 사지(死地)나 다름 없는 콜레라 소굴에 아내를 끌고 들어간 것이죠. 믿음과 사랑을 배신한 댓가를 치르게 할려는, 마치 같이 죽자는 가학적 복수의 심사인 셈으로...영화의 첫 시퀀스에서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보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자학(自虐)하듯, 굳이 2주나 걸리는 육로를 택해 힘겹게 오지 마을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맨먼저 콜레라로 죽은 시신을 목도하죠."우리가 덜 불행했으면 해요. 그렇게 내가 경멸스럽나요?" 라 묻는 키티에게 월터는 냉소적으로 받아칩니다"아니, 나 자신을 경멸해! 당신을 한때나마 사랑했으니까."키티는 그렇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월터를 향해부르짖죠.“여자의 사랑을 못 받는건 남자 탓이지, 여자 탓이 아녜요!월터 또한 키티에게 쏘아붙이듯 내뱉습니다."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걸 알면서도 당신을 사랑했어. 나중에라도 날 사랑해줄 줄 알았지.” 그들이 거주할 곳은 전에 살던 사람들이 이미 콜레라로 사망한 좡족의 전통가옥이었죠.집엔 죽음으로 가득한... 두 사람의 어두운 그림자만이 존재할 뿐으로, 식사 중 "소금 좀 건네줄래요?" 라는 의미없는 질문에 대한 대답조차 돌아오지 않습니다.키티는 다음날 인사온 지역 부책임자 워딩턴(토비 존스 분)을 이웃들 중 한 분이 오셨다며 반갑게 맞이하지만, 그는 정작 영국인 중 자기 혼자 살아남았다고 토로하죠.수녀님들에게도 하루빨리 마을을 떠나라 설득했지만 순교자가 되고 싶어 그러는지 거절했다며 곤혹스러워 하는 워딩턴...시대가 시대인지라 마을 주민들 또한 "서양 살인마를 처단하라!" 는 전단지를 곳곳에 붙일 정도로 강제 침략자 모습의 서양인을 극렬하게 배척하죠.그들은 숱한 상채기의 고통이 만들어낸... 신음과 노여움이 짙게 배인 저주의 욕을 퍼붓습니다."살인마들, 니네 땅으로 가!"워딩턴은 키티가 콜레라보다 국민당원들 손에 먼저 죽을지도 모른다며 그녀를 보호해줄 중국군인 성칭을 배치해주죠.그렇게...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콜레라로 마을 사람의 태반이 죽어나가는 곳에서,월터는 키티의 존재를 철저하게 무시한 채 연구와 의료봉사에 미친듯이 매달립니다.그러나 무지와 피해 의식으로 인해 적대적인 마을 사람들로 괴로워하는 월터에게 국민당 장교 유대령은 충고하죠."중국은 중국인들 것입니다. 한데 세상이 그냥 놔두질 않는군요. 인민들에게 총구를 들이대지 않고 평화롭게 해결했으면 좋겠어요."그럼에도, 월터의 헌신적인 치료로 마을 주민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갑니다만...키티에게 메이탄푸에서의 유폐된 삶은 생지옥이나 마찬가지였죠. 아는 사람도 전혀 없고 갈 곳도 없는 그녀는 집안에서 무료하게 하루를 보내며 속절없이 타들어갑니다. 키티는 자신들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워딩턴에게 에둘러 말하죠. “여자는 남자의 장점을 보고 사랑하진 않습니다.”남을 위한 일이라고는 한번도 해본 적 없던 키티였건만... 아수라도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수녀원이 운영하는 보육시설로 자원봉사를 나가죠.어느 교파를 믿냐고 묻고는, 키티가 신앙심이 그리 깊지 않다는 걸 확인한 원장 수녀는, 보육일을 돕겠다는 그녀를 내심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건네며 수락합니다."사랑과 의무가 하나가 된다면 축복받은 거에요..."키티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기쁨을 얻게 되고, 아울러 월터가 일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그에게 측은한 감정을 느낍니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 해주어야겠다는 키티의 생각은 서서히 두 사람 사이의 막힌 담을 허물어뜨리죠.천진난만한 아이들과 흔연스레 어울리는 키티의 본성을 알게 된 월터는 마을 청년들의 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한 키티를 성칭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해냅니다.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이 살아나게 된 두 사람...월터는 후회어린 속내를 털어 놓죠."당신 말이 옳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서로에게 없는 것만 찾으려고 애썼어."두 사람은 그토록 사랑에 오만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뉘우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됩니다만, 그 소중한 화합의 시간은 너무 짧기만 합니다.월터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강물을 공급하여 창궐하는 콜레라의 고삐를 잡는데 성공하죠.그런데, 운명은 더 이상 그들을 봐주지 않는 걸까요... 방역과 사랑이 그렇게 완성되려는 순간에 키티는 뜻밖에도 자신이 임신하게 됐음을 알게됩니다.찰리의 아이일 것 같아 미안해하고, 또 괴로워하는 키티를 월터는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애써 달래죠.그날밤 월터는 잠든 키티를 뒤로 하며 원장 수녀에겐 아내가 상해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말을 남긴 채 도망치듯 떠나버립니다. 콜레라를 피해 이주해온 이웃마을 주민 난민촌을 돌본다는 명분였습니다만... 월터는 그곳에서 그만 콜레라에 감염되고 말죠.그는 키티에게 이곳을 어서 떠나라고 강권하다시피 이르지만,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남편을 간호합니다.윌터는 그런 키티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말하죠.”용서해 줘““당신은 잘못 없어요. 정말 미안해요!” 키티의 눈물은 애절한 오열로 변하고... 월터는 아내의 곁을 홀연히 떠나갑니다. 원장 수녀가 말했던 것 처럼, '사랑과 의무' 가 하나로 묶인 원작의 의도는 영화의 엔딩 신을 통해 투영되죠.화면은 어느덧 5살이 된 아들과 함께 런던 시내의꽃집에 서있는 키티를 조명합니다. 그녀는 꽃을 손에 주어든 아이를 보며 혼자말처럼 되뇌죠.“쓸데없는 일이야. 일주일이면 시들 텐데 돈이 아깝잖아?”이는 영화 초반부 키티가 청혼하는 월터에게'어머니가 자신에게 늘상 했던 얘기' 라고 대답했었던 말에 다름 아닙니다.“그래도 예쁘잖아요?” 아들의 천진스런 한 마디에 그녀는 흡족해하며 장미꽃을 사죠.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들려지는 아이들의 노래는 담담하면서도 아련한 정감이 배어나옵니다.'맑은 샘물 곁에서'(A la claire fontaine) 라는 제목의 이 노래 속엔 반복되는 구절이 있죠.‘오랜 세월 그대를 사랑했고,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네‘키티는 그렇게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 그 하나된 의무를 맘속 깊이 품게 됩니다.꽃을 든 아들과 함께 집에 돌아가던 키티는 뜻밖에도 찰리와 재회하게 되죠.아이가 몇살이냐며 여전히 작업을 걸어오는 찰리를 싸늘하게 밀쳐내는 키티..."누구에요, 엄마?" 라 묻는 아이에게 그녀는 방금 아침 세수를 마친 사람처럼 시원스레 말합니다."아무도 아니란다!"1. <페인티드 베일 - The Painted Veil> 예고편https://youtu.be/2omHxU_KeuQ인류 역사에서 잔혹한 남편의 손에 처절히 죽어갔던, 혹은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결국 파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이른바 강요된 운명의 비극적 희생자 목록은 자못 긴 편입니다.보바리 부인,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 나오는 여성으로 시동생과 사랑에 빠져 남편의 손에 죽고 맘),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피아 데 톨로메이 등등.단테의 <신곡> '연옥' 편을 보면 불행한 여인 피아는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 남편에 의해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마렘마 언덕의 한 성에 유폐된 채 서서히 죽어가죠.이 고색창연(古色蒼然)한 중세 이야기가 한 소설가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모양입니다. 영국 작가 서머셋 몸은 단테의 피아 이야기와 자신의 홍콩 여행기를 바탕으로 한 편의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죠. 1925년 <인생의 베일>이란 장편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습니다.콜레라가 창궐하는 또 다른 마렘마인... 1920년대의 중국 메이탄푸에서는 남자는 남자였고, 여자는 여자였던 시대의 향수와 미몽이 하늘하늘 물안개처럼 피어오르죠.원작 <인생의 베일>에는 달콤한 연애담이 아닌, 세상 물정 모르는 한 여인이 지옥의 한가운데서 어떻게 자기 내면의 길을 발견해가는지에 대한 통찰과 풍자가 담겨 있습니다. 반면, 존 커란 감독이 영화화한 <페인티드 베일 >은 인생의 베일을 벗어던지고 남자가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여인의 이야기라기보다... 운명의 불꽃에 산화(散花)한, ‘불운한 연인들(star-crossed lover)’의 애틋한 연서를 닮아있죠.영화 오프닝 크레딧은 아름다운 꽃송이와 현미경을 통해 보이는 박테리아가 교차 편집된 장면과 함께 시작됩니다.이는 존 커란이 미묘한 방식으로 두 사람의 순탄치 못한 결혼 생활을 암유하는 것이죠. 커란의 시네마 버전에 의하면, 키티와 월터 두 사람의 불화는 다른 두 세계에서 기원한 꽃과 세균, 즉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문제처럼 보입니다.그러므로 키티가 꽃이 만발한 런던의 화원을 떠나 콜레라가 창궐하는 중국으로 떠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세계를 떠나 월터의 세계로 진입한다는 의미로 여겨지죠.영화 속 내국인이 외국인을 배척하고 서로에게 살의를 품는 1920년대 중국의 근대화 과정은...남편과 아내로서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였던 두 사람의 조우 과정과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성실하고 강직한 인품을 지녔으면서도 자신의 감정과 여자의 육체 모두에 서툰 월터에게 키티는 이렇게 말하죠.“인간은 바보 같은 현미경보다 훨씬 복잡해요. 예측하기도 어렵고 실수도 하고 실망도 한다고요. 그러니 그만 비난해요.”복수와 용서... 늘 사랑의 열정에 뒤처지기만 하는 이 덕목은 죽음의 한복판에서야 비로소 사랑의 가변차선을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월터와 키티의 사랑이 조심스레 싹틀 때, 양쯔강의 넘실대는 물은 심지어 배우자의 불륜조차도 사소한 것으로 느껴지게 할 만큼 도도하게 흘러가죠.존 커란은 마치 대하소설을 읽듯 감정의 선을 정확히 조율해 매끈하면서도 아름다운 채색 판화 같은 영상미의 영화 한 편을 뽑아냈습니다.복고풍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 페인티드 베일 > 은 소설 같은 영화의 향기를 품어내죠.화면에는 시종일관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이 자리합니다. 생명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놀이터로... 그리고 두 사람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때에도 강물 위에 뜬 뗏목이 함께 하죠. 월터의 목숨을 앗아가는 콜레라는 결국 탈수로 목숨을 잃는 병으로... 영화는 '물' 이 가지는 은유를 비감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콜레라에 걸린 월터는 의사임에도 '수액' 을 구하지 못해 속절없이 죽어가지요.죽음 앞에서야 '페인티드 베일', 곧 굳게 드리워진 장막을 걷어내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 두 남녀, 너무 늦게 도착한 사랑... 여전히 과거라는 시간의 굴레 속에서, 또 이국이라는 낯선 얼굴에서 할리우드는 그렇게,동시대, 자신의 심장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진정한 사랑' 이란 판타지를 찾아 헤맵니다. - 영화 <페인티드 베일>(2006) 트레일러 https://youtu.be/9q8s4eKcqeQ영화는 속세와는 동떨어진, 유려한 풍광의 산수와콜레라의 청궐로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마을의 현실을 극명하게 대비시킵니다.한 폭의 수묵화 같은 선경(仙境)이 극에 희망을 불어넣은 걸까요... 두 사람은 종국에 이르러서야 서로를 향한 증오를 거두게 되죠.존 커란 감독은 애정없는 부부가 파국으로 치닫던 길에 마주한, 얼룩진 행복의 섬광같은 순간을 섬세한 시선으로 잡아내고 있습니다.2. 에릭 사티 '그노시엔느(Gnossiennes)' 제1곡 '렌트'(Lent : 느리게)https://youtu.be/YlNGACtIm1I<페인티드 베일> 주제가 격의 '그노시엔느' 1곡은 극중 두 차례 등장하죠.'렌트' 라는 표제처럼 단순한 듯 잔잔한 물결처럼 스며져오며 마치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늪처럼... 음악은 광시 지구의 습한 공기 속으로 서서히 듣는 이를 침잠시킵니다.영화 초반부 키티가 월터를 무도회에서 처음 만나는 신에서 처음 나오는 이 곡은 화려하지만 왠지 딱딱하고 메마른 느낌으로 다가오지요.두번째로는 키티가 자원봉사에 뛰어들어 보육원 아이들을 가르칠 때 원장의 간청으로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서 흐릅니다.런던 파티장에서와는 너무도 달리... 매우 낡고 조율이 엉망인 피아노임에도 환상적인 신비의 에스프리가 살아 있는, 시정 넘치는 연주로 울려오지요.같은 곡인데도 처한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뉘앙스로 들립니다.이때 마침 현장에 들른 월터는 키티의 연주를 들으며 운명의 첫만남을 떠올리게 되죠.그의 입술은 여전히 한일자로 굳게 다물어져 있습니다만...- https://youtu.be/t27rzTkFKmU: 랑랑 피아노그리스 남쪽의 섬 크레타, 혹은 ‘크레타 사람의 춤’ 을 뜻하는 '그노시엔느'는 명상성보다는 풍자성에 좀 더 방점을 찍는 작품으로 읽혀지죠.도입부도 종결부도 없는... 때도 없이 사라지고 결코 끝나지도 않는 음악으로, 시간을 초월해 속세를 벗어나고자 하는 인식을 줍니다.3.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 페인티드 베일 - The Painted Veil > 사운드트랙 모음곡https://youtu.be/M7On3OIIwYw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내밀한 처연함으로 영화 전편을 감싸안죠.마치 수면 위를 적요히 떠가는 안개처럼 풀어지는 그의 음악은 드라마 속 깊게 패인 두 사람의 상흔을 어루만져 줍니다.2007년 제64회 골든글로브는 데스플라에게 음악상의 영예를 안겨주었죠.3-1. 'Promade' & 'Walter's Mission' &'The Painted Veil'https://youtu.be/ZtAIZwJ9x4U3-2. Kitty's Journey'https://youtu.be/R03_yrvlvDI3-3. 'The End of Love' https://youtu.be/56IvXHU8lmM5개의 음으로 구성된 짧은 선율의 '월터의 테마'는 장중한 오프닝 스코어인 '페인티드 베일'(The Painted Veil) 에 이어, '키티의 여행'(Kitty's Journey)과 '프롬나드'(Promnade), '월터의 미션'(Walter's Mission),그리고 월터가 콜레라로 죽어가는 결말부 스코어'사랑의 종말'(The End of Love) 에 실려옵니다.4. 'Kitty's Theme'https://youtu.be/0erYbZIvBtQ키티의 성격을 반영하듯 변덕스러운 카프리치오 풍의 '키티의 테마' 는 장중내내 '월터의 테마' 와 교차되며, 그녀가 찰리와의 불륜 문제로 월터와 싸우는 'The Deal', 황량한 오지 마을에 도착했을 때 외로운 감성의 목관악기 듀오로 편곡된 'Morning Tears',https://youtu.be/ohAPQMnJLXA그리고, 어렵사리 생기를 되찾은... 화사하고 들뜬 키티의 마음을 담아낸 스케르초 풍의 'The Covenant' 로 엮어지죠.5. 'River Waltz'https://youtu.be/bIWAdO5FY_U그러다 극 종반에 들어서며 '두 사람의 용서' 라는 터닝포인트를 계기로 미려함의 극치인 '강의 왈츠'(River waltz) 로 변주됩니다.6. 'The Water Wheel'https://youtu.be/VuuXvoQzCc0월터는 콜레라 전염의 온상인 마을 우물과 하천 물 음용을 폐쇄하죠.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레방아를 이용해 강 윗목의 깨끗한 물을 퍼올려 대나무 관을 통해 마을로 흐르게 할 때 이 곡이 흐릅니다.눈이 부시도록 투명하고 경쾌하게 부서지는 물소리를 랑랑이 영롱한 터치의 피아노 연주로 표현해주고 있죠.7. '맑은 샘물 곁에서'('À la claire fontaine)https://youtu.be/IcSAd4Is-9ghttps://youtu.be/pDQS2kWRqXQ'잃어버린 시간' 의 주제를 노래하는 프랑스 민요'맑은 샘물 곁에서' 는 영화 엔딩 신과 함께합니다. 8. 'The Painted Veil' - 바이에른 방송 관현악단https://youtu.be/W6eqn_LKRLY9. 'From Shangai to London' - 랑랑 피아노 :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https://youtu.be/PxRFs8DBDNw9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4-03 15:25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을 비롯해 도내 9개 문예회관이 전라북도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자 손을 맞잡았다. 지난 31일 전당 연회장에는 고창문화의전당, 김제예술회관, 부안예술회관,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익산예술의전당, 전주한벽문화관, 정읍사예술회관, 춘향문화예술회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자들이 업무 협약을 위해 모였다. 업무협약에 참여한 기관들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전북지회 회원기관들로, 문화예술 환경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자 지난해부터 “전북지역이라도 하나로 힘을 합쳐보자”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전당의 임직원들이 지역별로 찾아가 일대일 미팅을 시작했고,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지역이 예술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총 9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 날 협약식에 참석한 윤여일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라북도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각 시․군의 문예회관들이 서로 힘을 합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이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와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약의 주요내용은 ▲지역의 문화예술 정보공유와 교류협력을 통한 상생발전 ▲각자의 자원과 재원을 투입하여 공동으로 작품을 기획․제작․투자 ▲우수예술 공연에 대하여 공동 명의로 지역별 순회공연 개최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나 예술단체와의 교류 공연 추진 ▲운영방식과 사업에 대해 상호 필요한 벤치마킹 협조 등이다. 각 문예회관들은 지역 간 균형 있는 문화발전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제고하자는 취지로 다양한 교류 사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 첫 사례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고창문화의전당, 부안예술회관이 공동 제작하는 <태권유랑단, 녹두>가 한문연 주관 「문예회관․예술단체 공연콘텐츠 공동제작 배급 프로그램」에 선정돼 국비 1억 3백만원을 확보했다. <태권유랑단, 녹두>는 조선시대로 간 태권유랑단이 고창을 시작으로, 부안, 전주로 이동하며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이해하고 고군분투한다는 역사 판타지 창작극이다. 각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고 국악과 태권도가 결합된 퍼포먼스로 치열한 전투를 다이내믹하게 표현해 관객들에게 역사적 정보와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팀 회의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작품에 대한 연출과 티저 영상 등 다양한 홍보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문화예술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그 의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공연 콘텐츠의 공동 창작, 우수공연에 대한 순회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 사업들을 전라북도 문예회관들과 함께 이뤄갈 것이다.”고 밝혔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4-01 15:50

영화는 흑인이 감히 백인과 같은 화장실을 쓴다는 것은 상상 못할 정도로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40년대 후반, 그것도 KKK의 본고장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자신에게는 완벽할려고 노력하며 남에게는 깐깐한, 또한 부자임에도 청빈한 청교도적인 삶을 사는 유대인 미망인 미스 데이지(제시카 텐디 분)온통 고집으로 뭉친 이 72세의 노인네가 자동차 기어를 잘 못 넣는 실수를 하면서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시작됩니다. 옆집의 담을 넘어 화단을 망치고서야 차는 멈춰 서죠. 제 몸으로 운전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직은 정정한(그렇다고 생각하는) 미스 데이지에겐 큰 시련이 닥친 겁니다.가업인 직물공장을 물려받아 꽤 부를 일군 아들 불리 워든(댄 애크로이드 분)은 어머니의 안전을 염려해 60대의 흑인 운전기사 호크 코번(모건 프리먼 분)을 고용하기로 결정하죠.하지만 워낙 꼬장꼬장한 성격 탓에 아들 내외와도 데면데면한 사이인 데이지 여사...천성이 도움받기를 싫어하는 그녀는 남의 눈에 띄는 게 싫다며 호크에게 좀처럼 운전을 맡기지 않으려 합니다.개인 운전기사라는 게 검소한 미스 데이지에겐 부자들의 거들먹거림이며 돈 낭비의 전형처럼 보이는 것이죠.가정부 아델라(에스더 롤 분) 외에는, 부엌에서 음식이나 축내고 전화질만 해 댈지도 모르는 사람을 자기 집에 들이는 것이 싫었던 그녀는,호크가 운전사로 온 이후 아예 외출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그렇지만 유머가 가득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너그럽고, 사려 깊은 호크는 데이지 여사의 온갖 타박과 냉대에 굴하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성심껏 그녀를 보살피죠.호크는 "비록 여사님을 모시지만 제 월급은 아드님이 주십니다" 라며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고용주 불리와 대화를 통해 주급 75불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내는 등 협상력 또한 만만치 않지요.호크는 임금 합의(?)를 끝내고 불리에게"사장님한테는 싸움 걸어오는 사람 없겠네요?"라고 너스레를 떱니다.호크는 전차를 타고 가게에 가려는 데이지를 뒤따라가 마침내 차로 모시는데 성공하죠.하나님도 세상을 만드시는데 6일 걸리셨는데, 데이지 여사를 차에 태우는데 6일 밖에 안 걸렸다며... 호크는 그렇게 느긋하고, 또 넉넉했던 것이죠.그럼에도 호크를 못마땅해 하던 데이지는 선반의 연어 통조림 하나가 없어졌다며 아들에게 호크가 훔쳐 먹었을 거라고 고자질합니다.이처럼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호크를 쫓아내려는 앙큼한(?) 계략까지 꾸몄던 미스 데이지...하지만 그녀는 출근을 한 호크가 어제 연어 통조림을 자기가 먹었다면서 새로 사 온 통조림을 갖다 놓는 걸 본 후 반성하게 되죠. 화면은 화사한 봄날 미스 데이지가 라디오에서 흐르는 드보르작의 '달에게 부치는 노래' 를 흥얼거리며 수를 놓는 장면으로 흔연스레 바뀝니다.통조림 사건을 계기로 호크를 향해 비로소 마음을 열어가는 미스 데이지의 변모를 은유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게죠.매사에 엄격하고 고집불통이던 데이지 여사는결국 호크의 신실한 인간성에 감동하며 그를 받아들이게 됩니다.호크 또한 완고함과 까탈스러움 속에 감추어진 데이지 여사의 따뜻함과 배려에 존경심을 갖게 되죠. 전직 교사 출신의 데이지 여사는 호크가 문맹임을 알고서는, 그에게 읽는 법을 가르치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습자교본 책을 선물로 줍니다. 책 선물은 처음 받아본다며 계면쩍어 하는 호크에게 그녀는 "열심히 연습하면 글도 잘 쓸 수있을거야. 하츠필드 시장도 이 책으로 가르쳤다네" 라며 격려하지요. 두 사람은 그렇게 훈훈한 우정을 쌓아갑니다만...살아온 환경이나 생각들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데이지 여사는 호크로 인해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을 마주하게 되죠. 데이지는 자신은 가난 속에서 부를 일궈낸 유대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데이지는 불리와 호크에게 자신의 빈한했던 옛 시절을 자주 이야기하곤 하죠. 하지만 데이지는 호크가 어린 시절 메이포에서 친구의 아버지가 KKK단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 당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자라온 아픔은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오빠의 생일 잔치에 가는 도중에 데이지 여사는 경찰관들이 인종차별적으로 호크를 대하는 걸 목도하죠. 그러나 그녀는 경찰이 자신에게도 호크와 똑같이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또한 미스 데이지는 호크가 주유소에서 왜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했는지도 알지 못하죠. 유대교 회당이 폭탄 테러를 당한 사건을 맞닥뜨리고 나서야 데이지는 유대인인 자신 또한 인종차별과 무시의 대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그제서야 그녀는 호크가 어떤 세계에서 살아왔는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되죠. 사업 수완이 탁월한 불리는 회사를 성장시키며1966년 애틀랜타시를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선출됩니다.불리는 시상식에서 "제가 머리카락을 잃고 뱃살도 얻었는데, 저도 모르게 회사가 성장했나 봅니다" 라며 72년 전 사업을 일으킨 조부를 기립니다만...인종차별 문제에 비로소 관심을 갖고 흑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반대하는 어머니를 에둘러 설득하지요."저는 유대인으로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거래처나 정치적 환경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네요."그럼에도 데이지는 아들이 그토록 꺼린 마틴 루터 킹의 연설 모임에 당당하게 혼자 참석합니다. 킹 목사는 사자후를 토하죠."변화의 시대에 가장 슬픈 비극은 나쁜 사람들의 폭력과 독선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과 독선입니다."그런데... 데이지 여사는 킹 목사의 연설회에 가던 길에 세상이 많이 변해 좋지 않냐면서 연설을 같이 듣지 않겠느냐고 호크를 넌지시 떠보지요.하지만 호크는 세상이 그렇게 많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거절하지요. 호크는 이러한 민감한 문제를 마틴 루터 킹의 연설 당일에, 그것도 가는 도중에 꺼내는 데이지에게 야속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데이지는 데이지 대로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호크가 섭섭하기만 하죠.두 사람의 생각은 각자 살아온 환경만큼이나 달랐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을 갈라놓지는 못하죠.세월은 무심히 흘러... 여사와 함께 평생을 함께 해온 아델라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떠나갑니다.데이지는 장례를 치루며 호크와 슬픔을 나누죠. "아델라는 운 좋게 편히 간 거야."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우정어린 신뢰를 쌓아갑니다.어느덧 아흔 살이 넘어서며... 노쇠해진 데이지 여사는 급기야 치매기를 보이며 호크를 안타깝게 하죠.오락가락하다 정신을 차린 여사는 호크의 손을 꼭 잡고 진심어린 고백을 건넵니다."호크... 자네는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야!"자기 몸 하나 제대로 간수하기조차 어려워진 그녀는 양로원에 들어가게 됩니다.37살의 손녀 딸을 둔 호크 역시 노령으로 운전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죠.그러나 변함없는 우정의 호크는 틈날 때마다 데이지를 찾아가 그녀의 말동무를 해주죠.영화 피날레... 추수감사절, 이미 팔려버린 어머니의 집을 호크와 함께 마지막으로 둘러본 불리는 호크를 태우고 양로원으로 향하죠 데이지 여사는 정작 불리보다 호크를 더 반기며 "자넨 간호원들이나 만나 치근덕거리지 그러나" 라며 아들을 슬며시 밀어냅니다.불리는 그런 어머니에게 여전히 호크하고만 있고 싶어 한다며 씁쓸해 하면서도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위해 자리를 피해주죠.어떻게 지내냐고 안부를 묻는 데이지 여사에게 호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라고 화답하며, "나도 그렇다네" 라는 그녀를 향해 한껏 미소 짓습니다. "그게(최선을 다하는 것) 저희가 할 일이에요."그러던 미스 데이지는 호크에게 물어봅니다."아직도 불리에게 급여 받나?""매주 받지요.""얼마나 받는데?""그건 저하고 사장님의 문제입니다만...""날강도 같으니라고!"한데, '주당 7불 이상 받으면 강도나 다름없다' 며 미스 데이지가 호크를 처음 만났을 때 따지듯 물어봤던 경우와는 그 뉘앙스가 자못 다르죠.서로를 향한 불신과 냉대가 아닌... 모든 걸 이해하고 품어내는, 따뜻함이 짙게 묻어나오는 표정과 말투였던 것입니다.처음에는 주인과 고용인으로 만났지만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공평하게 늙어가는 친구가 된 것이죠.이제 두 사람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알 수 있다는 듯, 아무말 없이 서로를 바라봅니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서로가 곁에 있을 수 있어 죽음도 두렵지 않아 보이죠.이제 둘만이 오롯이 남겨진 식탁에서 호크는 데이지 여사에게 파이를 한 스푼씩 정성스럽게 떠먹입니다.미스 데이지는 이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행복한 표정을 짓지요.유대인과 흑인이라는 소외된 인종에서 오는 교감과 주종의 관계에서 오는 화해할 수 없는 신분의 차이가 서로 엇갈리면서, 두 사람의 우정은 그렇게 크고 작은 오해와 편견을 겪어내며 4반세기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습니다.삶보다는 죽음이 더 가까워진 나이... 생의 마지막 뒤안길에서 모든 것을 서서히 잊어가는 순간에도 결코 잊혀지지 않을, 두 사람의 우정은 화면을 따뜻하게 감싸죠.이 작품으로 62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최고령(81세) 수상자가 된 제시카 텐디와 낙천적인 익살을 보여주는 모건 프리만.점차 처져가는 고개와 허리 각도, 조심조심 내딛는 발걸음, 약간씩 흔들리는 손... 그리고 가늘어져 가는 목소리와 힘이 빠져가는 안광 등, 25년에 걸친 세월의 흐름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그들의 연기 하모니는 가히 완벽에 가깝습니다.미묘한 심리 변화도 놓치지 않는 부루스 베레스포드 감독의 정치(精緻)한 연출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화면을 이끌어내죠.194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를 지켜보는 맛 또한 쏠쏠합니다.페리 코모, 빙 크로스비의 LP판이 등장하는가 하면,흑인들은 가정부나, 운전 기사, 가구 배달원의 블루 칼러로... 또 불리 회사의 사무실 직원은 백인으로 자리하죠.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종도 변화하고,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주요 인물로 나옵니다.호크의 손녀가 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친다고 언급되는 장면 또한 60년대 미국 남부에도 거스를 수 없는 변화가 이뤄졌음을 보여주죠.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는 데이지 여사... 그녀는 부자이면서도 부자로 보이지 않으려 하는, 아울러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서는 병적으로 집착하고, 기독교도인 며느리와 불편한 관계지만 성탄절 행사에는 마지 못해 참석합니다.별스럽지 않게 툭툭 던져지지만 차별에 민감한 유대인의 심성을 내밀하게 드러내주는 설정인 게죠.차별은 언제나 중층적입니다. 차별적 사회에서 내가 차별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차별해야 하죠.“난 저들 편이 아니에요, 난 당신들 편에 속해 있어요” 라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호크에게 냉담하기 이를 데 없을 뿐 아니라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둑으로몰거나 바보 같은 어린애로 취급해 버리고야 마는 데이지 여사의 심리란... 주류 백인 사회에 편입하지도 못하면서 비주류계층에 "난 너희들과 달라" 라고 강조하고 싶은 심리와 비슷한 것입니다.영화는 데이지 여사가 단지 유대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다른 백인으로부터 비하당하는 사례를 보여주죠 호크가 운전하는 차에 있는 데이지를 보고 백인 경찰이 "유대인 할멈과 흑인 운전기사가 같이 있다니 볼만한 조합이로군" 이라며 비아냥대는 시퀀스는, 인종 차별의 시선에서 그녀 역시나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을 나타내줍니다. 살아오는 동안 그녀가 그런 낌새를 몰랐던 건지, 애써 무시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베레스포드 감독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를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을 구분하며 우열을 가리고 차별하려 드는 인간사회의 속성을 노골적이지 않게 언급하고 있습니다.극 중반...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데이지 여사 때문에 서로 옥신각신하던 두 사람의 관계가 한층 성숙됐음을 알려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은 다름아닌 극중 삽입된 아리아죠.데이지 여사가 한가로이 수를 놓는 정경과 함께 봄햇살을 머금은 꽃과 풀향기로 가득한 화면에 흐르는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 1막 '루살카' 의 '달에 부치는 노래'(Song to the moon) 입니다.그들 사이의 우정이 한층 깊어졌음을 은유하고 있는 이 노래는 극 전체의 처연한 비극성과는 관계없이 미려한 선율로 오페라 전체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리아죠.극중 유대인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의 관계는 이 '달에 부치는 노래' 를 통해,오페라 속 루살카와 왕자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처럼 인종과 신분의 벽을 뛰어넘는 우정이 됩니다.1.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1989) 트레일러https://youtu.be/pKRj7QCIXnY퓰리처상을 수상한 알프레드 어리의 동명의 연극을 역시 알프레드 어리가 각색했고, 이를 화면에 옮긴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감독은 이 드라마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힘주어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진정한 인간애가 무엇인지 담담하게 말해주죠.  영화 속 인물들의 성격은 매우 명확하며 극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극명하게 대립됩니다.저마다의 말투와 표정으로 위치를 지키는...성격과 환경, 여기에 피부색까지 다른 데이지와 호크는 자기 삶의 주체이자, 어쩔 수 없는 이방인으로 자리하죠. 극 저변에 깔려있는 성, 나이, 인종, 종교, 신분의 문제는 시대가 켜켜이 떠안고 있는 단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회당에 폭탄이 터지고 사람들은 무시당하며 타인을 향한 조롱의 시선이 분명 존재하지만,  드라마 안으로 성급하게 침입하지는 않지요. 데이지와 호크가 우정이라 부를만한 관계를 완성하기까지 장애물처럼 보이는 겹겹의 문제들은 분명 중요하게 언급되나 시간의 견고함을 무너뜨리지는 못합니다. 아직 말이 대화가 되지 못한 채 데이지의 명령과 호크의 변명으로만 이뤄지던 그때... 충돌하던 말들이 인사를 나누며 조우하는 모멘트는 소박하면서도 급작스러운 환희처럼 찾아오죠.데이지가 호크에게 글을 공부할 수 있는 교본을 건네는 순간, 타인 훑기를 즐기는 시선들과 인종에 대한 세상의 편견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전락합니다. '"이것은 절대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야" 라며 교본을 건네는 데이지는 차라리 귀엽기까지 하죠. 인간이 글을 깨우치며 세상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수월해졌듯 서로에 대한 수용면적이 조금씩 넓어져가는 겁니다.이렇듯, 때로는 거대한 시간에의 순응이 치기어린 반항보다 감동을 주지요. 그 치열함과 상관없이 어느 곳에도 시선을 두지 않고 흐르는 시간의 매정함은 야속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합니다. 시간의 이동을 구경할 요량이 없는 우리에게<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100분 가까이 한 발 물러나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해주죠. 지켜보면 시간의 흐름은 무심한 듯 꽤 친절하게 다가옵니다.데이지와 호크의 '드라이브' 는 시공간을 초월한 산들바람을 일으키고 관객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어깨의 힘을 뺀 채 작은 여행을 만끽하도록 돕죠. 하여 드라마는 압도할만한 하나의 사건이 없음에도 두 사람의 서사로 인해 풍만해집니다. 추상적이고 거대한 관념에 의한 것이 아닌, 사소하고도 구체적인 에피소드들로 이뤄져 있기에 오히려 정서적 몰입을 가능케 해주는 게죠.그들의 동반 여행이 거의 끝났음을 알리는 엔딩 신은 두 관계가 이뤄낸 여정의 결정체로 한없이 따스하게 울려옵니다.2. 드보르작 오페라 <루살카 - Rusalka> 1막 '루살카' 의  아리아 '달에 부치는 노래', Op.114- 체코 출신 소프라노 루치아 포프(체코어로 노래) 스태판 솔테츠 지휘 뮌헨 방송 교향악단: feat.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영상https://youtu.be/h00upnyREF4드보르작은 체코의 전통 설화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서 영감을 받아,인간이 되지 못하고 영원히 삶과 죽음 사이를 떠도는 정령으로 남게 되는 체코판 인어공주의오페라 <루살카>를 작곡했죠.사랑과 동경, 배신과 구원을 담은 이 작품은 드보르작의 음악적 어법으로 해석한 서정적인 선율이 아름답습니다.안개 자욱한 보헤미안 숲과 호수를 배경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물의 요정 '루살카'...루살카는 숲의 정령인 아버지 '보드니크' 에게, 호수에 왔던 인간을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죠. 보드니크는 인간을 사랑하지 말라고 충고를 하지만, 결국 루살카는 숲의 마녀 '예지바바' 를 찾아가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간청합니다. 마녀가 내건 인간이 되는 조건은 두 가지... 목소리를 잃게 된다는 것과, 만약 인간에게 배신당하면 요정과 인간 둘 다 영원한 저주를 받는다는 것이었죠.사랑 때문에 자신의 온 마음을 빼앗겨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루살카는...'돌아다니다 혹시 왕자를 보면 자신의 사랑을 전해달라' 며 애절한 마음으로 '달에 부치는 노래'(Song to the moon : Mesicku na nevi hlubokem) 를 부릅니다.'오, 벨벳빛 하늘의 달님이여,당신은 저 멀리까지 빛을 보내고온 세상을 거닐며인간들의 집안도 내려 보십니다.오, 달님이여,잠시만 제 곁에 머물러제 사랑이 어디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부디 그에게 전해 주세요.은빛 달님이여,한 순간만이라도 그가 나를 꿈꾸리라는작은 희망만으로나의 두 팔은 그를 포옹한다고,이 세상 어디에 계시든그 분을 비추어 주세요.그리고 전해 주세요.여기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고,인간의 영혼이 저를 꿈꾼다면어쩌면 깨어서도 저를 기억할 수도 있겠지요.오 달님, 부디 떠나가지 말아요.'루살카는 마녀의 도움으로 왕자의 사랑을 얻는데 성공하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는 도중에 왕자의 배신으로 그만 영원한 저주와 함께 버림받게 되죠.왕자의 뜨거운 피만이 자신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음에도 아직도 그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루살카는 차마 그러지 못한 채 단검을 호수에 던지고 맙니다.대신 루살카는 죽음의 요정인 '블루디카' 가 되어호수의 심연에 머무르죠.자책감과 절망감으로 괴로워하던 왕자는 루살카를 찾아와 용서를 구하며 다시금 맺어지길 간청합니다.그러나 루살카는 왕자의 입맞춤을 피하며 자신을 안는 것은 죽음의 파멸을 가져오는 거라고 간곡히 이르죠.하지만 왕자는 루살카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차라리 '죽음의 키스' 로 영원한 행복과 평화를 얻겠다고 절절하게 호소합니다.왕자의 진심을 느낀 루살카는 결국 그를 자신의 품에 꼭 안고 입을 맞추죠.뜨거운 포옹 속에 격정어린 키스를 나눈 후...루살카는 숨을 거둔 왕자를 안은 채 호수 깊은 곳으로 가라앉습니다.- 'Canción a la Luna :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https://youtu.be/EBM1VOA3zTk-  요요 마 첼로: 제시 다이너 베네트의 첼로와 오케스트라 편곡https://youtu.be/04fY0XP_3a0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3-25 16:19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새로운 사랑은 자못 다채로운 빛깔의 형상으로 우리 주변을 맴돌죠.그렇게 다가오는... 낯설으면서도 설레이는 신세계의 '판타지' 야말로 단조로운 일상으로 사그라진 너그러움과 여유를 풍성하게 채워줍니다. 나름 편하게 내려놓은 마음가짐은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 하여 누군가를 향한 진심어린 호의까지 발견할 수 있는 안테나를 발달시키죠.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처럼 중의적인 타이틀의 영화를 만든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로맨틱 홀리데이>. 영화의 원제는 '휴가' 또는 '휴일' 을 의미하는 <The Holiday>로, 명확하고 함축적입니다. 연말연시의 풍요로움, 여행지를 향한 설레임, 미답(未踏)의 로맨스에 대한 부푼 열망까지... 우리가 휴가에 기대하는 다양한, 모든 것들을 담아낸 종합선물세트의 제목으로는 제격이죠.<로맨틱 홀리데이>는 두 명의 주인공을 좇는 이중 플롯을 구사합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런던의 '데일리 텔레그래프' 웨딩 칼럼에 글을 쓰고 있는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 분)이죠.안타깝게도... 그녀는 3년간 짝사랑해왔던 재스퍼(루퍼스 스웰 분)가 다른 여자와 곧 결혼한다는 것을, 그것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알게 됩니다. 춥지만 아기자기한, 런던 교외 서리의 예쁜 오두막집에 돌아가 목을 놓아 통곡하는 아이리스.바로 그 시각... 햇살이 내리쬐는, 따뜻하지만 뭔가 삭막한 LA 브렌트우드 집의 아만다(카메론 디아즈 분)가 두 번째 주인공으로 등장하지요.영화 예고편을 제작하는 회사를 운영하며 이른바 잘 나가는 그녀는, 부하 직원이자 연하의 동거남이던 에단(에드워드 번즈 분)이 바람을 피우자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두고 절교 선언을 합니다.이 두 여자의 사정은 왠지 낯설지 않죠. 집이 떠나가라 흐느끼는 아이리스와 울어보려 별별 애를 쓰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는 아만다.6천 마일이나 떨어져 사는 이들 두 여성은 사랑이 없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괜찮다' 는... 지겨운 일상으로부터 탈출해야 할 절체절명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인터넷에 매달려 봅니다. 그러곤, 크리스마스 휴일 동안 집을 바꾸어보는 황당한 계획에 동의하며 충동적으로 서로의 공간을 향해 떠나가게 되죠. 자신에게는 벗어나고픈, 서글픈 '현실' 이지만...아이리스에게 아만다의 LA 저택이, 아울러 아만다에게 영국 시골의 동화 같은 아이리스의 통나무집은, 각자의 삶을 온전히 바꿀 일생일대의 사건, 곧 무엇인가 '꿈'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을 줍니다.하지만 LA에 도착한 아이리스가 아만다의 커다란 집에 환호성을 지르는 반면... 눈 내리는 시골길을 하이힐을 신은 채 가방을 끌고 가야 하는 아만다의 신세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죠. 적어도 아이리스의 꽃미남 오빠인 그레이엄(주드 로 분)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영국 아가씨 아이리스에게 할리우드 황금기의 작가 아서 애봇(일라이 월락 분)과의 만남이 판타지라면, 영국의 어느 날 밤 아이리스의 집 앞에 홀연히 서 있는 그레이엄은 미국 커리어 우먼 아만다의 판타지로 자리하는 게죠.   그렇게... 워커홀릭 아만다와 어수룩함이 친숙한 아이리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맞닥뜨린 '실연의 상처' 였던 겁니다.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새로운 환경, 새로운 관계, 그리고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죠.'성차(gender)' 에 대해 인식하면서 자신의 결함을 깨닫는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나, 잊고 살았던 자신의 진가를 발견하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 Something gotta give>을 통해 이미 시나리오 집필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낸시 마이어스 감독. 그녀의 매끈한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하는 것은 주인공들의 다름 아닌 미묘한 성장담이었습니다. 마이어스는 <로맨틱 홀리데이>를 통해서도 앞으로 찾아올지도 모르는 사랑에 대한 희망을 예의 그 달콤한 방식으로 서술해나가죠.<로맨틱 홀리데이>에서 성장 스토리를 담당하는 주 캐릭터는 아이리스입니다. 먼저, 티가 들어간 그녀의 눈을 불어준...아만다의 동료 영화음악가 마일스(잭 블랙 분)와의 첫 만남에선 거부할 수 없는 인연이 예감되지요."'산티 아나' 바람은 이맘때쯤 다가와 우리를 따뜻하게 해 줍니다. 이 계절풍이 불어오면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다는 전설이 있어요."한데 아이리스의 에피소드에서 돋보이는 것은 다가올 로맨스보다는, 시나리오 작가 아서와의 따뜻한 마주침입니다. 아서는 운명적 조우에 대해 얘기하죠.“한 남자와 여자가 각자 잠옷을 사러 갔어요.남자는 점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난 바지만 사면 돼요’. 그런데, 여자는 이렇게 얘기하죠. '난 윗도리만 사면 돼요’. 그 순간,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게 되죠. 그게 바로 운명의 만남인 겁니다.”아이리스는 화답하지요."셰익스피어는 '여행의 끝에는 새로운 사랑과의 만남이 있다' 고 말했다죠. 정말 특별한 구절로 느껴져요.”그렇게... 아이리스는 거대해진 영화산업의 주변으로 밀려난 아서를 사려 깊게 응원하고, 아서 또한 “왜 자신을 조연 취급해? 당당히 인생의 주연이 돼야 하는데!” 라며 아이리스를 독려해주죠. 덕분에 아이리스는 구질구질한, 그야말로 찌질한 짝사랑을 향한  '병적인 관계' 를 말끔히 정리하고 새 인생을 펼칠 준비를 마칩니다. "​남자에게 상처를 받는 건 늘 내쪽이면서도 내가 잘못한 게 없는지, 혹시 오해한 게 없는지 곱씹어가며 나를 상처 주고는, 그게 다 내 탓인 양 그래 왔어요. 끝까지 착각을 해가면서 말이죠."이 또한 운명일런지요... 아이리스는 푸근한 외모와 따뜻한 유머감각을 지닌 마일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마일스 또한 배신했던 여자 친구와 깨끗하게 헤어지고 운명의 동반자 아이리스에게 향하죠.휴가를 마치고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오르던 아만다...그녀 역시 모든 걸 떨쳐내곤 공항으로 향하던 차를 돌려 그레이엄에게 다시금 달려갑니다.​​두 커플과 그레이엄의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해피 뉴 이어를 연호하며 흥겨운 파티를 하는... 이토록 사랑스러운 영화 < 로맨틱 홀리데이 > 는 해피 엔딩의 막을 내리죠.'사랑하면 눈이 먼다' 는 셰익스피어의 말이야말로 만고불변의 진리일런지요...겉으로는 위풍당당하기 그지없는 아만다의 서사는 아이리스에 비하면 한결 환상적이지만,그만큼 비현실적인 게 사실입니다. 사뭇 우울한 상태에서 휴가 첫날을 마무리하려던 차에 들이닥친 그레이엄과의 모든 일들은, 휴가지에서의 짜릿한 연애에 대해 우리가 상상하던 모든 것들을 충족시켜 주죠. 사랑 앞에서 왠지 머뭇거리며 거리를 두려고 하는 그레이엄... 알고 보니 그는 주말이 돼야 코코아 가루가 묻지 않은 바지를 입을 수 있는, 어린 두 딸의 싱글 대디였습니다.'하면 해서 복잡하고, 안 하면 안 해서 복잡하다' 는 섹스관을 견지해온 아만다.공항에서 체크 인을 하던 아만다는 자신이 만들었던 예고편 식 독백을 떠올리게 되죠."아만다 우즈는 사랑을 원한 게 아니었다. 다만 사랑이 그녀에게 다가왔을 뿐... 아만다, 넌 지금까지 늘 남자를 거부해왔다. 변화를 원하는가? 두려워하는가?"아만다는 그토록 복잡해지는 것을 싫어하고 또 저어합니다만... 그레이엄으로부터 진솔한 사랑 고백을 받으며 완전히 달라집니다." 내 시나리오는 달라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당신이 곧 떠날 거라서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이 짜릿해서도 아니라,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아무튼 당신을 사랑해요!"아만다는 그녀답게 응답합니다." 생각해봤는데 송년의 밤을 함께 못 보낼 이유가 없잖아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인생 좀 복잡해도 괜찮다'. 사실 복잡하면 또 어때요?"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 이후 강해지려고 맘먹으며 15살 이후로 울어본 적이 없던 아만다.그녀가 마침내 눈물을 되찾게 되는 모습은 순수에로의 회귀일 수도 있지만...어쩌면 페미니즘의 발랄한 문제를 제기하는 걸 꺼려했던 마이어스가 극중 아만다의 캐릭터를 통해 홀가분하게 마무리 지으려 했던 것은 아닐런지요.1. <로맨틱 홀리데이 - The Holiday> 예고편https://youtu.be/AhLVOrUYCjILA에서 무료함에 드라이브를 하던 아이리스는 거동이 불편한 동네 노인을 도와주게 되죠.알고 보니 그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한때 이름을 날렸던 유명 시나리오 작가 아서였습니다​​항상 자신감 없어하던 아이리스에게 아서는 진심을 담아 조언해주죠."내가 아가씨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는 줄 아오?" "뭘요? 왜 이렇게 질문을 많이 해서 귀찮게 하냐구요?" "아니에요. 어째서 댁 같은 아름다운 아가씨가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남의 집에 와있는지 의아스럽다오. 그리고 이런 토요일에 나 같은 늙은이와 함께 있는 건지..." "그게...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고 싶어서요. 항상 보던 사람들 한테서요. 모든 사람들은 아니구요, 한 남자한테서요. 떨어져 있고 싶었어요. 예전 남자 친구한테서요, 약혼을 해놓고도 나한테 말도 안 한 친구예요... 죄송해요.""얼간이로군." "사실 그래요. 완전 얼간이예요. 어떻게 아셨어요?" "아가씨를 찼으니까.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오. 영화에서 보면 주연 여배우가 있고, 옆에는 친한 친구 역할의 조연 여배우가 있기 마련이잖소. 당신은 확실히 주연 여배우 감이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당신은 조연처럼 행동하고 있어요.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주인공인 줄 모르고 살아요, 바로 당신처럼 말이죠. 당신을 어서 발견하세요. 그럼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아이리스는 용기를 얻습니다."자기 인생에선 자신이 주인공이어야 하잖아요.전 3년간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아봤지만 시원한 해답을 얻진 못했어요. 선생님처럼 명쾌한 처방은 처음이에요. 정말 예리하셔요."​그날 이후 온전히 달라진 아이리스... 그녀는 LA까지 자신을 찾아온, 하지만 여전히 애매모호(?)한 재스퍼를 향해 후련하게 결정타를 날립니다." 당신은 나를 이용만 해왔어. 하지만 난 당신을 사랑한 죄로 자책만 하며 살았지. 수년 동안을! 나도 놓치기 싫고 결혼도 포기 못한다고? 이 뒤틀리고 병적인 우리의 관계, 드디어 끝났어.기적처럼 정나미가 뚝 떨어졌어. 내 삶에서 빠져줘. 나도 내 인생을 살 거야!"이처럼 낸시 마이어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위트 있는 대사와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세심한 심리 묘사는,그가 감독과 각본을 공동으로 담당하는 연출자이자 시나리오 작가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동시에 성별에 상관없는 공감대를 아우르는 역량이 탁월한 마이어스.그는 이른바 ‘낸시 마이어스 표' 로맨틱 코미디의 또 다른 작품으로 자리할 <로맨틱 홀리데이>에서도, 일과 사랑의 성장 속도가 비례하지 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마치 뜻밖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흐뭇하게 연출하고 있죠.드라마 속 반복되는 일상과 꼬이는 연애 문제로 인해 극도로 우울한 상태에 있는 두 여자에게 '홈 익스체인지' 는 그들의 삶을 회복시킬 수 있는 첫걸음이 됩니다. 이 특별한 휴가를 통해 오랫동안 자신들을 괴롭혀온 기억, 상흔의 애정사 등을 털어내고, 자신들의 인생이 뭔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길 바라는 것이죠. 그리고 낯선 곳에서 예기치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크리스마스에 시작된 기적 같은 사랑 <로맨틱 홀리데이>는 그렇게...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고 떠난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 앞에 놓여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하여,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따뜻한 정감의 영화로 다가옵니다.돌이켜보면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각본),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연출) 등 '여성성' 을 무기로 차별화된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온 노라 에프런과... 낸시 마이어스는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죠. 에프런이 할리우드의 고전영화에 대한 애정을 중요한 설정으로 끌어들이고 고전영화의 위트를 계승하는 대사를 구사했다면, 마이어스는 여성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흥미로운 갈등의 서사로 엮어내는 데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습니다. LA의 영화업 종사자들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킨 <로맨틱 홀리데이>에는 과거 에프런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흔적이 역력하죠. 아이리스는 아서가 권해준 옛날 영화들을 보면서 당시 여배우들의 당당함을 깨닫고, 마일스는 위대한 영화음악가들을 찬양하는 대사를 읊어댑니다. 마일스가 비디오 숍에서 아이리스에게 마이크 니콜스의 영화 < 졸업 > 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뒤편 손님으로 노년의 더스틴 호프만이 카메오로 깜짝 출연할 정도죠.영화 속 주인공들은 설레임으로 '따로 또 같이' 고백합니다."당신을 만난 날... 바로 그 날이 제 생애 최고의 '로맨틱한 홀리데이' 였어요!"2. <로맨틱 홀리데이> 사운드 트랙 - 한스 짐머2-1. 'Maestro'https://youtu.be/SvtaNQw4sGA도입부의 선율은 엔니오 모리코네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테마를 떠올리게 하지요.* <Once upon a time in America> 테마 음악- 엔니오 모리코네 https://youtu.be/-LCAIUamxZ02-2. 'Iris and Jasper'https://youtu.be/53BOemIWyR82-3. 'Dream kitchen' https://youtu.be/hvGs7LgQB7k2-4. 'Separate vacations' https://youtu.be/ACN3kybDHPc2-5. 'Anything can happen' https://youtu.be/9zkSC_NmdKQ2-6. 'Light my fire' https://youtu.be/7HgbiOuwplA2-7. 'Definitely unexpected'https://youtu.be/NYUKqsdBd4o2-8. 'If I wanted to call you' https://youtu.be/Q6IyWJTsws02-9. 'Roadside Rhapsody' https://youtu.be/5Dt9duQ3U0A2-10. 'For Nancy'https://youtu.be/DKzIK8fyu7k2-11. 'Busy guy' https://youtu.be/xvEFQhS0Jo02-12. 'Kiss goodbye'https://youtu.be/8k9sT5SqtUw2-13. 'Verso E Prosa'https://youtu.be/JAXavpdJ-yc2-14. 'The Cowch'https://youtu.be/N1G_7tZvE082-15. 'Three Musketeers'https://youtu.be/vZBIjAtJ1782-16. 'Christmas surprise' https://youtu.be/qaHxEHpeUEU2-17. 'Gumption'https://youtu.be/BWkPIvwawEw<남과 여>를 만든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팬이기도 한 마이어스는 프란시스 레이 스타일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아만다와 그레이엄이 눈 쌓인 아름다운 정원에서 만나는 장면에 고스란히 차용하고 있습니다.<로맨틱 홀리데이>가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달콤한 영화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영화만큼이나 포근하며 정감 어린 음악 덕분일 것이죠.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담당한 한스 짐머는 경쾌한 캐롤과 달콤한 음조의 노래들을 선사하며, 싱그러운 새 로맨스로 충일한 영화의 분위기를 우아하게 조율해주고 있습니다.-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3-01 12:06

국립춘천박물관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RUq2sexYhNypGqbPIDH_tw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은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이하여 집에서도 박물관을 즐길 수 있도록 국립춘천박물관 온라인 해설 영상을 서비스한다. 선사에서부터 근대까지 강원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국립춘천박물관 상설전시실(4종)과 야외전시실, 및 현재 기획전시실에서 개최 중인 특별전 ‘불심 깃든 쇳물, 강원 철불’의 전시 뒷이야기와 관련된 영상이 연휴기간에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또한 최근 3년간 국립춘천박물관은 ‘한국인의 이상향’이라는 박물관 브랜드에 맞춰 강원의 대표 문화유산인 ‘창령사 터 오백나한’,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주제로 여러 차례 특별전을 개최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 함께 제공되는 브랜드실 ‘창령사 터 오백나한, 나에게로 가는 길’, 브랜드존 ‘금강산과 관동팔경’ 온라인 전시 해설을 통해 집에서도 강원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온라인 해설 서비스와는 별개로 국립춘천박물관은 설날 당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 내내 개관하여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2-12 17:45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을 둘러싼 펜스와 철조망@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이 거행될 워싱턴DC는 극도로 강화된 보안 속에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를 떠나 워싱턴DC에 도착해 취임 태세에 들어갔다.바이든 당선인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워싱턴DC 중심구역 내셔널몰에 있는 리플렉팅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행사로 취임식과 관련한 첫 행사에 나섰다.삼엄한 경계 속에 내셔널몰 일대는 폐쇄됐고 취임식장이 마련된 연방 의사당과 인근 주요 도로도 통행이 차단됐다.CNN방송에 따르면 워싱턴DC에는 미국 전역에서 모인 약 2만5천 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이런 규모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약 2배 반가량 많은 수치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를 연결하는 여러 교량이 폐쇄됐고, 이들 다리가 위치한 포토맥 강과 아나코스티아 강 주변은 봉쇄됐다.경호 당국은 워싱턴DC 중심부에 그린존과 레드존을 각각 지정한 상태다. 레드존에는 특별 허가를 받은 차량만 진입할 수 있고, 그린존에는 해당 지역과 관련성이 확인된 차량, 주민, 사업자만 들어갈 수 있다.의사당 주변 그린존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날이 달린 '레이저 와이어' 펜스가 설치됐다.주 방위군은 수 마일에 이르는 철조망을 체인으로 연결해 울타리를 만들었고 콘크리트 장벽도 쌓았다.블룸버그통신은 "지금 워싱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중심지라기보다 군사 기지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전했다.러시아 영문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는 의사당 주변 그린존에 대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바그다드에 조성된 그린존을 연상시킨다"며 "아마도 취임식 날에는 '미니 바그다드'의 미국 버전이 될 것"이라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고 APTN이 보도했다.미 연방 의사당 주변 철책 위에 설치된 '레이저 와이어' [AP=연합뉴스] 워싱턴DC 주민들도 긴장감 속에 취임식 행사 준비를 지켜보고 있다.지역 주민 딜런은 "주 방위군이 시내의 거의 모든 지역을 폐쇄한 것 같다"고 전했다.요크라는 시민은 "이 도시 주변에 이렇게 많은 군대와 경찰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만 매우 기이하게 느껴진다"며 "거의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반응했다.로이터통신은 통상 미 대통령 취임식 때는 성대한 파티가 열리지만 지금 워싱턴DC는 "군인들이 있는 유령도시"라며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치고 2만5천 명의 주 방위군으로 둘러싸인 '무장 요새'라고 전했다.또한 워싱턴DC에 며칠 동안 축하 분위기가 분출했던 이전의 취임식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부연했다.로이터는 주 방위군과 함께 경찰 등 보안 요원들이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면서 이는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폭동으로 촉발된 "전례 없는 작전"이라고 전했다.또 이번 취임식을 앞두고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보안상 제약으로 인해 워싱턴DC에 방문객이 거의 없다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일반인 참석을 제한하는 대신 내셔널몰에 '깃발의 들판'을 조성해 19만1천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을 장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국 전역의 국민을 대표하는 의미를 지닌다.로이터는 "대통령 취임식은 일반적으로 보안 수준이 높은 행사"라면서도 "하지만 올해의 경계 조치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더힐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은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취임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워싱턴DC는 이번 주 내내 초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전했다.

통일경제TV | 전선화 기자 | 2021-01-20 12:46

국가농업유산 완주생강 경관농업으로 봉동읍 신성리에 조성된 봉동토종생강이 최근 수확이 한창이다. 9일 완주군은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완주생강 전통농업시스템 보존위원회에서 봉동토종생강을 수확했다고 밝혔다. 생강캐기 완주생강 경관농업 조성지는 올해 2월 부지를 조성해 지난 4월에 토종생강을 파종했다. 이날 생강수확은 보존회 및 주민, 우석대 학생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0kg 정도를 수확했다. 수확된 생강은 봉동토종생강을 보존할 종자로 농가에 공급될 예정이다.  우석대 학생들 지역천연물(생강) 현장조사 봉동생강은 완주군 봉동읍에서 생산하는 지역대표 농산물로 1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살이 연하고 통통해 육즙이 많고 향이 강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저온저장고 확보가 어려워 정동에 있는 직굴에 저장 현재 봉동지역에서는 244개 농가가, 32ha에서 360t가량 생강을 생산하고 있다. 경관지 정리작업 강명완 봉동읍장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확에 동참해 준 이용국 보존회 위원장 및 회원들과 주민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봉동생강의 우수성을 알리고 옛 명성을 회복해 발전시켜 이를 활용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상제공 : 자연다큐 만경강TV Nature Documentary 이성훈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0-11-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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