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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26일(금) 오후 7시, 27일(토) 오후 5시에 국악연주단의 정기연주회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공연을 선보인다.이번 작품은 400년 전 보길도 어민들의 건강한 삶과 아름다운 사계절을 그려낸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와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한 <오우가>를 바탕으로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연주단의 다채로운 음악과 춤을 더해 동시대 보길도 어민들의 유쾌하고 즐거웠던 일상을 조화롭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프롤로그 “물의 춤”을 시작으로, “서곡 보길도의 아침(잡힌 물고기의 춤)”, “제1악장 봄의 노래(물의 춤)”, “제2악장 여름의 노래(바위 춤)”, “제3악장 가을의 노래(소나무 춤),” “제4악장 겨울의 노래(대나무 춤)”, “제5악장 오우가 합창(달 춤)” 등으로 악·가·무의 총체적인 공연과 더불어 보길도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담은 영상이 함께 어우러진다.또한 이번 정기연주회는 작곡 조광재, 대본 김정수(전주대학교 교수), 지휘 심인택(국립남도국악원 예술감독), 구성연출 이대훈(국립남도국악원 무대감독), 내레이션 김상현(성우) 등이 참여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국립남도국악원의 국악연주단, 무대 전문가, 기획자 등 내부 직원들이 직접 작품제작을 주도하여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작품으로 국립남도국악원의 자체 역량을 선보이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예정이다.국립남도국악원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대비하여 공연 전 발열 체크, 전 관람객 마스크 착용, 객석 띄어 앉기 등 공연 관람 시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안전한 국악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정기연주회 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객석 거리두기 운영을 위해 사전 예약으로 선착순 190명을 모집한다. 공연 시작 전후 진도 읍내와 국악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공연의 활성화를 위하여 12월까지 공연 스탬프 쿠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참여한 관람객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한다.한편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남도국악원 누리집(http://jindo.gugak.go.kr), 또는 전화(061-540-4042, 장악과)로 안내받을 수 있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11-23 15:07

여기, 떠난 이를 기억하는 남겨진 사람의 서사 <트랜짓>이 있습니다.영화는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불안하게 울려 퍼지는 독일 점령지 파리의 거리를 배경으로 시작됩니다.독일군의 대대적인 공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도시 봉쇄가 시작되고, 도망자 신분인 게오르그(프란츠 로고스키 분)에게도 시시각각 체포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죠.그는 나치 비점령지대인 프랑스 비시 정권의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이유로 도피하고자, 다리를 다쳐 생사를 헤매는 작가 하인츠와 함께 기차에 오릅니다. 불안, 초조의 긴 이동 시간 속 지루함을 참지 못한 게오르그는 하인츠가 새로 완성한 원고를 읽죠. 어렵사리 마르세이유에 도착했지만 하인츠의 싸늘한 죽음과 맞닥뜨린 게오르그...그는 검문 요원들의 눈을 피해 바이델이라는 작가에게 아내의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호텔을 찾아가지만 뜻밖에도 그가 이미 자살한 사실을 알게 되죠. ​게오르그는 바이델의 가방을 건네받게 되는데, 그 가방에는 작가의 원고와 아내에게서 온 편지, 멕시코 대사관에서 온 비자 허가서가 있습니다.돈이 궁한 그는 처음에는 그저 대사관에 가방을 넘기고 사례금을 챙길 심산이었죠. 하지만 대사관 직원이 게오르그를 바이델로 착각하는 바람에 많은 것이 원초적으로 뒤바뀌고 맙니다.영사(마티아스 브란트 분)는 바이델의 아내가 이곳을 찾아왔다며, 어리둥절해하는 게오르그에게 미국과 스페인 경유의 비자를 서둘러 받을 것을 권유합니다. 죄송한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게오르그가 응답해보지만... 영사는 출항까지 3주밖에 안 남았다며, 바이델이 맡겼다는 두 개의 비자와 승선 티켓을 건네죠.그러면서 아내의 이름(마리)을 겨우 기억해내는 게오르그를 의심하는 대신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누가 먼저 상대를 잊을까요? 떠난 사람일까요? 남겨진 사람일까요?" 그야말로 엉겁결에 바이델이 되어버린 게오르그... 그는 나는 "아내 마리를 이미 잊었다"는 답으로 대신하며, 아예 작가 바이델로 신분을 위조해 멕시코로 떠나기로 맘먹습니다.하지만 이 모든 계획은 신비로운 한 여자로부터 온전히 틀어집니다. 투숙할 곳을 찾던 게오르그의 등을 반갑게 두드리던 생면부지의 여성(파울라 베어 분)은 그가 돌아보자, 자신이 찾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듯 웃음을 거두고 빠르게 사라지죠. 이후 레스토랑과 멕시코 대사관 등 게오르그가 옮겨가는 장소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검은색 코트에 세련된 구두, 그리고 지친 걸음걸이의') 그녀는 잠시 들렀다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그 와중에 게오르그는 하인츠의 아내 멜리사(마리암 자리 분)에게 그의 죽음을 알리고 그들 부부의 아들 드리스(릴리 바트만 분)를 주기적으로 방문하죠. 게오르그는 천식으로 누워있는 드리스를 위로하며 고장 난 라디오를 수리해줍니다.그런데 고친 라디오에서 게오르그가 어릴 적 어머니가 불러줬던 한스 디터 휘시의 '저녁노래(Abendlied)'가 흘러나오죠. 그는 이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부릅니다."나비는 날아 집에 가고대구는 헤엄쳐 집에 가고코끼리는 쿵쿵대며 집에 가고여우와 기러기, 고양이와 쥐,남편과 아내도 모두가 집에 갑니다                - - - - - - - - -모든 것이 자고 모든 것이 깨어납니다모든 것이 침묵하고 모든 것이 말합니다저녁은 이미 우리 집에 앉아 있습니다"이 자장가 풍의 노래에서는 떠나지 못한 채 남겨진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쓸쓸함과 외로움, 또 애잔함이 짙게 묻어 나오죠.드리스의 병세가 깊어지면서 게오르그는 독일어를 할 수 있는 의사 리차드(고데하르트 기제 분)를 찾아가는데, 뜻밖에도 그의 곁엔 계속 마주쳐온 묘령의 여인이 서있습니다. 리차드는 자신의 아내는 아니지만 그 여성을 마리라고 소개하며, 그녀를 두고 떠날 수 없다고 말하죠. 게오르그는 리차드의 동거녀인 마리가 다름 아닌 바이델의 아내로, 비자를 갖고 있는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이어지는 <트랜짓> 후반부는 마이클 커티즈 감독의 1942년 연출작 <카사블랑카> 프레임을 절묘하게 변주합니다. 물론 절망적인 결말은 완전히 다릅니다만... 게오르그 입장에서는 자기를 바이델이라고 속인 것 때문에 마리를 만날 수밖에 없죠.역설적이게도 이런 '부조리의 우연적 상황' 속에서 마리와의 재회는 '필연적'으로 계속됩니다만... 마리에게 그토록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게오르그의 처지가 은유적 함의(含意)로 품어져 오죠.이런 세리오스 풍의 우화적 상황은 게오르그가 호텔에 체크인하는 시퀀스에서 재현됩니다."단속이 뜨면 빈털터리가 된다"며 일주일치 숙박비 선불을 요구하는 악덕 호텔 여주인을 대하며 체류 허가증이 없는 게오르그는 절망합니다.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야 하는 그는 '이곳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다'며 간청하지만 여주인은 한술 더 떠 그걸 증명해보라고 말합니다.게오르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푸념할 뿐이죠. "그러니까 여기에 머무르려면 여기에 머물지 않을 걸 증명하라는 얘기네요?"페촐트 감독의 <트랜짓>은 그렇게, 제2차 세계대전 시기, 그리고 현재로 이어지는 난민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내가 속한 나라>, <옐라>, <바바라>와 <피닉스>를 통해 그가 꾸준히 천착해 왔던 독일인들의 정치, 사회적 불안에 관한 논의가 <트랜짓>으로 밀도 있게 수렴되고 있는 것이죠. 다만 나치를 피해 도망간 난민들의 도착지가 오늘날의 마르세이유로 조명되는 풍경이 이질적입니다만...이 이질감은 시대를 초월한 유럽의 난민사를 타임 리프트의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트랜짓>에서 난민 문제를 논하는 페촐트 감독의 태도는 사뭇 조심스럽죠. 게오르그, 리차드, 마리 세 사람의 상황을 전하는 방법도 제3자인 내레이터라는 존재를 통해서입니다. 즉, 난민 문제와 관계없는 이를 내세워 주인공들과 거리를 두고, 그의 목소리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는 형태로 상황을 전하는 식입니다. 페촐트는 난민을 '자신의 내부 깊은 곳에 존재하는 정체성'이라고 정의하며,그가 상상한 이미지를 영화 속 게오르그로 형상화했죠.'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영화는 난민인 이 세 인물을 유령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게오르그는 바이델의 신분을 빌려서만 현재의 자리에 머물 수 있고, 마리 또한 그런 게오르그의 주변을 배회하죠. 아이러니하게도 마리는 함께 멕시코로 넘어갈 남편 바이델을 기다리지만 이미 죽은 남편은 마리에게 돌아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배에 올랐지만 끝내 마르세이유를 벗어나지 못한 채 심해 속으로 수장된 리차드에 이르기까지... 세 주인공은 각자 다른 사유(事由)와 방식으로 도피에 실패하죠. 계속 공간을 옮겨가지만 옮기는 과정조차 여의치 않은 신원 불명의 유령들... 영화는 이 세 사람을 통해 아무 데에도 정착할 수 없는 난민들에게로 관객의 관심을 돌리고자 합니다. 페촐트 감독은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을 1940년이 아닌, 현재의 마르세이유로 옮겨 재창조하는 식으로 현시대의 상황을 과거에 믹스매칭 시켰습니다.그는 통행증 한 장으로 삶이 결정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현안이 되고 있는 난민의 문제를 암유적으로 담아냈죠.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모두 독일 사람으로 프랑스에 살면서도 독일군에게 쫓겨 다니는 처지인... 독일과 프랑스 경계의 사각지대에 위태롭게 머무르는 이방인으로 자리합니다.난민을 거부하는 세계와 유령처럼 정처 없이 부유하는 난민들의 비애는 오늘날의 이야기만이 아니며, 따라서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올곧게 따진다는 게 무의미할 것입니다.결국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을 떠나려고 하는 유럽 난민들의 이야기인 <트랜짓>에선 비시간성 아나크로니즘의 묘사, 곧 시대착오적으로 찍은 듯한 느낌의 의도적 연출이 장중 곳곳에 보여집니다만... 영화는, 오늘날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동계 난민들의 실상처럼 현재에도 동일한 일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이는 드리스 가족과 오랫동안 연락이 안 되자 걱정이 된 드리스가 소년의 집을 찾아간 장면에서도 겹쳐집니다.드리스와 그의 엄마는 이미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고... 대신 게오르그는 불안에 떨고 있는 다수의 북아프리카 난민들과 맞닥뜨리게 되죠.이어 화면은 호텔에서 불법체류자가 경찰에게 잡혀가는 시퀀스로 연결됩니다. 체포를 면한 게오르그와 다른 투숙자들은, 처절하게 소리 지르며 압송되는 여성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내레이터는 무심한 어조로 말하죠. "그는 여자가 끌려가는 것을 보았다. 남편과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다들 그처럼 쳐다보고 있었다. 동정심도 없는 걸까. 자신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걸까. (한 중년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한참을 서로 보다 눈을 돌렸다. 그는 왜 모두가 조용한지 알았다. '부끄러움' 때문이라는 걸. "그렇게... 난민을 바라보는 현시대의 뒤틀린 시선을 빗대어 잡아내며, 난민 문제의 과거와 현재를 엮어낸 페촐트 감독의 달란트는 놀랍기 그지없죠.그의 후속작 <운디네>(2020)에서도 합을 맞춘 프란츠 로고스키와 파울라 베어는, 마르세이유를 떠나지 못하며 상대가 떠난 자리를 속절없이 더듬는 게오르그와 마리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연기했습니다. 1. 영화 <트랜짓 - Transit> 트레일러 https://youtu.be/GP05VAC1Q80 1940년대 망명자들의 이야기를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한 작품 <트랜짓>은구 동독 출신 작가 안나 제거스의 나치 치하 망명 체험을 토대로 한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죠.감독 페촐트는 원작이 가진 특징을 살리면서 새롭고 독특한 시각으로 시네마를 직조해냈습니다.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난민들의 이야기를 가져오되, 현재의 도시 모습과 생활의 일부를 차용하는, 곧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는 상황으로 전복시켜놨죠.정황 상 전쟁 중임이 명확하지만 전장의 포화나 총성은 없습니다. 독일 나치나 유태인 수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묘사도 없으며, 심지어 주인공 게오르그는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망명자 신분으로 설정되죠.'떠나기 위해' 마르세이유에서 '떠도는 사람들'의 모습은 게오르그와 소년 드리스의 공놀이 장면에서도 드러납니다.드리스는 게오르그를 향해 연거푸 킥을 행합니다만 그는 모든 슈팅을 막아내죠 게오르그는 "아무리 독일 골키퍼가 최고라지만 어떻게 한 골도 못 넣을 수 있냐" 라며 속상해하는 드리스를 향해 말해줍니다."네가 어디로 찰 지 너무 티 나잖아. 네 오른발 때문에 모든 게 다 보여!"자신들이 진정으로 어디를 가고 싶어 하는지, 또한 어느 쪽으로 가야 되는지 절박함이 있는 난민들... 어떤 사람은 그런 상황을 이용해 돈으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런 과정에서 죽기도 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들은 처음 본 사람들에게도 끊임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필사적(?)으로 들려주고 싶어 하죠. 수십 장의 증명사진을 갖고 다니는 유명 지휘자, 체호프의 단편 속 주인공처럼 개를 데리고 다니는 귀족풍의 유대인 중년 여성(바르바라 아우어 분)이 그러합니다만... 결국 마에스트로는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부인은 게오르그에게 레스토랑에서 최후의 만찬(?)을 선사한 후 난간에서 떨어져 자살하고 맙니다.페촐트는 그렇게, 극 중 유령과 같은 주인공들을 통해 그 어느 곳에도 뿌리를 내릴 수 없는 난민들에게로 시선을 옮겨가며, 동시대의 난제와 질곡의 미스터리를 예리하게 해부하고 있는 것이죠. 영화는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경유지(트랜짓)라는... 해서 또 가야만 하는, 그리고 불안과 기다림의 경유지에서 머무는 삶 자체도 허락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굴레적 상황이 바로 '인간의 삶' 이라는 메시지를 암유하고 있습니다. 도착지가 평생 정주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죽음을 위해 경유하는 곳이라는 슬픈 현실을 말이죠.'마지막 비상 탈출구(Exit)'가 돼버린 마르세이유에서 신분세탁을 하는 게오르그처럼, 출국비자를 위한 필사의 노력과 함께 벌어지는 사건들...감독 페촐트는 공간적 개념인 '경유지 트랜짓)'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자유를 향한 갈망 속 여자와 남자, 산 자와 죽은 자, 또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 사이 복잡 미묘하게 얽히고설킨 관계의 서사를 정치한 솜씨로 풀어냅니다.영화 속에서는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는 난민들의 희망... 그러나 그 희망은 나날이 깎여만 가고, 고통의 시간을 하릴없이 견뎌야만 하는 절박함, 그 끝없는 기다림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지요.뜨거운 간절함이 있는가 하면 포기와 권태, 부끄러움, 무력감이 공존하고 파시즘의 공포가 극에 달한 상황...게오르그는 위조된 신분으로 주변을 속인 채, 유일한 희망인 마리와의 사랑을 꿈꾸며 멕시코에서의 새로운 삶을 원하죠. 그러나 "당신은 누구죠?"라는 마리의 질문에는 끝내 대답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마리는 게오르그를 향해 영사가 그랬던 것처럼 남편 바이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묻죠. "누가 먼저 상대를 잊을까요? 떠난 사람일까요? 남겨진 사람일까요?"게오르그는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그가 신분을 빌린 작가 바이델처럼 누군가에게는 버림을 받았을지라도, 또 다른 상황에서는 게오르그가 드리스 가족에게 했던 것처럼 누군가를 버리고 떠나왔을지도 모르기 때문일 터..."남겨진 사람은 상대를 못 잊는다"는 마리의 대사는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드리웁니다. https://youtu.be/ZzSb_uUTWpc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역사의 중요한 지점에 한 개인을 배치하고, 또 집요하게 관찰합니다. 그는 극 중 죽은 작가 바이델의 원고처럼 살게 되는 주인공 게오르그의 삶을 시종 무채색의 톤으로 들려주죠.살아있다고 믿으며 남편 바이델을 찾아 헤매는 '마리'. 그런 마리와 함께 떠나기를 열망하는 '게오르그'...드라마의 기저에는 '바이델의 글' 이 있고, 그 위엔 바이델로 행세하는 '게오르그의 삶' 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레스토랑 바텐더가 게오르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레이터로 자리하죠."방에서 게오르그는 작가에 대해 생각했다. 그의 마지막 원고를 집었지만 내키지 않았다. 우리 인생은 마치 영화 속 삶처럼 보인다."바이델의 죽음을 통해 유추되는 유럽 문명의 사멸,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감정의 삼각관계, 타자의 죽음과 낯선 국외자들과의 마주침, 불가해한 충동에 사로잡히며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군상 등...페촐트는 이처럼 도피와 탈출을 동력으로 삼는 내러티브의 다각적인 구도를 통해 모든 삶의 서사가 모여져 결국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는 메시지를 정치한 층위의 감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트랜짓>은 <바바라>와 <피닉스>에 이은, 억압된 역사적 시대의 사랑 3부작의 정점으로 우뚝 서죠.장면마다 상황은 지연되고 불투명한 것들로 뒤섞여지는데, 시대와 인물, 사건의 정체가 모두 모호한 가운데에도 환상의 지점에 자리매김케 하는 페촐트 감독 특유의 섬려(纖麗)함은 선명합니다. 하여, 그는 사회적 난제와 시대성 뒤로 오직 사랑이라는 불투명하고 강력한 에너지가 휘몰아치는 시간 속 아우라... 곧 영화가 전할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을 헌사해주죠.2.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Le Carnaval des Animaux)' 모음곡 중 제9곡'숲 속의 뻐꾸기(Le coucou au fond des bois)'- https://youtu.be/bVlnyY3AiFk위트 있는 기지와 날 선 풍자가 번뜩이는 작품인 '동물의 사육제' 모음곡 중 제9곡 '숲 속의 뻐꾸기'는 <트랜짓>에 짤막하게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이죠.게오르그가 드리스의 집으로 가 아이의 엄마에게 남편 하이츠의 죽음을 알릴 때 조용히... 영화의 주색조처럼 '있는 듯 없는 듯'의 센티멘트로 흐르죠.두대의 피아노가 깊은 숲 속의 적막한 풍경을 연주하는 가운데, 클라리넷이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단순하고 아름답게 표현합니다.3.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오페레타 <박쥐 - Die Fldermaus> 중 'Du und Du(You and You)' 왈츠 Op. 367 - 마리스 얀손스 지휘 빈 필하모니커https://youtu.be/Ko06YPp3qqw침울한 어둠의 분위기를 벗어나고자 설핏 비치는  햇살의 헌사랄까요.<박쥐> 2막 속 화려한 빛깔의 폴카와 함께 신나게 어우러지는 이 'Du und Du' 왈츠는 장 중반 그야말로 잠깐 등장합니다.4. 한스 디이터 휘시 'Abendlied' https://youtu.be/GRJNlR9V8T45. 데이비드 번 'Road to Nowhere' - 토킹 헤즈 노래https://youtu.be/LQiOA7euaYA영화 종반부, 게오르그는 마리와 함께 멕시코로 떠나기 위해 바이델의 이름으로 두 장의 배편을 영사관에 요구해 관철시킵니다만... 마리는 그것을 바이델이 돌아온 증거로 오인해서 받아들이죠.마리는 바이델이 배에서 기다릴 것으로 상상하며 달리는 택시 안에서 게오르그에게 들뜬 표정으로 말합니다. “그의 표정을 상상해봐요. 난간에 서 있을 때, 이름을 속삭이면 뒤돌아보겠죠.” 고민 끝에 결국 차에서 내린 게오르그는 곧 뒤따라가겠다고 둘러대며 마리를 홀로 떠나보냅니다. 그러곤 절망감에 빠져 호텔방에 널브러져 있는 리차드에게 배표를 쥐어주며 어서 마리와 함께 멕시코로 떠나라고 이르죠.다음날... 게오르그는 카페에 앉아 얼핏 눈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마리의 뒷모습을 목격합니다.배표를 양보해 억지로 떠나보낸 리차드와 함께 그녀가 배에 승선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여객선 회사에 들러 탑승객 명단을 다급하게 확인하던 게오르그는  멕시코를 향해 떠난 몬트리올호가 기뢰에 맞아 침몰해 전원 몰살됐다는 비보를 접하게 됩니다.그렇다면 게오르그의 눈에 비친 마리는 단지 환상인 걸까요? 혹은 과거의 기억과 열망이 현재에 깃들어 떠오른 것일까요?게오르그는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는(Nowhere)... 낯선 시간의 밀실에서 지나간 시간을 붙잡을 수 없는 사람처럼 보입니다.하여, 목적지 없이 매번 앉았던 카페의 한 자리에서 머무르며 하염없이 기다릴 뿐인 게오르그를 영화 속 내레이터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는 문을 등지고 앉아 문이 열릴 때마다 쳐다보았다.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매번 그는 고개를 돌렸다... 난 그에게 은신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계속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드디어 또 한 번 문이 열리는 종소리가 들리죠. 누가 온 건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희미하게나마 작은 미소를 보이는 게오르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영화는 그 막을 내리죠. 침묵 속에 홀연히 암전(暗轉)되는 화면과 함께 풀어지는 엔딩 크레딧에선 토킹 헤즈의 'Road to Nowhere' 가 흐릅니다.중의적인 타이틀의 이 노래는 발랄하고 밝은 분위기의 멜로디와는 달리, 자못 철학적인 사유의 노랫말을 통해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과 인생의 허망함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죠.'있어야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드라마 <트윈짓> 속 어디로 떠나야 할지 너무도 잘 알지만,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망명객과 난민들의 애타는 심상을 이토록 처연하게 대변할 수 있을까요.전작 <피닉스> 피날레 신의 숨 막히는 반전을 진중한 울림으로 감싸 안는 'Speak Low'처럼 말입니다." 우린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어디 있었는지는 몰라우리는 무엇을 아는지는 알고 있지만우리가 뭘 봤는지는 말할 수 없어우린 아무 데도 없는 곳으로 가고 있어우리는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가고 있어 "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11-02 17:55

전장의 왕, 이성계가 창극으로 다시 태어나 무대에 오른다. 박현규 전라북도립국악원장 전북도립국악원 (원장/ 박현규) 창극단(단장/ 조영자)이 올해의 정기공연작으로 <달의 전쟁 – 말의 무사 이성계>를 11월 5일(금)과 6일(토) 이틀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선보인다. 이 공연은 시대를 대표하는 명인 조용안 명고가 총연출을 맡고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인 윤진철 명창이 작창을 맡았다. 여기에 창작 판소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판소리 창작 그룹 입과손스튜디오가 각색, 연출, 음악으로 참여한다. 두 명인이 오랜 시간 고민해온 판소리의 철학과 깊은 연륜 위에 입과손스튜디오의 통통 튀는 감각을 더해 그간 볼 수 없었던 창극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이성계>를 소재로 한 창극 작품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첫 무대는 2016년 개원 30주년 대표 공연으로 제작한 <이성계, 해를 쏘다>이다. 이성계와 전라도의 인연, 왜구를 퇴치하고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건국하기까지의 실화를 토대로 삼았으며, 권력과 대의명분의 뒤안길에서 고뇌하고 아파하는 인간 이성계의 모습을 그렸다.이어 2017년 <청년 이성계>는 이성계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통해 고려인으로서 자각하는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치열한 자기 정체성의 고민 부분을 보여주었다.이번에 선보이는 <달의 전쟁 -말의 무사 이성계>에서는 섬김의 리더십과 남다른 전술로 역사의 획을 그은 인물이자 고려 최고의 무사였던 이성계의 일대기를 통해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전쟁의 참혹함과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면모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무대이다. 이성계는 한반도에 조선 건국(1392년)이라는 역사적 큰 획을 그었다. 이성계가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정치적 판단을 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패전을 모르는 맹장에서 한 나라를 세우고 왕이 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이성계는 역사적 순간마다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태어날 때부터 온 마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자라난 소년 장수 이성계는 자라서 백전무패를 자랑하는 장수로 성장한다. 빼어난 인품과 리더십으로 군사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며 전쟁을 이어가는 이성계에게 그의 부대 가별초와 애마 유린청은 때마다 큰 위로가 된다. 하나 연일 거듭되는 승전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쁨은커녕,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백성들의 삶과 죽은 군사들의 아까운 목숨을 생각하며 슬픔에 잠긴 밤들을 보낸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전장에 나섰는데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이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한다. <달의 전쟁 - 말의 무사 이성계>는 제목 안에서 제작진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이성계의 면모가 담겨 있으며, 총 2막에 걸쳐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승리를 거머쥐고도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군사들과 백성들을 위해 고뇌하던 인간 이성계의 괴로움을 ‘달’이라는 매개체로 그려낸다. 그가 승리한 전장을 등지고 폐허가 된 마을을 바라보며 과연 ‘누구를 위한 승리인가?’를 자문하는 시간은 이내 백성들을 위한 걸음으로 이어진다.새 아침이 오기 전까지 어두운 시대를 비췄던 외로운 장수와 ‘달의 전쟁’을 함께 하는 또 다른 벗은 그의 명마 ‘유린청’이다. 북방민족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이성계는 말을 잘 다루던 장수로 일곱 필의 명마가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영감을 받아 장수의 외로움을 함께하고, 용기를 북돋아 줄 존재로 ‘말(말의 정령)’을 택했다. ‘말의 정령’이라는 영적인 캐릭터를 극 중에 등장시켜 이성계의 내면적 고뇌를 함께 나누는 존재로 판소리의 성음과 미디어아트로 표현되어 관객과 마주할 것이다. 이 공연은 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범패, 굿소리, 서도소리, 대취타, 군가 등 다양한 음악적 변신으로 그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창극을 만들었다. 핵심 장면으로 가별초의 주제곡인 ‘나가신다’는 전라북도 지리산 일대에서 펼 쳐졌던 황산대첩을 위해 출정하는 가별초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가별초의 진취적인 기상을 한국 전통음악 대취타를 모티브로 하여 표현하였다. 신병의 풋풋한 모습과 가별초의 능청스러움이 대비되는 장면으로 ‘그곳은 군기도’의 군가풍의 노래는 부채만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훈련 모습이 극에 재미를 더한다. 전쟁 후 황폐해진 백성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공감의 노래 ‘어이 가리 너’는 윤진철 명창이 작창한 고제 성음의 소리가 창극단원들의 뛰어난 기량으로 들려준다. 관객들은 미니멀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소리꾼들의 소리와 부채 발림만으로 수백 년 전 이성계가 살아 숨 쉬던 역사 속 현장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작창은 전통 판소리의 미덕과 더불어 특히 전통 판소리 적벽가가 품고 있는 철학을 담아내고자 했다. 수많은 전쟁터에서 죽어나가는 젊은 청년들과 죄 없는 백성들을 연민하는 이성계의 인간적인 고뇌에 주목하여, 그의 승리보다는 그가 경험하는 전쟁 자체와 그의 인품, 군사와 백성들의 희생, 희노애락 등에 집중하여 작창을 하였다.음악은 이성계의 힘찬 기상과 인간적 고뇌 그리고 갈망 등이 음악적으로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선율적 미를 살려 담아내고자 하였으며, 국악기의 색채를 전통적인 국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극 중 인물들과 시대적 배경의 극적인 요소를 현대적인 음악적 색채로 풀어내고자 했다.또한 국악 관현악, 여러 명의 창자가 존재하는 창극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여 풍성한 이면을 그릴 수 있도록 그간 입과손스튜디오가 발전시켜 온 ‘고법의 확장’의 연장선에서 진행되었다. 고법을 기준에 두고 만든 다양한 색채의 음악이 판소리가 가지는 특유의 성음과 말맛을 극대화시키는 데 힘을 보탤 것이다.무대 공간은 공간 자체가 ‘이성계’이며 그의 ‘삶’이다. 전체적으로 사건 중심의 구조이기보다 이성계라는 인물과 그의 삶, 가치관과 기준을 중심에 두었으며, 전통 판소리가 그러하듯이 빈 무대를 가득 채우는 소리꾼들의 소리와 이야기가 순백의 무대에 관객 각각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원형 턴테이블과 그를 가로지르는 경사면, 달과 구름을 형상화한 플라잉 구조물은 그러한 상상력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영상과 조명을 활용했다. 미니멀한 무대 위 구조물들은 장면에 따라 다른 형태로 구현되면, 이를 통해 이성계가 건너왔을 수많은 시간과 그 안의 고뇌들을 변화무쌍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창극단> 김도현 이성계 박현영 한월 이세헌 이지란 이충헌 처명 이성계 역을 맡은 김도현은 2015년 입단과 동시에 굵직한 배역을 담당해 왔다. <이성계, 해를 쏘다>의 이방원 역, <청년 이성계>의 최유 역으로 열연한 바 있으며,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전주대사습 아쟁 장원, 경주 신라문화재 아쟁 대통령상, KBS 국악경연대회 판소리 장원,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차세대 스타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박현영은 <청년 이성계>에서 이성계 역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이번에는 한월 역으로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한월은 이성계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소환한 자신의 젊은 영혼으로, 백성을 살리기 위해 전장을 나섰던 이성계의 초심과 패기 넘치던 젊음을 간직한 존재다.이성계의 양 옆을 든든히 지키는 두 명의 장수 지란과 처명역에는 이세헌과 이충헌이다. 이지란(퉁두란)은 활을 잘 쏘던 여진족 출신 무사로 전장에서 이성계가 보여준 활 솜씨와 리더십에 홀딱 반해 아우를 자처 했고, 처명은 가별초의 포로로 잡혀 죽음의 위기를 마주했었지만, 그의 뛰어난 지략과 전력을 알아본 이성계의 눈에 들어 이성계의 왼팔로 전장에 함께하게 된다. 말의 정령 역에는 김정훈(국립국악원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1등 상), 고승조(장수논개 전국판소리 경연대회 일반부 대상)이다. '말의 정령’은 실제로 무 대위에는 등장하지 않는 무사 이성계의 애마 유린청의 정신을 캐릭터화 한 것으로 이야기 속에서 가야 할 곳을 잃은 이성계가 올바른 신념과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끄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창극단> 최경희 점쟁이 아낙 김정훈 말의 정령, 군사4 고승조 말의 정령 분이 <창극단> 최현주 하인 차복순 하인2 배옥진 하인3 <창극단> 유재준 군사1, 정찰병 김성렬 군사2, 대신3 박건 군사3, 대신2 고양곤 대신1, 홍건적 수장 <창극단> 김광오 대신4 김세미 북방아낙1 박영순 북방아낙2 최삼순 북방아낙3 <창극단> 장문희 북방아낙4 김춘숙 백성들 문영주 백성들 박수현 백성들 <창극단> 한단영 우왕 이연정 단무장 <객원-소리> 이재학 군사5 김원곤 군사6 박태빈 군사7 이성현 군사8 유휘찬 군사9 <객원-아역> 이연서 마을아이1 김서인 마을아이2 윤지유 마을아이3 윤서준 마을아이4 <무용단> 지도위원 김지춘 단무장 이은하(부수석) <무용단> 배진숙 수석 김혜진 수석 박현희 수석 최은숙 부수석 이윤경 부수석 <무용단> 김윤하 양혜림 오대원 천지혜 박근진 <무용단> 이현주 부수석 이종민 부수석 백인숙 강현범 송형준 <무용단> 신봉주 노태호 윤시내 이유준 박지승 <객원-뮤용> 손동근 박경무 최원준 박현준 <객원-무용> 박진성 김승태 방주련 이재영 <객원-무술(지무단)> 김윤정 소현 성준용 <객원-무술(지무단)> 은용환 정성빈 김은비 <객원-무술> 박종원 김려울 김정호 최명길 그 밖에 쟁쟁한 실력의 소리꾼들이 총출동한다. 점쟁이 아낙 역에는 최경희(서울 전통국악경연대회 일반부 대상), 하인 역에는 최현주(박동진 판소리 명창·명고대회 명창부 대통령상), 차복순(임방울국악제 명창부 대통령상), 배옥진(송만갑 판소리·고수대회 명창부 대통령상) 등 그 외 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 객원 110여 명이 출연한다. <관현악단> 지휘 권성택 단장 <관현악단> 지도위원 대금 이항윤 단무장 황승무 악보계 조용오 <관현악단> 대금 박상후 부수석 서정미 박신의 <관현악단> 소금 최신 <관현악단> 피리 박지중 부수석 손순화 안혜숙 이재관 <관현악단> 가야금 박달님 수석 김정연 백은선 김정은 <관현악단> 태평소 서인철 <관현악단> 거문고 안은정 부수석 최소영 김두향 <관현악단> 해금 고은현 수석 김나영 심수아 심재린 <관현악단> 아쟁 박인정 수석 김수진 부수석 강택홍 <관현악단> 신디 박덕귀 <관현악단> 타악 장인선 수석 김인두 부수석 박진희 차상윤 <객원-연주> 더블베이스 허진호 신디 문경환 생황 배재현 팀파니 채승기 글로켄슈필 김재훈 창극 <달의 전쟁 – 말의 무사 이성계>는 우리 지역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작진들이 모였다. 원작은 우리 지역의 정세량씨가, 총연출은 조용안 명고가, 작창은 윤진철 명창이, 작곡은 강상구, 이향하가, 편곡에는 강상우가, 지휘에는 권성택(관현악단장)이, 안무에는 채향순 교수가 맡았다. 여기에 입과손스튜디오+α의 공동창작 방식을 적용한 다섯 분의 연출(이향하, 이승희, 김홍식, 유현진, 김소진)이 각색, 연출, 음악을 겸한다. 제작진1 조영자 창극단장(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대통령상)을 필두로 조용안 명고가 총연출을 맡았다. 조용안 명고는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을 역임하였으며, 전국고수 대회 대통령상을 수상, 전북 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 장단 보유자이다. 현재 전북국악협회 이사와 청산고법보존회 대표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조용안 총연출은 “창극 연출은 처음이라 적지 않은 부담과 설렘이 있었지만, 극장 구조의 정형화와 연기 형식의 고전적 답습 문제로 질적 성장을 이룩하지 못한 지금의 형태가 아닌 판소리의 뛰어난 전통적 예술성을 더욱 드러내어 한국 고유의 독창적 공연양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진2 대본은 정세량(이성계리더십 센터장)의 원안을 바탕으로 입과손스튜디오가 썼다. 입과손스튜디오(이향하, 이승희, 김홍식, 유현진, 김소진)는 오랜 기간 판소리 창작 작업을 이어 온 소리꾼과 고수, 프로듀서가 모인 작업 공동체이다. 판소리가 가진 예술적 요소들을 선택적으로 확장, 변형하는 작업과 연구를 통해 ‘판소리 창작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판소리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판소리 창작그룹이다. 제작진3 작창의 윤진철 명창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이다. 전주대사습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KBS국악대상과 한국방송대상 국악인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공연기획 프렉탈 대표이며 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제작진4 작곡은 강상구와 이향하(입과손스튜디오)가 참여했다. KBS국악대상 작곡상 및 대한민국 작곡상을 받은 강상구는 2018 평창 패럴림픽 개, 폐막식 작곡·음악감독을 비롯해 세계군인올림픽 개막식 작곡·음악감독으로도 활동했다. 국악관현악뿐만 아니라, 창극, 연극,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다수 작곡했으며,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향하는 공주 박동진판소리명창명고대회 고법부문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판소리 <사천가>를 비롯해, <억척가>, <동초제 춘향가_몽중인> 등과 뮤지컬 <서편제> 그리고 창극 <만복사 사랑가>, <내 이름은 오동구> 음악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입과손스튜디오의 대표이다.안무의 채향순 교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제97호 살풀이, 무형문화재 제20호 살풀이춤 이수자이다. 대한민국 무용대상 대통령상 및 전국전통공연예술경연대회 종합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중앙대학교 무용전공 교수로 다양한 작품의 안무와 출연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현규 전라북도립국악원장 박현규 원장은 “<달의 전쟁 -말의 무사 이성계>는 전북에 깃든 이성계의 발자취를 찾아 그간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이성계의 인간적 면모와 무사로서의 품격을 담았다”면서 “이성계를 새롭게 각인시킬 수 있는 전북도립국악원 브랜드 작품으로 사랑받길 바라면서 제작에 임했다”고 말했다.1주일 전부터 홈페이지(www.kukakwon.jb.go.kr)를 통한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예약을 하지 못한 관객을 위해 공연 당일 1시간 30분 전부터 현장 좌석권을 선착순 무료 배포한다. 제작진5 제작진6 제작진7 한편 이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시행하며, 추후에 전라북도립국악원 국악!! 똑똑!! TV에서 다시 볼 수 있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10-31 13:04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고창문화의전당, 부안예술회관과 공동 제작하는 <태권유랑단 녹두> 공연이 오는 11월 6일(토) 오후 2시,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고창문화의전당 11월 18일(목) 오후 4시, 7시 30분, 부안예술회관 11월 27일(토) 오후 2시, 6시에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도내 문예회관들이 지역 간 균형 있는 문화발전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제고하자는 취지로 시도한 교류사업의 하나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 문예회관·예술단체 공연 콘텐츠 공동 제작·배급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품이다. <태권유랑단, 녹두>는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전북의 특화된 소재와 예술단체가 보유한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창작한 새로운 태권 소리극으로 지역 문예회관들과의 공동사업인 만큼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중심축으로서 공공성 역할을 강화하고 공연예술 생태계 복원에 기여하는데 큰 목적을 두고 있다.태권도와 전북의 소리가 결합해 새로운 장르로 탄생한 태권 소리극 <태권유랑단, 녹두>는 전라북도를 담은 ‘1894, 동학농민혁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더해진다.태권도의 각종 품새와 겨루기 동작,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고난도 격파에 아이돌 그룹 같은 칼군무까지 흥미로운 볼거리로 구성되어 있다.또한 농악, 국악 장단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해 남녀노소,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관람 포인트는 ▲역사 속 인물로 펼치는 21세기 현대판 캐릭터 열전 ▲동학의 불로 집중시킨 역사 판타지! 천 개의 촛불 연출 ▲오색 판타지! 시대를 그린 음악과 안무 ▲입체적 음향 시스템과 영상 기술을 통한 공간 연출 ▲글로컬리제이션 시대가 만든 한마당 태권 소리극 등이다.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 선수들과 퓨전국악실내악단 ‘소리愛’, 고창농악보존회, 하이댄스퍼포먼스 등 각 지역 예술단체들이 참여하고 태권도와 국악, 농악의 신명이 더해져 세계적인 한국의 무예와 전통의 소리를 조화롭게 표현하며, 각 장르가 추구하는 예술성은 다르지만 관객과의 교감과 소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공연의 연출을 맡은 오해룡 연출가는 “시공간을 초월한 듯 과거에서 미래까지 극의 빠른 전개에 맞추어 장면의 전환 기술과 특수조명 및 음향, 미디어아트 효과를 덧입혀 판타지적인 요소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고 말했다<태권유랑단, 녹두>는 태권도가 결합된 퍼포먼스로 치열한 전투를 다이내믹하게 표현해 관객들에게 역사적 정보와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063-270-8000로 하면 된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10-28 15:45

'소녀, 가족, 상실, 그리고 복수와 용서... 딜레마' 여기, 무심한 듯 강인하게 어른이 되는 과정의 연약함... 그 뜨겁고도 차가운 성장의 서사를 담은 드라마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이 있습니다.영화의 오프닝 신은 작품 전체를 감싸는 흑백의 시(詩)처럼 풀어집니다. 주인공 소녀 자허의 차분한 내레이션과 함께 도살장에 갇힌 소들의 모습이 행갈이를 하듯 이어지는 장면이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끈에 묶인 소와 소녀를 오버랩시키는 이 대목은 흑백으로 화면을 꾹꾹 눌러 담았음에도 바깥에 자리한 세상의 폭력과 슬픔을 선연히 감지시킵니다.무엇이든 빠르게 흡수하고 적응하는 미성년의 특권은 절망 앞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죠. 인생의 중심을 잃은... 자기 몫의 불행에 어느새 체념한 것처럼 자허(등은희 분)의 얼굴은 늘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소녀의 평범했던 삶은 3년 전 엄마가 살해당한 후 처참하게 주저앉았죠. 도축장의 육류 배달업자로 일하는 아빠는 늘 술에 절어 사는 알코올 중독자가 됐고, 자신은 친구들로부터 가축 냄새가 난다며 왕따를 당합니다. 풍족하진 않았어도 항상 긍정적이고 따뜻하게 가족들을 감싸주며 삶의 그루터기가 돼주었던 엄마는, 이젠 행복했던 기억으로만 남아... 어린 자허에게 헤아릴 수 없는 상실감을 안겼죠.더 이상 친구도 희망도 없는 자허는 유일한 가족으로 남은 아빠와도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지 않습니다.외롭고 무기력해진 그녀는 수치심과 불공정에 맞서기 위해 본인만의 도덕규범을 형성하죠.그렇게... 남루한 삶을 이어가던 자허는 14살 생일을 앞둔 어느 여름날, 아버지를 따라 간 자동차 정비소에서 엄마를 죽인 소년범 유레이(이감 분)를 목격하고, 그만 싸늘하게 얼어붙어버립니다. 법정에서 4년 형을 선고받았던 유레이를 본 적이 있는 자허는, 그의 때 이른 출소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노하고 또 다짐하죠. "난 절대 못 잊어. 그 애가 살아있는 한..." 소년원에서 있어야 할 유레이가 충분한 죗값을 치르지 않은 채, 밖을 활보하고 다니는 걸 마냥 지켜볼 수 없던 자허는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해보지만... 곧 '돈' 이라는 차가운 현실의 벽에 막히게 됩니다.영화 오프닝 시퀀스에서 자허가 나직한 내레이션을 통해 짚었던 그 '넘을 수 없는 벽' 과 말이죠.너무 공평하지 못하다는 자허의 울부짖음에 변호사는 냉정하게 대꾸할 뿐입니다. "살아갈수록 불공평에 익숙해져야 돼!"소년수라 감형돼 세상 속으로 좀 더 일찍 나올 수 있었던 유레이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을 배우며 지내고 있었죠.그날부터 복수의 일념으로 유레이의 뒤를 무작정 쫓던 자허는 유레이와 그를 둘러싼 주변 친구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출소 후 누구에게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내던 유레이였음에도... 처음 보는 자허에겐 운명적으로 끌리듯 게임을 같이 하자거나, 밥을 함께 먹으러 가자는 식의 호의어린 손길을 먼저 내밀죠.하여 원했든 원치 않았든... 자허는 유레이와 가까워지며 그가 갖고 있는 상처를 알게 됩니다.자허가 유레이의 무리와 어우러지는 모습은 그녀가 급우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초반 장면과 명백히 대조되죠. 마치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보이는 소녀의 모습은 사뭇 혼란스럽게 다가옵니다. 자허는 지금 복수심에 사로잡혀 위험을 무릅쓰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을 자학적으로 즐기는 것일까요...돈 많은 남자와 재혼한 유레이 엄마는 돈으로 엄마 노릇을 대신하려 하지만, 유레이는 그런 어머니를 멀리합니다. 교과서를 보면서 흐릿하게나마 진학의 꿈을 꾸던 유레이는, 자허에게 "내 삶이 우연히 기차를 탄 뒤 거대한 사건에 휘말린 영화 속 주인공 같아" 라고 고백하죠.머릿속엔 온통 엄마의 복수 생각뿐이었던 자허였음에도, 막상 착한 성정에 가엾어 보이기까지 하는 유레이와 맞닥뜨리면서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허는 유레이와 그 친구들과 어울려 정비소에 맡겨 놓은 고객의 차를 몰래 타고 근교 물가로 드라이브를 떠나 즐거운 한때를 보내죠. 이 시퀀스는 아파트를 포기하고 장만한 아빠의 트럭으로 온 가족이 행복하게 드라이브하는 영화 중반의 플래시백 장면과 암유적으로 교차됩니다만...물놀이 하는 친구들을 바라보던 유레이는 뜬금없이 얘기합니다. "이 세상에 혼자만 남겨진 기분 느껴본 적 있어? 물속에서는 딱 그런 기분이야..."그러던 유레이는 SNS 프로필 사진의 의미를 묻는 자허에게 선문답처럼 설명해주죠."한 청년이 기차를 타게 되는데 세 가지 경우를 보여줘. 첫째, 청년은 기차를 탔고 한 단원을 만나서 정부에 취직해. 둘째, 청년은 기차를 놓쳤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감옥에 가게 돼. 셋째, 청년은 기차를 놓치는 바람에 동창과 재회하고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돼."이 대답은 선택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유레이 자신과 자허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요.한데, 유레이는 느닷없이 나타난 정비소 사장에게 고객 차의 무단 사용을 들켜버리죠.결국, 어렵게 마련된 갱생의 일터에서 그만 쫓겨난 유레이는 그 사건 이후 잠적해버립니다. 그의 거처를 알기 위해 자허가 찾아간, 폐암 말기의 소년원 교화학교 선생님은 얘기해주죠."입소한 아이들 중 절반은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소년원으로 되돌아오지. 나머지 반은 교화되지만 완전히 새사람이 되는 건 운에 달려있어."선생님의 도움으로 유레이를 다시 만난 자허는 결국 엄마의 복수를 위한 칼을 들게 됩니다.하지만 유레이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자허에게 복수의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주고 그녀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죠.뒷머리를 다듬어 달라며 자허에게 면도칼을 쥐어 주거나, 자신이 일하는 현장을 보여준다며 고층의 공사장 옥상에 함께 올라가 자허가 살짝 밀기만 해도 추락할 수 있는 난간에 위태로이 서있는 식으로 말입니다.그럼에도 자허는 계속해서 버벅거립니다. 또 마냥 허둥대죠. 급기야, 의도했던 대로 유레이를 물에 빠트려 익사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그에게 구조당한 꼴이 돼버린 자허...기진맥진해 강변에 널브러진 채, "엄마 복수라면 제대로 좀 더 버티지 그랬어?" 라고 내뱉는 유레이의 푸념에, 자허는 "난 또 다른 네가 되고 싶지 않아" 라고 응답할 뿐입니다.<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그렇게, 어른의 부재 속에 순수를 시험당하는 소녀의 위기를 조용하지만 끈질긴 집중력으로 짚어냈죠.이윽고 화면은 차분하게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트를 타는 자허를 비춥니다.엄마에게 너무 무섭다고 하소연하며 끝내 포기했던 3년 전의 자허가 아니죠. 그만큼 소녀 자허는 강해진 겁니다.그러고 보니 영화 초반부 화면은 학교 복도에 붙여진 마리 퀴리 여사의 명언을 조명했었죠."노력하면 강해지고, 강해지면 기회를 얻는다."우리는 슬며시 미소 짓게 됩니다. 엄마가 떠나간 후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던 아빠의 트럭도 이제 깨끗하게 닦여져 있는 걸 마주하며 말이죠.하여 홀로 이뤄낸 성장이 여전히 외롭고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자신을 묶은 복수심의 줄을 끊어낸 소녀가 유달리 홀가분한 표정을 짓는 마지막 순간을 긍정하고 싶어집니다."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야" 라고요.마침내 영화가 향해가는 최종 교차로엔 소년과 소녀의 얼굴이 나란히 자리합니다. 유레이는 자허에게 작별을 고하며 혼잣말처럼 얘기합니다. " 공부하는 머리 쪽보다는 단순히 몸으로 부딪히는 육체노동이 내겐 더 맞는 거 같아. 공사 팀과 함께 남쪽 건설 현장으로 떠나기로 했어."그러곤 무연스레 덧붙이죠. " 차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200미터 정도 되네. 만약 내가 살인을 저지른 그날, 그냥 200미터를 도망갔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모습였겠지..."유레이는 에둘러 고백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네 엄마를 살해했던 바로 그 때, 나에게도 충분한 시간이 있었더라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그렇게...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조용히 그 막을 내리죠.신예 저우 쑨 감독은 복수극 형식의 이 드라마를 통해 혼란스럽고도 아름다운 성장의 서사를 섬세한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유레이에게 복수해야 한다는 마음과, 유레이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자허 안에서 뒤틀리며 충돌하는 과정을 빗대어, 영화는 마치 이러한 복잡한 상황이 '성장기의 통과의례' 라고 말하는 듯 하죠. 딸의 학비 마련을 위해 다시 프로레슬링을 시작한 아빠가 후배와 코치에게 모멸당하는 상황을 몰래 지켜보던 자허...소녀는 늦은 밤 아빠에게 레슬링을 배우며 아빠의 상처를 끌어안게 됩니다. "왜 갑자기 레슬링을 배우려 하냐" 라고 묻는 아빠를 향해 자허는 "강해지기 위해서" 라고 답합니다만...결국 성숙이란 내면의 욕구를 다스리고 타인에 대한 포용을 늘려나가는 일이라고 영화는 애써 말해주고 있는 것이죠.이토록 증오와 복수심에 압도당한 소녀가 뜻밖의 이해와 용서를 배우기까지...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사춘기 소녀의 극단을 오가는 내면이 고통스럽게 재편되는 과정을 유려한 시선으로 스케치해나갑니다.보통 사람들의 비극이란 대개 밖에서 보자면 결국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피해자의 내면에는 기록적인 폭풍우가 휩쓸고 지나가 흔적을 남기죠. 어떤 것은 형체도 없이 떠내려가고 또 어떤 것은 굳건히 남은 채로 조용히 새 삶이 시작됩니다.술독에 빠져 사는 아빠는 자허가 14살이 다돼가도록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모르죠.한밤중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채 길거리에 쓰러져 있지만 않았다면... 찾으러 나선 엄마가 변을 당하지 않았을 거라며 자허는 아빠를 내내 원망합니다.영화 초반부, 자허가 수영장에 들어가자 학급 아이들이 모두 입수를 거부하는 장면이 있죠. 자허가 악취로 가득한 더러운 존재인 양, 나아가 깨끗한 물까지 더럽히고 말리라는 양, 아이들은 자허에게 오염의 두려움을 드러냅니다. 표면적으로는 자허가 육류 배달업자의 딸이기 때문이겠지만 기구한 사연 곁에 머무르기를 꺼려하는 인간의 본능이 13살 남짓한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게 불거진 것이죠. 추락과 슬픔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고 도망간 타인들에게 자허는 양동이 가득 받은 붉은 물감을 수영장에 뿌려 통렬하게 응징합니다."날 잡아줄 그 무엇은 아무 것도 없어. 오직 나 자신 밖에"세상의 끝에 위태롭게 서있는 것만 같은 자허의 무표정한 모습은 장중 내내 우리들의 맘을 아프게 울려옵니다만...푸른 수영장에 튄 검붉은 핏물같이, 엄마의 죽음이라는 느닷없는 불행에 오염된 소녀는 자신을 어떻게 정화해야만 할까요.영화는 성장의 동력을 상실감과 복수심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타락이 아닌 정화의 과정으로 인물을 데리고 갑니다. 자허는 가해자 유레이에게서 자신을 향한 남다른 진심을 느낀 후, 복수심만큼이나 강렬한 자기 안의 믿음을 따라보기로 맘먹죠. 그의 선함을 알아본 자허가 감정이 아닌 이성을 다듬어가는 과정은 자못 미덥습니다. 보통의 성장영화가 서사적 파국을 위해 인물의 실수나 결함을 극단까지 몰아붙이곤 하는데 반해, 저우 쑨 감독의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청소년을 미성숙한 통제 불능의 존재로 바라보는 대상화를 냉정하게 경계하고 있죠. 일탈하거나 망가뜨리고 싶은 자신과 성찰하는 자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의 시간이야말로 성장영화가 엿보아야 할 중요한 틈새일 것입니다. 이처럼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제목이 품은 대비만큼 극단을 오가는 내면의 에너지를 팽팽하게 조율하며 성장의 장력에 맞서죠.복수와 용서의 감성이 치열하게 뒤틀리며 교차되는 시퀀스는 사뭇 혼돈스런 질문을 던지며, 격렬하게 일렁이는 여운 또한 남깁니다.인물의 심리는 화면의 빛깔로 고스란히 새어나옵니다. 저개발 지역 뒷골목의 리얼리티에 살인과 복수를 다루는 범죄 장르의 모티브를 입힌 영화임에도... 육중한 현실의 기둥만큼이나 찬란한 기억의 기둥 또한 굳건히 버티고 서 있죠.저우 쑨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자허가 엄마를 생각하는 장면은 반짝반짝 빛이 부서지는 것처럼 보인다” 라고 썼을 정도로, 자허와 엄마가 함께 했던 순간들을 아름답게 재현해 몽타주의 주재료로 활용했습니다. 도축장의 피와 도시의 붉은 네온사인, 자허의 빨간 책가방처럼 현실은 주로 불길한 어둠과 붉은빛으로 묘사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엄마와의 추억은 자연광을 극대화해 밝고 서정적인 톤으로 꾸렸죠. 힘겨운 성장통의 서사는 그렇게 시각을 넘어 감촉으로 와 닿습니다.1. 영화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트레일러 - https://youtu.be/33pNshzcZgo방황하고 의심하고 탐색하며 여름을 보내는 소녀의 한때를 잘 짜인 이야기 구조로 포착해낸 신예 감독 저우 쑨.그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긴장감 넘치는, 놀라운 완성도의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을 탄생시켰죠.무엇보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자신의 엄마를 죽인 소년을 만나게 된 소녀의 모습을 그린 강렬한 소재와 소녀와 소년의 극단적인 관계성은 스토리에 대한 흥미로움을 고조시켜줍니다.영화는 주인공 소녀 자허가 이성적으로 계속해서 자신을 컨트롤하며 유레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하는 본능, 엄마의 죽음을 스스로 받아드리고 이겨내는 방식, 또 미성년자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반응, 그리고 아빠와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 나가는 성장의 과정 등을 시종 정치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죠.이렇듯, 청소년 범죄사건을 중심에 두고 미성년의 치열한 성장담을 펼치는 영화<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4:3 화면 속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 또한  돋보입니다.회화에서 영화로 전향해 이 장편 데뷔작을 만든 저우 쑨 감독은 보색을 활용한 과감한 조명과 자연광을 극대화한 촬영을 통해 서정성을 극대화했죠.- https://youtu.be/jbbW3cZmjzA저우 쑨 감독은 실제 사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어느 중년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나 범인이 정신질환자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사건이 있었죠. 피해 여성의 딸이 온라인 사이트에 댓글을 쓰면서 사건이 알려졌고, 이후 가족들은 엄청난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고 빚을 갚아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당시 온라인상의 누군가가 14살 미만은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없다고 일러주자 소녀는 한동안 가해자를 미행하면서 그에게 휘발유를 뿌리려 시도했으나 결국 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결말이죠.“마음 깊숙이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을까, 그리고 무엇이 소녀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했을까” 를 깊이 생각했다는 저우 쑨 감독.그는 이름 모를 소녀를 위해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의 시나리오를 썼고, 이어 미성년의 치열한 성장담과 동시대 중국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일상사를 엿볼 수 있는 독립영화로 직조해냈습니다.저우 쑨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이언 매큐언 작가의 소설처럼 아주 하드코어한 스토리를 가볍게 써서 독자에게 신선하고 부드러운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라고 말했죠.이어 "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을 통해 이런 부분을 시도해 보고, 관객분들이 환경보다는 인물에 더 집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4:3 화면 비율을 사용해봤습니다" 라고 밝혔습니다.지난해 제22회 서울국제영화제는 저우 쑨 감독에게 감독상을, 제23회 상하이국제영화제는 배우 등은희에게 신인여우상을 안겨주었죠.누구에게나 한번쯤 아로새겨진 열병의 계절, 그 여름 한철 동안 난생처음 느끼는 감정에 취해 배회하는 사춘기 시절 소녀의 모습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잔상으로 남아 일렁입니다.2. 영화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뮤직 비디오 - 등은희 노래https://tv.kakao.com/v/419924529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10-05 13:27

군산시는 고군산군도 해양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방축도 출렁다리’를 오는 15일 정식 개통한다고 1일 밝혔다.방축도 출렁다리는 고군산군도 끝자락인 옥도면 말도리에 위치한 5개 섬 ‘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를 잇는 4개의 인도교 중의 하나로, 사업비 17억 원을 투입해 설치한 길이 83m의 인도교다. 무인섬인 광대도와 유인섬인 방축도를 연결한 출렁다리는 동백숲길과 곳곳의 작은 해변 산책로와 어우러져 트레킹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다리 위에서는 고군산군도의 명물인 독립문바위를 조망할 수 있다. ‘말도~명도~방축도 인도교‘ 전체사업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방축도 출렁다리를 우선 개통하며 인도교 사업을 홍보하고, 관광객 유치 및 모니터링을 실시해 전 구간 개통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말도~명도~방축도 인도교 개설사업은 유인섬(말도·명도·방축도)과 무인섬(보농도·광대도)을 포함한 5개 섬을 4개의 순수 인도교로만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사업으로서 △제1교 말도~보농도 308m / △제2교 보농도~명도 410m / △제3교 명도~광대도 477m / △제4교 광대도~방축도 83m / 전체 총길이 1278m의 인도교 사업이다. 지난 2017년 11월 착공한 이 사업은 현재 6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2년 6월 제1교와 제2교를 동시에 개통할 예정이며, 오는 2023년 6월에는 전구간이 개통될 전망이다.시는 관광객이 방축도를 더욱 쉽게 많이 다녀갈 수 있도록 장자도~방축도간 단일 여객항로를 추가 개설(주말 2회)하고, 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여객선을 운항할 방침이다.현재 방축도행 여객선은 하루에 2회(11:00, 14:00) 장자도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하지만 오는 15일부터는 평일에는 기존과 같고, 주말에는 군산항(군산연안역객터미널)에서 08:20, 장자도에서 10:25, 11:20, 13:30, 14:20에 출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강임준 군산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국민들에게 방축도 출렁다리 방문이 힐링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아울러, 고군산군도를 여행할 때는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배려 있는 여행이 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통일경제TV | 박용섭 시민기자 | 2021-10-05 13:21

여기, 히치콕풍 스릴러로 풀어낸 기억과 정체성, 그 우화적 퍼즐게임의 서사 <피닉스>가 있습니다.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6월 칠흑같이 어두운 밤, 온 얼굴에 붕대를 감고 피투성이가 된 채 독일 국경으로 입국하는 한 여자의 모습으로 시작되죠. 검문소 미군들은 가혹하게도 그에게 손전등을 들이대며 얼굴을 보여주길 강요합니다.그 여성은 다름아닌 아우슈비츠에서 얼굴에 총상을 맞고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유대인 가수 넬리(니나 호스 분)였습니다.넬리는 유일하게 곁에 남은 친구 레네(니나 쿤첸도르프 분)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베를린으로 돌아와 성형수술을 받게됩니다. 전쟁은 그녀의 얼굴에 참혹한 상처를 새겼고, 결코 지워지지 않을 상흔을 남겼죠.그토록 예전의 얼굴을 되찾고 싶었던 넬리는 수술을 마친 후 전혀 달라진 모습에 당혹스러워하며, 레네를 향해 절규합니다. "넌, 나 알아보겠어? 나 알아보겠냐고?"넬리는 나치의 대학살이 자행된 홀로코스트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그 댓가로 그만 얼굴을 잃어버린 셈입니다.시종일관 넬리를 성심껏 보살펴준 친구 레네는 전쟁의 참화를 그만 잊고, 유대인들이 귀환하기 시작한 이상향 팔레스타인으로 함께 떠날 것을 넬리에게 제안합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행을 주저하며, 헤어진 남편 조니(로날드 제르펠트 분)찾기에 매달리는 넬리... 레네는 그런 그녀에게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냅니다."조니는 널 배신했어. 네가 체포됐던 1944년 10월 6일, 심문 끝에 유대인인 너를 밀고하고 풀려난 조니는 덕분에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어. 다시 피아노 연주도 할 수 있었지. 지금은 네 돈을 노리고 있는 거고."지옥같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남편였것만, 설마 조니가 그런 짓을 했을까...  넬리는 번민하고, 또 괴로워합니다.넬리가 겨우 수술을 마치자마자 찾아간 과거 자신의 집은 전쟁 과정에서 벽돌 더미로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감독은 이 폐허 묘사를 통해서 이미 넬리의 꿈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암유합니다. 넬리의 집이 폭격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것처럼, 깨어진 거울 조각에 비친 그녀의 형체도 본래의 모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채, 전혀 알아볼 수 없죠.넬리는 쓸쓸히 되뇝니다. "다 사라지고 없어..."수소문 끝에 주둔 미군들을 상대하는 클럽 '피닉스' 에 찾아간 그녀는 마침내 그곳에서 허드레일을 하는 남편 조니를 발견합니만, 이름조차 바꾼 그는 넬리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죠.이제 그녀는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고픈 집착과 더불어, 레네가 알려준 조니의 비밀에 대해 확인하고자 위험한 줄타기를 시작합니다. 넬리는 자신이 진짜(?) 아내임에도 남편 조니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한없이 고통스러워하며, 전쟁 전 행복했던 시절을 되살리고 싶은 갈망에 필사적으로 매달리죠. 그러나 넬리가 알던 거의 모든 이들은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휘말려 죽었고, 일부는 알고 보니 자신을 팔아넘기거나 배신하는데 일조한 상황였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음에도 남편 조니조차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으로...자신이 진짜 넬리가 맞는데도 오히려 대역을 자처해야 닮아 보인다는 소릴 듣게 되는 기이한 상황이 그녀의 혼란을 부추깁니다.넬리는 그 비통함을 온전히 느낄 새도 없이, ‘넬리와 닮은 넬리’ 에게 아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연기해달라고 주문하는 조니와 맞닥뜨리게 되죠.아내가 죽었다고 확신하며 그녀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조니는 넬리에게 놀라운 제안을 합니다. "아내는 가난했지만 죽어서 부자가 됐죠. 하지만 죽었다는 증거가 없어 그녀의 유산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 내 아내 역할을 해줘요. 돌아온 생존자로서 유산을 찾은 다음 나누는 겁니다."이제 넬리는 자신이 취해야 할 답을 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유산을 넘어선 '진실찾기 게임' 을 시작하죠.'가짜로서 진짜를 연기' 하며 제발 남편이 자기를 알아봐주길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조니 앞에서 '에스더' 라는 다른 인물로 자처하는 순간에야 오히려 아내 넬리와 비슷해 뵌다는 소리를 듣게 되죠.이토록 기구한 운명의 두 사람은 넬리의 행세를 해내기 위해 부부의 기억을 복원하는 연습을 수행하면서 되돌릴 수 없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조니는 에스더란 여인이 기가 막히게 넬리의 필체를 흉내 내거나 '생전의' 넬리가 입던 옷과 화장을 재현하는 걸 겪으며 순간 순간 혼란과 충격에 빠져들다가도,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살아 돌아온 아내의 목소리, 걸음걸이까지도 좀처럼 눈치채지 못합니다.반면, 넬리는 재현을 위한 훈련 과정을 치루며 이미 전쟁으로 사라져버린, 부부의 보금자리로 되돌아간 듯한 몽환적인 감정에 빠져들죠. 친구 레네는 전쟁으로 모든 게 파괴된 현실을 직시하라며 넬리를 만류하지만, 그녀는 지난날로 복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련을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넬리가 팔레스타인에 동행할 것을 끝내 거절하자, 레네는 급기야 권총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죠. 레네는 넬리에게 베를린은 유대인에게 여전히 위험한 곳이니 권총을 주며 호신용으로 사용하라고 당부하지만, 정작 넬리가 받은 권총은 끝까지 사용되지 않는 맥거핀으로 남습니다. 반면 레네가 보유했지만 화면 속에 등장하지 않은 권총은 그녀를 역설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태생부터 어긋났으며 팔레스타인인을 탄압한 이스라엘은 이상향이 될 수 없었다는 의식의 반영으로 해석되죠. 독일의 유대인 학살 고발은 물론 유대인의 이스라엘 건국까지 비판하는 역사의식이 엿보입니다.넬리는 레네의 유서를 통해 자신이 수용소에 가기 전 조니가 이혼 수속을 마쳤음을 알게 됩니다. 조니는 유산 상속 자격이 없으며 윤리적으로도 넬리를 배신했음이 드러난 것이죠.그럼에도 넬리는 조니가 시키는 대로 외양을 다듬고 수용소에서의 스토리까지 재창조한 끝에, 홀로코스트 이전의 자기 자신과 거의 유사한 상태까지 도달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내를 배신했던 조니의 혐의는 점점 사실로 밝혀지지만... <피닉스>는 끝내 남편 곁에 머무는 인물의 속내를 낱낱이 끄집어내지 않은 채, 그 심연의 비사를 내밀하게 지켜내죠. 때로 남편이 몰두하는 과거의 자기 자신에게 질투마저 느꼈던 넬리는, 비록 얼굴은 달라졌어도 그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싶어합니다. 하여 그녀는 거듭 질문하고, 또 확인하죠. "우린 어떻게 만났어요?",  "넬리 사진 갖고 있어요? 꼭 보고 싶어요."이토록 극적인 전제를 품은 드라마 <피닉스>는 전후 베를린을 무대로 크리스티안 페촐트가 직조한 한편의 우화로 자리하죠. 관객들은 신파극적 정념 또한 짙은 영화 <피닉스>를 통해, 주인공 넬리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믿음, 혹은 집착의 응어리와 마주하게 됩니다.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넬리를 기차역에서 맞아들이는 가짜 퍼포먼스를 계획한 조니는 넬리에게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히려 하죠.'이래야 우리가 원하는대로 된다' 며 조니는 전합니다. "당신은 동부에서 기차를 타요. 우리는 역에서 기다릴 겁니다."남편도 몰라보는 그녀를 지인들은 과연 알아볼 수 있을까요... 넬리는 그것이 현실에서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조니를 납득시키려다 말고 둘 사이의 첨예한 간극을 뒤늦게 깨닫습니다.붕괴된 도시에서 살아남은 사람과 살아서 돌아온 사람... <피닉스>는 이 둘의 대화를 로맨스의 자리에서 도덕의 문제로까지 옮겨놓죠. 넬리의 얼굴이 전혀 다른 형상으로 ‘재건’('복귀')되었듯... 전후 베를린에서 사람들은 전과 다른 인간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 <아이 워즈 앳 홈, 벗 - I was at home, but> (2019)의 앙겔라 샤넬레크,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가리는 영화 <휴가 - Vacation> (2007)의 토마스 아슬란과 더불어 '베를린 학파' 라 불리는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그는 제2차 세계대전과 베를린장벽 붕괴를 근거지 삼아 독일인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상실감에 천착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죠. 평범한 이들의 미시적 일상사를 리얼리즘과 장르적 터치를 뒤섞어 다루어온 페촐트 감독은 <피닉스>에선 멜로드라마의 뼈대 위로 누아르적 심상을 더하고 있습니다.아울러 <피닉스>는 자못 오페라틱한 작품으로,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 테너 세 명에게 역할이 집중된 챔버 콘서트 오페라를 연상케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소프라노인 주인공 넬리의 역할일진데, 니나 호스처럼 이 캐릭터에 최적화된 배우는 떠올리기가 어렵죠.<바바라>에 이어 <피닉스>에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과 콜라보한 니나 호스는, 바싹 마른 내면을 과거의 기억으로 회복해보려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넬리를 처절한 선뜩함으로 연기해냈습니다. 극 중반부, 넬리가 조니 앞에서 포로 수용소에서 겪은 끔찍한 기억을 남의 일처럼 이야기하는 시퀀스는, 인물의 이중적 위치를 복잡미묘하고도 설득력 있게 표현한 니나 호스의 연기로 충일하게 채워지죠.조니는 넬리 역의 에스더에게 아내가 좋아했던 배우처럼 머리에 염색하고  화장하기를 권유합니다만...넬리는 그 차림으론 수용소에서 나올 수 없다며 본인이 겪었던 참상을 그저 어디서 읽은 얘기처럼 털어놓습니다."수감자들이 둘러서 있는 가운데 막 들어온 사람들의 옷을 더듬었어요. 지폐가 있는지 확인했죠..."페촐트가 <피닉스>를 '트라우마를 숨기려는 이야기' 로 정의했던 것처럼, 극 중 넬리는 본인의 체험을 지어낸 허구라고 말하면서도 조니가 부여한 가짜 역할극을 진짜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가짜가 되어버린 실제 경험이 진짜로 변용돼가는 가상의 연극에 함몰된 형국으로...불편한 진실을 대면하기 보다는 행복했던 시절의 향수를 통해서 고통을 잊고, 또 그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피해자의 이율배반적인 안타까움이 바로 이 장면에 선연하게 녹아 있는 게지요.1. 영화 <피닉스 - Phoenix> 트레일러- https://youtu.be/PMIf_PCPZ-4- https://youtu.be/Kka2dXuKNwg- https://tv.kakao.com/v/420577927모든 전쟁은 여자와 소수자들에게 적대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울러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이는 진정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지각 개봉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2014년 영화 < 피닉스 > 또한 이러한 기본적 정서를 공유하죠. 페촐트는 독일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단선적으로 정의내리기 쉽지 않은 쟁점들을 복잡 다단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로 풀어내는 작업들을 꾸준히 선보여 왔습니다.그의 수작 <바바라> (2012) 와 <트윈짓>(2018) 사이에 위치한 <피닉스>는 제2차대전 당시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주인공의 정체성 문제로 연동시킨 또 다른 연작으로 자리하죠.주인공 넬리와 그녀를 배신한 남편 조니와의 애증이 교차하는 가운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로 인한 상흔과 전후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 이스라엘 건국을 모색하던 시기의 쟁점을 절묘하게 씨줄 날줄로 교차시켜 확장시켜낸 <피닉스>...관객들은, 정체성의 혼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주인공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를 폭넓게 해석하고, 또 그 의미를 추론하는 지적 유희에 동참하게 됩니다.영화를 복잡한 치정극으로 보건, 고도의 은유로 묘사된 독일과 이스라엘의 전후와 형성 과정의 역사극으로 보건, 그 해석은 관객의 몫이죠. 하지만 전자이건 후자든 간에 두 관점은 밀고 당기는 과정을 거듭하며 서로의 몸을 섞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정도에 따라, 아우슈비츠에서 심각한 외상을 입은 여자가 전후 베를린에서 새 삶의 양태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아낸 드라마의 색깔과 표정은 다른 결을 띠게 될 테니까요.사랑과 정체성의 문제를 역사적 미로 위에 펼쳐내는 페촐트 영화의 묘한 비감미는 <바바라>, 또 <피닉스>와 <트윈짓>을 아우르는 삼부작 모두 선명합니다만...그중에서도 <피닉스>야말로 페촐트의 필모그래피에서 통렬한 엔딩으로 기억될 만하죠. 독일 음악가 쿠르트 바일의 유명 재즈곡 'Speak Low(나지막이 말해)' 를 오래 흥얼거리게 될 장면과 함께 말입니다.2. 영화 피날레 'Speak Low' 신- 니나 호스(OST) https://www.dailymotion.com/video/x3gcxpe넬리는 남편 조니를 향한 의심을 지워버린 채, 자신의 과거를 묻어버림으로써 새롭게 남편과의 출발을 시도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되찾고 싶었을지도 모르지요.하지만 넬리는 조니의 각본과 연출대로 넬리를 연기하면 할수록 자신이 예전의 넬리가 결코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비록 연출적 상황이었지만, 기차역에서 조니, 그리고 옛 친지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이룬 넬리...그녀는 조니에게 피아노 반주를 부탁하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들 앞에서 'Speak Low' 를 부릅니다. 곡 제목처럼 '나지막이'(low) 말이죠.극 중 단 한차례 풀어지는 이 노래와 더불어 조니의 표정은 점점 심각하게 변해갑니다.비로소 넬리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조니... 그는 그제서야 아내의 팔목에 지워질 수 없는 낙인으로 새겨진  아우슈비츠 수용번호를 발견하죠.가사에 내포된 영화 전체의 주제의식이 넬리와 조니, 두 사람의 애환을 타고 파도처럼 표표히 밀려옵니다. 그것도 불과 2분여 만에...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조니를 뒤로 한 채, 넬리는 홀연히 떠나며 남편과의 질곡어린 관계를 끊어내죠.'Speak Low'는 그렇게, <피닉스>의 피날레를 감싸안는 압권의 울림으로 스며져옵니다."그대여, 사랑을 말할 땐 나지막이 말해줘요우리 여름날은 시들어가요, 너무나 일찍,순간은 빠르게 지나가, 마치 표류하는 배처럼 우린 멀리 떨어지겠죠, 너무나 일찍나지막이 말해주세요, 그대여, 나지막이 말해줘요.사랑은 불꽃이라! 어둠 속에서 길을 잃었어요. 너무 일찍, 너무 일찍내가 어디에 가도 내일은 가깝고, 어느새 여기에 있어요그리고 항상 빠르게 흘러갑니다시간은 이렇게 긴데 사랑은 너무 짧아요사랑은 순금 같은데 시간은 도둑 같아요우린 늦었어요, 그대여, 우린 늦었어요막이 내려오면 모든 게 너무 일찍 끝나버려요, 너무 일찍, 너무 일찍난 기다릴래요, 그대여, 난 기다려요,내게 나지막이, 사랑을 말해주겠어요? 지금 바로요"- 작곡가 쿠르트 바일 연주https://youtu.be/VgQJvNhuiAE옥덴 내쉬의 가사에 쿠르트 바일이 곡을 붙인 ‘Speak Low'(나지막이 말해줘요).이 곡은 셰익스피어 희곡 <헛소동>에 나오는 'Speak low, if you speak love'(사랑을 말할 땐, 나지막이 말해줘요) 라는 명대사에서 착상된 노래입니다.<서푼짜리 오페라>로 유럽에서 이름을 널리 떨친 독일계 유대인 쿠르트 바일은, 1933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예술혼을 불태운 작곡가이지요. 그가 미국에서 작곡한 작품들 가운데 대표작은 < 어둠 속의 그대 >, <비너스의 한 번의 손길>, <거리의 장면>과 같은 작품이 있는데요, 이 'Speak Low'는 뮤지컬 <비너스의 한 번의 손길>에 수록된 곡입니다.- 사라 본https://youtu.be/5rtFtj2Xwpc- 엘라 피츠제랄드https://youtu.be/2CwPnp2VCYM크리스티안 페촐트의 <피닉스>는 프랑스 작가인 위베르 몽테이에의 소설 'Le démon est mauvais joueur' 를 각색한 필름입니다. 이 작품은 1965년에 J. 리 톰슨 감독, 잉그리드 튤린, 막시밀리안 셸 주연의 <Return from the Ashes>라는 영국 영화로 이미 만들어진 적이 있었죠. 페촐트는 산만한 흐름의 장편 원작을 충실하게 옮기는 대신, 핵심적인 아이디어만 가져와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해 날렵한 이야기로 탈바꿈시켰습니다.제1차 세계대전 후 전위적 문화의 중심지였고 도발적 공연의 캬바레가 융성했던 베를린의 잔재에 점령군인 미국의 대중문화가 결합된 풍경의 클럽 '피닉스'...그곳에서 재회한 과거 부부의 풍경은 역사적 배경과 두 남녀의 돌이킬 순 없지만 그림자는 가득 남은 감성을 위태롭게 교차시킵니다.이후 외줄타기처럼 연이어 전개되는, 에스더로서의 넬리가 남편 조니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감독의 정치한 연출과 구성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이어나가죠. 넬리의 감정이 요동치는 수차례의 변곡점들은 그녀의 사소한 신체 동작과 태도, 화장과 의상의 작은 변화들 같은 소소한 미장센들로 차곡차곡 섬세하게 변주됩니다. 자칫 지리하거나 늘어질 법한 중반부를 전쟁이라는 파국적 상황이 낳은 기구한 현실 설정으로 풍부하게 채워내는, 노련한 경지 덕분에 서사 전개에 있어서 빈틈은 찾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사뭇 과격한 통속극적 설정은 전후 독일 사회와 생존자들에 대한 독특한 코멘트로 비춰지죠. 가장 눈에 뜨이는 건 피해자와 방관자의 비대칭적인 관계로... 영화는 거의 완벽한 반전의 결말을 통해 그 메시지를 올곧게 전달합니다.3. 비발디 합주협주곡 d단조, Op.3, No.11, RV 565 - 2악장 '라르고'- 조진주 와 김지윤 바이올린 / TIMF 앙상블https://youtu.be/dpPNasTsV404. 베를리오즈 '이탈리아의 해럴드(Harold en Italie) Op.16'  - 콜린 데이비스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https://youtu.be/CWzyz0nnak0주인공 넬리와 조니 부부가 전쟁 전 클래식 성악가와 피아니스트였던 점을 감안한 걸까요...영화 초반 아주 잠깐이지만 점령군의 파티 배경음악으로 비발디의 '합주협주곡' 11번과 베를리오즈의 '이탈리아의 해럴드' 속 한 소절이 은밀한 색깔로 흐릅니다.경건한 코랄 풍의 울림과 악마의 격정적인 멜로디가 뒤섞이며, 간절하게 삶의 구원을 찾아 순례하는 '해럴드' 의 이미지는, 남편 조니의 사랑을 갈망하는 넬리의 고뇌와 헤매임을 은유하고 있지요.5. 콜 포터의 'Nacht und Tag'(Night and Day)https://youtu.be/MgBLj8Jiqos- 프랭크 시나트라 https://youtu.be/fFwL1xwNBkU- 다이애나 크롤https://youtu.be/OaZdj1ZgiP4점령군인 미군들을 상대로 여성 듀엣(발레리 코흐 와 에바 베이)은 빅 밴드의 반주에 맞춰, 제목부터가 중의적인 'Night and day', 'Johnny (Du lump)', 그리고 '빛 속의 베를린'(Berlin in light) 을 노래합니다. '밤이나 낮이나 당신 생각 뿐이에요달이 뜨나 해가 뜨나 당신 뿐이에요                 - - - - - - - - - - 밤낮으로, 내 품안에 굶주린 그리움이 불타고 있어요그리고 이 고통은 나아지지 않을 거에요당신이 내 사랑을 받아줄 때 까지요밤낮으로, 낮밤으로...'6. 홀거 힐러 'Johnny'(Du Lump)https://youtu.be/xr0l_Yi7QtU안드레아스 모렐의 영화 <빛 속의 베를린 - Berlin in light>에서 배우 다그마 만첼은 역사적인 영화와 쿠르트 바일의 음악을 기리며, 내레이터로서 황금의 1920년대 베를린에 관해 얘기합니다. 당시 베를린은 문화적 화려함과 경제적 침체와 정치적 불안, 오락 음악과 진보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였죠. '빛 속의 베를린' 은 1928년 독일 수도의 밤을 낮처럼 환하게 밝힌 페스티벌의 제목인 동시에, 쿠르트 바일과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탄생시킨 히트곡으로 <피닉스>의 화면을 촉촉한 어둠의 찰나적 미학으로 품어내지요.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9-25 22:42

지난 11일 롯데콘서트홀. 조성진과 더불어 요즘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로 떠오른 선우예권(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의 섬세한 연주를, 싱어송라이터 권진아의 음성이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 이번 크로스오버 공연의 타이틀은 '커튼콜(Curtain Call)'... 음악으로 전해지는 감동, 나아가 공간을 한참 머무르는 잔향의 순간을 관객들이 기억하는 무대로 품어지게 하자는 뜻이 담겼죠.공연 1부는 느린 발라드를 사랑한다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리사이틀, 2부는 권진아와 선우예권, 두 사람의 컬래버레이션 앙상블로 꾸며졌습니다. 선우예권은 1부 리사이틀 무대에서 모차르트의 '론도' 와 리스트 편곡의 슈베르트 가곡 '세레나데', 그리고 쇼팽의 '발라드 1번' 과 '녹턴 20번', '스케르초 2번'을 비롯해 레거가 편곡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내일(morgen)' 을 연주했죠.권진아 노래의 감정선을 흩트리지 않게 선우예권이 세심하게 편곡한 2부의 무대...그의 의도대로 피아노가 전체적인 곡의 흐름을 잘 유지하고 팔레트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색깔을 담아내는 형태로 펼쳐졌습니다.첫 번째 곡 '위로'(드라마 '멜로가 체질' OST)를 시작으로, '그녀가 말했다', '잘가', '운이 좋았지' 등...권진아의 고독감이 짙게 묻어나는 다섯 곡을 콜라보한 두 사람의 공연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을 토닥토닥 위로하는 듯했습니다.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자신의 녹턴을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 라 칭했다고 하죠. 바로 두 사람의 협연 '커튼콜' 의 부제가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 였습니다.2시간여 진행된 콘서트를 마치고 수차례 '커튼콜' 로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에 답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다음과 같이 말했죠.“ '커튼콜' 은 무한한 감사함 입니다. 마지막 음이 끝나고 공간에 퍼지는 침묵의 시간... 잔향으로 공연이 기억되고, 아쉬움으로 다음을 기약하는 무대를 그려내고 싶었어요.”전, 여기에서 '잔향' 은 '殘響' 보다는 '포근한 색깔로 머무는 향기, 곧 '殘香' 으로 느껴졌습니다. 1. 선우예권의 피아노 연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c단조, Op.18 / 윌슨 응 지휘 KBS 교향악단 협연https://youtu.be/aMYlrfbDUJw- 리스트 '위안(Consolation)' 3번 S.172 https://youtu.be/Fei5D2qnx-o2. 권진아의 노래 - '위로' ('멜로가 체질' OST)https://youtu.be/1CIIovBNH9Y- '그녀가 말했다'https://youtu.be/5bTQCp8c1sA- '잘가(Good Bye)' https://youtu.be/znR7ntGGihU- '운이 좋았지(I got lucky)'https://youtu.be/oiBswnuvv80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9-19 17:42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가 백종원과 술, 그리고 사람 이야기를 담은 <백스피릿>을 10월 1일 전 세계에 공개한다. 대한민국 대표 요리 연구가 겸 외식 사업가 백종원이 10월 1일, <백스피릿>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다. <백스피릿>은 백종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매회 다른 우리나라 술을 테마로 미처몰랐던 술에 대한 모든 것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집밥 백선생], [백파더],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 등 특유의 친근한 말투와 쉽고 재밌는 설명으로 전국에 있는 ‘요알못’들을 요리의 세계로 빠지게 만든 백종원이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혼의 음식, 술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백종원은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친숙한 술인 소주와 맥주부터 다양한 재료와 스타일로 만들어진 각종 전통주, 그리고 함께 곁들이면 좋은 음식들을 소개하고 맛보는 모습을 통해 오감을 자극할 예정이다.뿐만 아니라, 가수 박재범과 로꼬, 배우 한지민, 이준기, 나영석 PD, 배구선수 김연경, 배우 김희애 등 매회 예상을 뒤엎는 다양한 게스트들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솔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마치 화면 너머 그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공개된 포스터는 환한 얼굴로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백종원과 게스트들의 모습을 다채로운 색으로 담아내 눈길을 모은다. 이어 화려한 비주얼의 술과 음식, 구성진 우리 가락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예고편은 특유의 넉살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백종원과 게스트들의 모습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특히, “소주병이 왜 다 파란가?”, “진짜 히트는 생각지도 못한 재료가 들어가요~”라는 백종원의 말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진정한 술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미각 백과사전으로 불리는 백종원의 가감 없는 맛 표현부터 술과 음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 각기 다른 분야의 다양한 게스트들과 꾸밈없는 모습으로 술잔을 기울이며 주고받는 인생 이야기까지. <백스피릿>은 단순히 먹고 요리하는 먹방, 쿡방을 넘어 우리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술과 음식,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것이다.또한, 뛰어난 영상미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제작진과 <소금. 산. 지방. 불> <더 셰프쇼> 등 다양한 요리 콘텐츠로 사랑받는 넷플릭스의 만남은 흥미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백주부, 백선생, 백파더에 이어 ‘백믈리에’로 거듭날 백종원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의 만남부터 그들이 함께할 술과 음식, 사람과 인생 이야기를 유쾌하고 진솔하게 담아낸 <백스피릿>은 10월 1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될 예정이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9-10 11:29

어두운 갈색으로 풀어진...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오프닝 장면은 자욱한 안개 속에서 항해하는 배들을 담아냅니다. 이윽고 벼의 초록색 물결로 가득한 중국 오지의 농촌이 나타나며 주인공 부부가 그 모습을 드러내죠. 한데 남편 월터(에드워드 노튼 분)는 양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채 무거운 표정으로 무슨 생각에 골똘히 잠겨 있는 것 같고...아내 키티(나오미 와츠 분)는 월터와 120도 정도 틀어진 방향을 바라보며 서있는 뒷모습만 비춰집니다. 이 첫 시퀀스만으로도 이들 부부가 심각한 길항(拮抗)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죠.  1925년 영국 런던... 고고한 예술적 감성의 아가씨 키티는 숨 막히는 듯한 런던의 무료한 일상 속에서도 화려한 사교 모임과 댄스파티를 즐기며 지냅니다.그러나 세속적인 허영으로 가득한 키티의 엄마는 결혼은 생각도 없는 과년한 딸을 사뭇 못마땅해 하죠. 도도한 키티는 그런 억압적인 시선을 견디다 못한 채, 결국 애정이 없는 결혼을 충동적으로 결정하기에 이릅니다. 상대는 영국 정부 소속의 과묵한 세균학자 월터 페인이었죠. 에릭 사티의 피아노곡 '그노시엔느'가 몽환적으로 흐르는 사교 파티에서 월터는 첫눈에 반한 키티에게 곧바로 청혼을 합니다.청혼 후 키티와 함께 꽃집에 들른 월터는 그녀에게 꽃을 좋아하냐고 물어보죠..키티는 말합니다."좋아하긴 하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 집에선 꽃을 사는 일이 드물어요. 어머니는 그러셨죠. '공짜로 키울 수 있는 걸 뭐 하러 돈주고 사니?' 그렇다고 심고 가꾸는 것도 아닌데... 사실 맞는 말이긴 해요. 곧 시들어버릴 것에 시간과 정력을 들인다는 거 말에요."바로 그런 꽃처럼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월터의 진지한 청혼을 키티는 얼떨결에 받아들였지만 사실 공허한 현실 도피나 마찬가지였죠. 자기중심적이고 외향적인 키티와 매사 너무 진중하고 조용히 연구와 독서를 즐기는 내성적인 월터... 성격과 취향이 이토록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행복할 리 만무합니다.월터는 착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은 무척 서툴기만 하죠. 그는 춤과 테니스를 좋아하는 키티의 취미를 헤아리지 못한 채, 아내를 위한다며 미술관으로 끌고 가기 일쑤입니다.비 오는 날 키티는 창밖을 바라보며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다고 되뇌지만, 정작 월터는 타자기를 두드리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식이죠.그렇게... 두 사람은 부부지만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처럼 서로 소원해져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부부는 매력적인 외모의 부영사관 찰리 타운 센트(리브 슈라이버 분)가 초청한 파티에 참석하죠.키티는 세련된 매너와 생각이 통하는 찰리와 걷잡을 수 없는 불륜에 빠져듭니다. 급기야, 자신의 부정을 눈치 챈 월터 앞에서 키티는 찰리를 사랑한다며 오히려 이혼해 줄 것을 요구하죠. 월터는 분노하며 키티에게 냉소적으로 답합니다. "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소. 찰리가 자신의 아내와 법적으로 헤어지고 당신과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해야지만 조용히 이혼을 해주겠소." 키티는 당연히 찰리가 아내와 깨끗이 결별하고 자신과 새로운 출발을 할 줄 믿었죠. 그러나 교활하고 비겁한 찰스에게 그녀는 단지 하룻밤 연애 상대였을 뿐...결국, 키티는 샤를 페로의 동화 속 폭력적인 주인공인 '푸른 수염'(La barbe bleau) 행세를 자처하는 남편을 따라 연옥의 한가운데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월터는 드러나지 않는 잔인한 방법으로 키티에게 내밀한 고통을 안겨주죠. 그는 절대로 키티의 눈을 쳐다보며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부부관계도 없죠...더군다나 월터는 콜레라가 번지고 있는 중국 남서부의 관서 지구 메이탄푸에 자원합니다. 사지(死地)나 다름없는 콜레라 소굴에 아내를 끌고 들어간 것이죠. 믿음과 사랑을 배신한 대가를 치르게 할려는, 마치 같이 죽자는 가학적 복수의 심사인 셈으로...영화의 첫 시퀀스에서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보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자학(自虐)하듯, 굳이 2주나 걸리는 육로를 택해 힘겹게 오지 마을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맨 먼저 콜레라로 죽은 시신을 목도하죠." 우리가 덜 불행했으면 해요. 그렇게 내가 경멸스럽나요?" 라 묻는 키티에게 월터는 냉소적으로 받아칩니다."아니, 나 자신을 경멸해! 당신을 한때나마 사랑했으니까."키티는 그렇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월터를 향해 부르짖죠.“여자의 사랑을 못 받는 건 남자 탓이지, 여자 탓이 아녜요!월터 또한 키티에게 쏘아붙이듯 내뱉습니다."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걸 알면서도 당신을 사랑했어. 나중에라도 날 사랑해줄 줄 알았지.” 그들이 거주할 곳은 전에 살던 사람들이 이미 콜레라로 사망한 좡족의 전통가옥이었죠.집엔 죽음으로 가득한... 두 사람의 어두운 그림자만이 존재할 뿐으로, 식사 중 "소금 좀 건네줄래요?" 라는 의미 없는 질문에 대한 대답조차 돌아오지 않습니다.키티는 다음날 인사 온 지역 부책임자 워딩턴(토비 존스 분)을 이웃들 중 한 분이 오셨다며 반갑게 맞이하지만, 그는 정작 영국인 중 자기 혼자 살아남았다고 토로하죠.수녀님들에게도 하루빨리 마을을 떠나라 설득했지만 순교자가 되고 싶어 그러는지 거절했다며 곤혹스러워 하는 워딩턴...시대가 시대인지라 마을 주민들 또한 "서양 살인마를 처단하라!" 는 전단지를 곳곳에 붙일 정도로 강제 침략자 모습의 서양인을 극렬하게 배척하죠.그들은 숱한 생채기의 고통이 만들어낸... 신음과 노여움이 짙게 배인 저주의 욕을 퍼붓습니다."살인마들, 니네 땅으로 가!"워딩턴은 키티가 콜레라보다 국민당원들 손에 먼저 죽을지도 모른다며 그녀를 보호해줄 중국 군인 성칭을 배치해주죠.그렇게...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콜레라로 마을 사람의 태반이 죽어나가는 곳에서,월터는 키티의 존재를 철저하게 무시한 채 연구와 의료봉사에 미친 듯이 매달립니다.그러나 무지와 피해 의식으로 인해 적대적인 마을 사람들로 괴로워하는 월터에게 국민당 장교 유대령은 충고하죠."중국은 중국인들 것입니다. 한데 세상이 그냥 놔두질 않는군요. 인민들에게 총구를 들이대지 않고 평화롭게 해결했으면 좋겠어요."그럼에도, 월터의 헌신적인 치료로 마을 주민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갑니다만...키티에게 메이탄푸에서의 유폐된 삶은 생지옥이나 마찬가지였죠. 아는 사람도 전혀 없고 갈 곳도 없는 그녀는 집안에서 무료하게 하루를 보내며 속절없이 타들어갑니다. 키티는 자신들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워딩턴에게 에둘러 말하죠. “여자는 남자의 장점을 보고 사랑하진 않습니다.”남을 위한 일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키티였건만... 아수라도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수녀원이 운영하는 보육시설로 자원봉사를 나가죠.어느 교파를 믿느냐고 묻고는, 키티가 신앙심이 그리 깊지 않다는 걸 확인한 원장 수녀는, 보육일을 돕겠다는 그녀를 내심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건네며 수락합니다."사랑과 의무가 하나가 된다면 축복받은 거예요..."키티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기쁨을 얻게 되고, 아울러 월터가 일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그에게 측은한 감정을 느낍니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 해주어야겠다는 키티의 생각은 서서히 두 사람 사이의 막힌 담을 허물어뜨리죠.천진난만한 아이들과 흔연스레 어울리는 키티의 본성을 알게 된 월터는 마을 청년들의 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한 키티를 성칭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해냅니다.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이 살아나게 된 두 사람...월터는 후회어린 속내를 털어 놓죠."당신 말이 옳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서로에게 없는 것만 찾으려고 애썼어."두 사람은 그토록 사랑에 오만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뉘우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됩니다만, 그 소중한 화합의 시간은 너무 짧기만 합니다.월터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강물을 공급하여 창궐하는 콜레라의 고삐를 잡는데 성공하죠.그런데, 운명은 더 이상 그들을 봐주지 않는 걸까요... 방역과 사랑이 그렇게 완성되려는 순간에 키티는 뜻밖에도 자신이 임신하게 됐음을 알게 됩니다.찰리의 아이일 것 같아 미안해하고, 또 괴로워하는 키티를 월터는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애써 달래죠.그날 밤 월터는 잠든 키티를 뒤로 하며 원장 수녀에겐 아내가 상해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말을 남긴 채 도망치듯 떠나버립니다. 콜레라를 피해 이주해온 이웃마을 주민 난민촌을 돌본다는 명분 이였습니다만... 월터는 그곳에서 그만 콜레라에 감염되고 말죠.그는 키티에게 이곳을 어서 떠나라고 강권하다시피 이르지만,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남편을 간호합니다.윌터는 그런 키티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말하죠.”용서해 줘““당신은 잘못 없어요. 정말 미안해요!” 키티의 눈물은 애절한 오열로 변하고... 월터는 아내의 곁을 홀연히 떠나갑니다. 원장 수녀가 말했던 것처럼, '사랑과 의무' 가 하나로 묶인 원작의 의도는 영화의 엔딩 신을 통해 투영되죠.화면은 어느덧 5살이 된 아들과 함께 런던 시내의 꽃집에 서있는 키티를 조명합니다. 그녀는 꽃을 손에 주어든 아이를 보며 혼잣말처럼 되뇌죠.“쓸데없는 일이야. 일주일이면 시들 텐데 돈이 아깝잖아?”이는 영화 초반부 키티가 청혼하는 월터에게 '어머니가 자신에게 늘상 했던 얘기' 라고 대답했었던 말에 다름 아닙니다.“그래도 예쁘잖아요?” 아들의 천진스런 한 마디에 그녀는 흡족해하며 장미꽃을 사죠.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들려지는 아이들의 노래는 담담하면서도 아련한 정감이 배어나옵니다.'맑은 샘물 곁에서'(A la claire fontaine) 라는 제목의 이 노래 속엔 반복되는 구절이 있죠.‘오랜 세월 그대를 사랑했고,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네‘키티는 그렇게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 그 하나 된 의무를 맘속 깊이 품게 됩니다.꽃을 든 아들과 함께 집에 돌아가던 키티는 뜻밖에도 찰리와 재회하게 되죠.아이가 몇 살이냐며 여전히 작업을 걸어오는 찰리를 싸늘하게 밀쳐내는 키티..."누구에요, 엄마?" 라 묻는 아이에게 그녀는 방금 아침 세수를 마친 사람처럼 시원스레 말합니다."아무도 아니란다!"1. <페인티드 베일 - The Painted Veil> 예고편https://youtu.be/2omHxU_KeuQ인류 역사에서 잔혹한 남편의 손에 처절히 죽어갔던, 혹은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결국 파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이른바 강요된 운명의 비극적 희생자 목록은 자못 긴 편입니다.보바리 부인,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 나오는 여성으로 시동생과 사랑에 빠져 남편의 손에 죽고 맘),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피아 데 톨로메이 등등.단테의 <신곡> '연옥' 편을 보면 불행한 여인 피아는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 남편에 의해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마렘마 언덕의 한 성에 유폐된 채 서서히 죽어가죠.이 고색창연(古色蒼然)한 중세 이야기가 한 소설가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모양입니다. 영국 작가 서머셋 몸은 단테의 피아 이야기와 자신의 홍콩 여행기를 바탕으로 한 편의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죠. 1925년 <인생의 베일>이란 장편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습니다.콜레라가 창궐하는 또 다른 마렘마인... 1920년대의 중국 메이탄푸에서는 남자는 남자였고, 여자는 여자였던 시대의 향수와 미몽이 하늘하늘 물안개처럼 피어오르죠.원작 <인생의 베일>에는 달콤한 연애담이 아닌, 세상 물정 모르는 한 여인이 지옥의 한가운데서 어떻게 자기 내면의 길을 발견해 가는지에 대한 통찰과 풍자가 담겨 있습니다. 반면, 존 커란 감독이 영화화한 <페인티드 베일>은 인생의 베일을 벗어던지고 남자가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여인의 이야기라기보다... 운명의 불꽃에 산화(散花)한, ‘불운한 연인들(star-crossed lover)’의 애틋한 연서를 닮아있죠.영화 오프닝 크레딧은 아름다운 꽃송이와 현미경을 통해 보이는 박테리아가 교차 편집된 장면과 함께 시작됩니다.이는 존 커란이 미묘한 방식으로 두 사람의 순탄치 못한 결혼 생활을 암유하는 것이죠. 커란의 시네마 버전에 의하면, 키티와 월터 두 사람의 불화는 다른 두 세계에서 기원한 꽃과 세균, 즉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문제처럼 보입니다.그러므로 키티가 꽃이 만발한 런던의 화원을 떠나 콜레라가 창궐하는 중국으로 떠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세계를 떠나 월터의 세계로 진입한다는 의미로 여겨지죠.영화 속 내국인이 외국인을 배척하고 서로에게 살의를 품는 1920년대 중국의 근대화 과정은...남편과 아내로서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였던 두 사람의 조우 과정과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성실하고 강직한 인품을 지녔으면서도 자신의 감정과 여자의 육체 모두에 서툰 월터에게 키티는 이렇게 말하죠.“인간은 바보 같은 현미경보다 훨씬 복잡해요. 예측하기도 어렵고 실수도 하고 실망도 한다고요. 그러니 그만 비난해요.”복수와 용서... 늘 사랑의 열정에 뒤처지기만 하는 이 덕목은 죽음의 한복판에서야 비로소 사랑의 가변차선을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월터와 키티의 사랑이 조심스레 싹틀 때, 양쯔강의 넘실대는 물은 심지어 배우자의 불륜조차도 사소한 것으로 느껴지게 할 만큼 도도하게 흘러가죠.존 커란은 마치 대하소설을 읽듯 감정의 선을 정확히 조율해 매끈하면서도 아름다운 채색 판화 같은 영상미의 영화 한 편을 뽑아냈습니다.복고풍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페인티드 베일>은 소설 같은 영화의 향기를 품어내죠.화면에는 시종일관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이 자리합니다. 생명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놀이터로... 그리고 두 사람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때에도 강물 위에 뜬 뗏목이 함께 하죠. 월터의 목숨을 앗아가는 콜레라는 결국 탈수로 목숨을 잃는 병으로... 영화는 '물' 이 가지는 은유를 비감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콜레라에 걸린 월터는 의사임에도 '수액' 을 구하지 못해 속절없이 죽어가지요.죽음 앞에서야 '페인티드 베일', 곧 굳게 드리워진 장막을 걷어내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 두 남녀, 너무 늦게 도착한 사랑... 여전히 과거라는 시간의 굴레 속에서, 또 이국이라는 낯선 얼굴에서 할리우드는 그렇게, 동시대, 자신의 심장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진정한 사랑' 이란 판타지를 찾아 헤맵니다. - 영화 <페인티드 베일>(2006) 트레일러https://youtu.be/9q8s4eKcqeQ영화는 속세와는 동떨어진, 유려한 풍광의 산수와 콜레라의 창궐로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마을의 현실을 극명하게 대비시킵니다.한 폭의 수묵화 같은 선경(仙境)이 극에 희망을 불어넣은 걸까요... 두 사람은 종국에 이르러서야 서로를 향한 증오를 거두게 되죠.존 커란 감독은 애정 없는 부부가 파국으로 치닫던 길에 마주한, 얼룩진 행복의 섬광 같은 순간을 섬세한 시선으로 잡아내고 있습니다.2. 에릭 사티 '그노시엔느(Gnossiennes)' 제1곡 '렌트'(Lent : 느리게)https://youtu.be/YlNGACtIm1I<페인티드 베일> 주제가 격의 '그노시엔느' 1곡은 극중 두 차례 등장하죠.'렌트' 라는 표제처럼 단순한 듯 잔잔한 물결처럼 스며져오며 마치 빠져들 수밖에 없는 늪처럼... 음악은 광시 지구의 습한 공기 속으로 서서히 듣는 이를 침잠시킵니다.영화 초반부 키티가 월터를 무도회에서 처음 만나는 신에서 처음 나오는 이 곡은 화려하지만 왠지 딱딱하고 메마른 느낌으로 다가오지요.두 번째로는 키티가 자원봉사에 뛰어들어 보육원 아이들을 가르칠 때 원장의 간청으로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서 흐릅니다.런던 파티장에서와는 너무도 달리... 매우 낡고 조율이 엉망인 피아노임에도 환상적인 신비의 에스프리가 살아 있는, 시정 넘치는 연주로 울려오지요.같은 곡인데도 처한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뉘앙스로 들립니다.이때 마침 현장에 들른 월터는 키티의 연주를 들으며 운명의 첫 만남을 떠올리게 되죠.그의 입술은 여전히 한일자로 굳게 다물어져 있습니다만...- https://youtu.be/t27rzTkFKmU: 랑랑 피아노그리스 남쪽의 섬 크레타, 혹은 ‘크레타 사람의 춤’ 을 뜻하는 '그노시엔느'는 명상성보다는 풍자성에 좀 더 방점을 찍는 작품으로 읽혀지죠.도입부도 종결부도 없는... 때도 없이 사라지고 결코 끝나지도 않는 음악으로, 시간을 초월해 속세를 벗어나고자 하는 인식을 줍니다.3.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페인티드 베일 - The Painted Veil> 사운드트랙 모음곡https://youtu.be/M7On3OIIwYw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내밀한 처연함으로 영화 전편을 감싸 안죠.마치 수면 위를 적요히 떠가는 안개처럼 풀어지는 그의 음악은 드라마 속 깊게 패인 두 사람의 상흔을 어루만져 줍니다.2007년 제64회 골든글로브는 데스플라에게 음악상의 영예를 안겨주었죠.3-1. 'Promade' & 'Walter's Mission' &'The Painted Veil'https://youtu.be/ZtAIZwJ9x4U3-2. Kitty's Journey'https://youtu.be/R03_yrvlvDI3-3. 'The End of Love' https://youtu.be/56IvXHU8lmM5개의 음으로 구성된 짧은 선율의 '월터의 테마'는 장중한 오프닝 스코어인 '페인티드 베일'(The Painted Veil) 에 이어, '키티의 여행'(Kitty's Journey)과 '프롬나드'(Promnade), '월터의 미션'(Walter's Mission), 그리고 월터가 콜레라로 죽어가는 결말부 스코어 '사랑의 종말'(The End of Love) 에 실려 옵니다.4. 'Kitty's Theme'https://youtu.be/0erYbZIvBtQ키티의 성격을 반영하듯 변덕스러운 카프리치오 풍의 '키티의 테마' 는 장중 내내 '월터의 테마' 와 교차되며,그녀가 찰리와의 불륜 문제로 월터와 싸우는 'The Deal', 황량한 오지 마을에 도착했을 때 외로운 감성의 목관악기 듀오로 편곡된 'Morning Tears', https://youtu.be/ohAPQMnJLXA그리고 어렵사리 생기를 되찾은... 화사하고 들뜬 키티의 마음을 담아낸 스케르초 풍의 'The Covenant' 로 엮어지죠.5. 'River Waltz'https://youtu.be/bIWAdO5FY_U그러다 극 종반에 들어서며 '두 사람의 용서' 라는 터닝포인트를 계기로 미려함의 극치인 '강의 왈츠'(River waltz) 로 변주됩니다.6. 'The Water Wheel'https://youtu.be/VuuXvoQzCc0월터는 콜레라 전염의 온상인 마을 우물과 하천 물 음용을 폐쇄하죠.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레방아를 이용해 강 윗목의 깨끗한 물을 퍼 올려 대나무 관을 통해 마을로 흐르게 할 때 이 곡이 흐릅니다.눈이 부시도록 투명하고 경쾌하게 부서지는 물소리를 랑랑이 영롱한 터치의 피아노 연주로 표현해주고 있죠.7. '맑은 샘물 곁에서'('À la claire fontaine)https://youtu.be/IcSAd4Is-9ghttps://youtu.be/pDQS2kWRqXQ'잃어버린 시간' 의 주제를 노래하는 프랑스 민요 '맑은 샘물 곁에서' 는 영화 엔딩 신과 함께 합니다. 8. 'The Painted Veil' - 바이에른 방송 관현악단https://youtu.be/W6eqn_LKRLY9. 'From Shangai to London' - 랑랑 피아노 :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https://youtu.be/PxRFs8DBDNw9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9-04 18:38

대한민국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알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액션 블록버스터 <007 노 타임 투 다이>(수입/배급: 유니버설 픽쳐스)가 메인 포스터를 최초 공개했다.9월 29일(수) 오후 5시 전 세계 최초로 만나는 제임스 본드!<007 노 타임 투 다이> 메인 포스터 최초 공개!제임스 본드의 압도적 컴백 VS 가장 강력한 적 사핀카리스마와 매력을 동시에 무장한 ORIGINAL&NEW 캐릭터까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의 등장으로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수행하게 된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미션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9월 29일(수) 오후 5시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확정 지으며 메인 포스터를 최초 공개했다. 압도적인 액션 블록버스터의 본격적인 홍보가 시작되며 전 세계 영화팬들의 설렘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공개된 <007 노 타임 투 다이> 메인 포스터는 압도적인 액션과 로케이션은 물론, 다양한 캐릭터까지 모두 담아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먼저 대체 불가능한 ‘제임스 본드’ 역으로 다시 돌아온 다니엘 크레이그의 모습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또한 이번에 선보일 카체이싱 액션까지 함께 엿볼 수 있어 이번 시리즈를 장식할 시그니처 액션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이어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력한 적 ‘사핀’ 역할을 맡은 라미 말렉 역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며, 제임스 본드와 펼칠 강렬한 운명의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이와 함께 007 요원 노미 역의 라샤나 린치, 매들린 스완 역의 레아 세이두, Q 역의 벤 위쇼, 팔로마 역의 아나 디 아르마스 등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빛낼 주요 캐릭터들도 눈길을 끈다. <007> 시리즈를 지켜온 오리지널 캐릭터뿐만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까지 강렬한 포스로 무장해 이전 007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카리스마와 볼거리를 선사할 것을 예고해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의 심장박동을 고조시키고 있다.타임테이블 포스터 첫 공개 이후, 대한민국에서 환호성을 자아내고 있는 2021년 최고의 액션 블록버스터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라샤나 린치, 레아 세이두, 벤 위쇼, 아나 디 아르마스, 나오미 해리스, 랄프 파인즈 등의 출연으로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있어 액션 블록버스터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007 노 타임 투 다이>에 대한 흥행 열기가 연이어 개봉하는 글로벌 극장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압도적 흥행 질주를 이끌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오늘 공개된 메인 포스터에 이어 바로 내일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압도적 스케일의 액션을 확인할 수 있는 메인 예고편까지 공개될 것을 예고해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전망이다.대망의 메인 포스터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전 세계인들이 기다려온 가장 압도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9월 29일(수) 오후 5시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9-02 10:49

2021년 9월, 대한민국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리얼범죄액션 영화가 찾아온다. 영화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 <보이스>는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 실체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했던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국내 첫 리얼범죄액션 영화다. 대검찰청 측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및 피해건수는 각각 7,000억원과 39,713건으로 드러났다. 이 중 피해금액의 환급률은 약 48.5%로 절반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피해금액에 대한 구제를 받지 못했다.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 피싱 사건이 기승을 부리며 보이스피싱은 우리의 삶에 더욱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범죄 초창기 단순히 전화를 걸어 현금을 요구하던 이들은, 이제는 공권력을 완벽히 사칭하고 스마트폰 어플, SNS 메신저 등을 이용해 고도화된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날로 늘어가지만 의문의 목소리 뒤에 숨은 가해자를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고, 이들이 검거된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의 돈은 전국, 전 세계에 흩어져 찾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보이스>는 이렇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해온 범죄인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차별화된 범죄액션을 탄생시켰다. 특히 피해자인 서준이 직접 보이스피싱의 세계로 뛰어들어 모든 것을 파헤치는 과정은 소름 돋는 공감과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보이스피싱의 세계를 배경으로 <보이스>만의 개성 있는 범죄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이처럼 <보이스>는 보이스피싱이라는 가깝고도 치명적인 범죄와 리얼범죄액션이라는 장르가 만나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영화인만큼, 보이스피싱의 치밀함과 스릴, 범죄액션 장르의 통쾌함을 잘 살린 올가을 극장가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 예정이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8-29 15:38

전주시 공무원들이 동물원, 동고사, 청연루, 가맥 등을 유쾌하게 소개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전주시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을 패러디해 제작한 전주 홍보영상을 ‘비짓전주(visitjeonju)’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영상은 기존 전주시의 홍보영상과는 색다른, 코믹 버전의 홍보영상으로 전주시 공무원들이 직접 촬영에 참여했다.이들은 생태동물원과 전라감영을 찾아 올림픽 양궁 2관왕인 ‘파이팅맨’ 김제덕 선수를 패러디해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소개했으며, 동고사에서는 네발자전거를 타며 배구여제 김연경 선수를 패러디했다. 또한 한옥마을 청연루에서는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카타르의 무타스 바르심 선수만큼이나 여유롭게 전주를 즐기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번 영상에는 잘 알려진 전주 가맥, 전주 막걸리 외에 MZ세대에게 핫한 감성술집들을 소개하는 등 야간관광을 홍보한다.전주시 관광거점도시추진단 관계자는 “이번 도쿄올림픽을 보시면서 많은 힘과 위로를 느끼신 것처럼 이번 영상을 보시면서 힘든 가운데 잠시나마 웃으시길 바란다”면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전주에서 하룻밤 묵으시면서 여유로운 여행을 보내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8-25 13:57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이어진 KBS 트롯전국체전에서 최고의 이변은 김용빈의 8강 진출이 아닐까 한다.주현미가 선곡한 '물새 우는 강언덕'을 그가 덥썩 물었다. 직설적 성격인 주현미씨의 표정에서 다소의 염려와 실망감이 읽혀졌다. 김용빈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역량이 딸려 보였으며 점수도 이미 많이 벌어져 있었기 때문에 노래의 맛을 살려내지 못하면 8강 탈락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김용빈의 음색은 특히 독특하다. 가을하늘빛처럼 맑고 서늘하면서 대나무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싱그롭다. 그는 첫음을 잘 잡았다. 곱게 이어지는 노래가락 위로 노을에 젖은 넓은 강이 펼쳐져 간다. 강물은 유유히 끝 없이 흘러 바다로 이어진다. 강은 희망이 없는 땅에서 고운님과 함께 행복을 향한 떠나 갈 탈출구가 된다.가사는 단순해도 강변에서 바라 보는 여유와 평화로운 아름다움을 살려내야 한다. 더구나 옆에는 물새소리 들으며 같이 노래 부르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조각배에 두 사람의 행복을 실어야 한다. 용빈이 부르는 노래는 그렇게 슬프고도 아름답다. 주현미의 얼굴에서 만족과 기쁨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김용빈은 이 노래로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며 기적적으로 8강에 합류한다. 그의 눈빛은 바람 앞의 등잔불처럼 흔들린다. 경력으로 보면 트롯신동으로 일찍 방송을 탄 중고신인이다. 그래도 늘 신인같은 당황하는 표정을 띄고 있다. 파워풀한 성량보단 하늘거리는 연하늘빛 모시도포가 어울릴 듯한 연약함이 매력이다.그는 '물새 우는 강언덕'을 부르며 다시 태어났다. 힘과 힘이 부닺히는 각박한 현실에서 그의 노래는 우리의 정신을 여나게 한다. 그의 노래는 자주 들어도 깔끔하고 개운하다. 마음이 어두워질 때면 찾아서 들어 볼만 하다.   

통일경제TV | 백태윤 선임기자 | 2021-08-08 12:12

신중년 1인 미디어방송 시대를 선도하는 일드림사회적협동조합 「일드림TV」는 유튜브 채널 외에 최근 자체 제작한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 J-LOG(제이로그)를 런칭하고 온라인 마케팅이 필요한 도내 소상공인을 위한 ‘2021온라인마케팅S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첫 번째 지원모델로 지난 6월 부안군 고령자 협동조합 ‘마실밥상’을 찾았다. 해당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중년팀은 ‘마실밥상’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연출 및 기획회의에 돌입했다. ‘마실밥상’의 숨겨진 스토리를 발굴하고 기업의 가치와 성장비전이 담긴 감동 카피라이팅을 확정하고 구성, 음향, 촬영 및 편집 등 프로젝트 단위로 세부화해서 드론촬영, 관계자 인터뷰 등을 끝내고 드디어 일명 『제이로그 부안군 마실밥상 편』을 완성하고 유튜브에 업로드 하였다. 일드림TV의 일경험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신중년경력형일자리팀 좌장인 이찬복 감독은(전 MBC 보도국장) “그간 노인일자리 및 사회공헌활동 사업, 고령친화기업, 소상공인 기업 등 다양한 분야별 직종에 종사하는 시니어들의 직업 현장과 취업사례 홍보, 유튜브 크리에이터 직무교육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전북노인일자리센터의 체계적인 지원과 협력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장우철 센터장은(전북노인일자리센터) 일드림TV의 사회적 가치와 가능성 비전에 대해 “지금은 1인 미디어시대다. 누구나 나만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서 세상과 공유한다. 취미활동이 1인 미디어 산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인 미디어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1인 미디어 성장 기반 조성, 산업 생태계 강화, 1인 미디어 저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일자리분야에서 영상미디어 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우선적으로 도내 고령친화기업, 소상공인 기업 등의 창조적 홍보와 감동 마케팅을 위한 방송을 넘어 라이브쇼팅메니징, e몰마케팅, Live커머스아카데미 등 인에블러 서비스가 가능한 전용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일드림TV는 지난 5월에는 TBN전북교통방송 19주년 개국방송 오픈스튜디오를 생중계로 송출하면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은 바 있고, 또 2월에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등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다수의 영상공모전에 입상한 바 있다. 신중년경력형일자리사업은 퇴직 전문인력에게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하고 일경험을 통해 민간일자리로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일드림사회적협동조합 신중년팀은 현재 4명으로 구성되어 운영 중이다.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7-28 10:12

영화는 흑인이 감히 백인과 같은 화장실을 쓴다는 것은 상상 못할 정도로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40년대 후반, 그것도 KKK의 본고장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자신에게는 완벽하려고 노력하며 남에게는 깐깐한, 또한 부자임에도 청빈한 청교도적인 삶을 사는 유대인 미망인 미스 데이지(제시카 텐디 분).온통 고집으로 뭉친 이 72세의 노인네가 자동차 기어를 잘 못 넣는 실수를 하면서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시작됩니다. 옆집의 담을 넘어 화단을 망치고서야 차는 멈춰 서죠. 제 몸으로 운전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직은 정정한(그렇다고 생각하는) 미스 데이지에겐 큰 시련이 닥친 겁니다.가업인 직물공장을 물려받아 꽤 부를 일군 아들 불리 워든(댄 애크로이드 분)은 어머니의 안전을 염려해 60대의 흑인 운전기사 호크 코번(모건 프리먼 분)을 고용하기로 결정하죠.하지만 워낙 꼬장꼬장한 성격 탓에 아들 내외와도 데면데면한 사이인 데이지 여사...천성이 도움받기를 싫어하는 그녀는 남의 눈에 띄는 게 싫다며 호크에게 좀처럼 운전을 맡기지 않으려 합니다.개인 운전기사라는 게 검소한 미스 데이지에겐 부자들의 거들먹거림이며 돈 낭비의 전형처럼 보이는 것이죠.가정부 아델라(에스더 롤 분) 외에는, 부엌에서 음식이나 축내고 전화질만 해 댈지도 모르는 사람을 자기 집에 들이는 것이 싫었던 그녀는,호크가 운전사로 온 이후 아예 외출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그렇지만 유머가 가득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너그럽고, 사려 깊은 호크는 데이지 여사의 온갖 타박과 냉대에 굴하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성심껏 그녀를 보살피죠.호크는 "비록 여사님을 모시지만 제 월급은 아드님이 주십니다" 라며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고용주 불리와 대화를 통해 주급 75불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내는 등 협상력 또한 만만치 않지요.호크는 임금 합의(?)를 끝내고 불리에게"사장님한테는 싸움 걸어오는 사람 없겠네요?"라고 너스레를 떱니다.호크는 전차를 타고 가게에 가려는 데이지를 뒤따라가 마침내 차로 모시는데 성공하죠.하나님도 세상을 만드시는데 6일 걸리셨는데, 데이지 여사를 차에 태우는데 6일 밖에 안 걸렸다며... 호크는 그렇게 느긋하고, 또 넉넉했던 것이죠.그럼에도 호크를 못마땅해 하던 데이지는 선반의 연어 통조림 하나가 없어졌다며 아들에게 호크가 훔쳐 먹었을 거라고 고자질합니다.이처럼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호크를 쫓아내려는 앙큼한(?) 계략까지 꾸몄던 미스 데이지...하지만 그녀는 출근을 한 호크가 어제 연어 통조림을 자기가 먹었다면서 새로 사 온 통조림을 갖다 놓는 걸 본 후 반성하게 되죠. 화면은 화사한 봄날 미스 데이지가 라디오에서 흐르는 드보르작의 '달에게 부치는 노래' 를 흥얼거리며 수를 놓는 장면으로 흔연스레 바뀝니다.통조림 사건을 계기로 호크를 향해 비로소 마음을 열어가는 미스 데이지의 변모를 은유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게죠.매사에 엄격하고 고집불통이던 데이지 여사는결국 호크의 신실한 인간성에 감동하며 그를 받아들이게 됩니다.호크 또한 완고함과 까탈스러움 속에 감추어진 데이지 여사의 따뜻함과 배려에 존경심을 갖게 되죠. 전직 교사 출신의 데이지 여사는 호크가 문맹임을 알고서는, 그에게 읽는 법을 가르치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습자교본 책을 선물로 줍니다. 책 선물은 처음 받아본다며 계면쩍어 하는 호크에게 그녀는 "열심히 연습하면 글도 잘 쓸 수있을 거야. 하츠필드 시장도 이 책으로 가르쳤다네" 라며 격려하지요. 두 사람은 그렇게 훈훈한 우정을 쌓아갑니다만...살아온 환경이나 생각들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데이지 여사는 호크로 인해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을 마주하게 되죠. 데이지는 자신은 가난 속에서 부를 일궈낸 유대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데이지는 불리와 호크에게 자신의 빈한했던 옛 시절을 자주 이야기하곤 하죠. 하지만 데이지는 호크가 어린 시절 메이포에서 친구의 아버지가 KKK단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자라온 아픔은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오빠의 생일잔치에 가는 도중에 데이지 여사는 경찰관들이 인종차별적으로 호크를 대하는 걸 목도하죠. 그러나 그녀는 경찰이 자신에게도 호크와 똑같이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합니다. 또한 미스 데이지는 호크가 주유소에서 왜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했는지도 알지 못하죠. 유대교 회당이 폭탄 테러를 당한 사건을 맞닥뜨리고 나서야 데이지는 유대인인 자신 또한 인종차별과 무시의 대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그제서야 그녀는 호크가 어떤 세계에서 살아왔는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되죠. 사업 수완이 탁월한 불리는 회사를 성장시키며1966년 애틀랜타시를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선출됩니다.불리는 시상식에서 "제가 머리카락을 잃고 뱃살도 얻었는데, 저도 모르게 회사가 성장했나 봅니다" 라며 72년 전 사업을 일으킨 조부를 기립니다만...인종차별 문제에 비로소 관심을 갖고 흑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반대하는 어머니를 에둘러 설득하지요."저는 유대인으로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거래처나 정치적 환경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네요."그럼에도 데이지는 아들이 그토록 꺼린 마틴 루터 킹의 연설 모임에 당당하게 혼자 참석합니다. 킹 목사는 사자후를 토하죠."변화의 시대에 가장 슬픈 비극은 나쁜 사람들의 폭력과 독선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과 독선입니다."그런데... 데이지 여사는 킹 목사의 연설회에 가던 길에 세상이 많이 변해 좋지 않냐면서 연설을 같이 듣지 않겠느냐고 호크를 넌지시 떠보지요.하지만 호크는 세상이 그렇게 많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거절하지요. 호크는 이러한 민감한 문제를 마틴 루터 킹의 연설 당일에, 그것도 가는 도중에 꺼내는 데이지에게 야속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데이지는 데이지 대로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호크가 섭섭하기만 하죠.두 사람의 생각은 각자 살아온 환경만큼이나 달랐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을 갈라놓지는 못하죠.세월은 무심히 흘러... 여사와 함께 평생을 함께 해온 아델라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떠나갑니다.데이지는 장례를 치루며 호크와 슬픔을 나누죠. "아델라는 운 좋게 편히 간 거야."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우정 어린 신뢰를 쌓아갑니다.어느덧 아흔 살이 넘어서며... 노쇠해진 데이지 여사는 급기야 치매기를 보이며 호크를 안타깝게 하죠.오락가락하다 정신을 차린 여사는 호크의 손을 꼭 잡고 진심어린 고백을 건넵니다."호크... 자네는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야!"자기 몸 하나 제대로 간수하기조차 어려워진 그녀는 양로원에 들어가게 됩니다.37살의 손녀딸을 둔 호크 역시 노령으로 운전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죠.그러나 변함없는 우정의 호크는 틈날 때마다 데이지를 찾아가 그녀의 말동무를 해주죠.영화 피날레... 추수감사절, 이미 팔려버린 어머니의 집을 호크와 함께 마지막으로 둘러본 불리는 호크를 태우고 양로원으로 향하죠! 데이지 여사는 정작 불리보다 호크를 더 반기며 "자넨 간호원들이나 만나 치근덕거리지 그러나" 라며 아들을 슬며시 밀어냅니다.불리는 그런 어머니에게 여전히 호크하고만 있고 싶어 한다며 씁쓸해 하면서도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위해 자리를 피해주죠.어떻게 지내냐고 안부를 묻는 데이지 여사에게 호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라고 화답하며, "나도 그렇다네" 라는 그녀를 향해 한껏 미소 짓습니다. "그게(최선을 다하는 것) 저희가 할 일이에요."그러던 미스 데이지는 호크에게 물어봅니다."아직도 불리에게 급여 받나?""매주 받지요.""얼마나 받는데?""그건 저하고 사장님의 문제입니다만...""날강도 같으니라고!"한데, '주당 7불 이상 받으면 강도나 다름없다' 며 미스 데이지가 호크를 처음 만났을 때 따지듯 물어봤던 경우와는 그 뉘앙스가 자못 다르죠.서로를 향한 불신과 냉대가 아닌... 모든 걸 이해하고 품어내는, 따뜻함이 짙게 묻어나오는 표정과 말투였던 것입니다.처음에는 주인과 고용인으로 만났지만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공평하게 늙어가는 친구가 된 것이죠.이제 두 사람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알 수 있다는 듯,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봅니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서로가 곁에 있을 수 있어 죽음도 두렵지 않아 보이죠.이제 둘만이 오롯이 남겨진 식탁에서 호크는 데이지 여사에게 파이를 한 스푼씩 정성스럽게 떠먹입니다.미스 데이지는 이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표정을 짓지요.유대인과 흑인이라는 소외된 인종에서 오는 교감과 주종의 관계에서 오는 화해할 수 없는 신분의 차이가 서로 엇갈리면서, 두 사람의 우정은 그렇게 크고 작은 오해와 편견을 겪어내며 4반세기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습니다.삶보다는 죽음이 더 가까워진 나이... 생의 마지막 뒤안길에서 모든 것을 서서히 잊어가는 순간에도 결코 잊혀지지 않을, 두 사람의 우정은 화면을 따뜻하게 감싸죠.이 작품으로 62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최고령(81세) 수상자가 된 제시카 텐디와 낙천적인 익살을 보여주는 모건 프리만.점차 처져가는 고개와 허리 각도, 조심조심 내딛는 발걸음, 약간씩 흔들리는 손... 그리고 가늘어져 가는 목소리와 힘이 빠져가는 안광 등, 25년에 걸친 세월의 흐름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그들의 연기 하모니는 가히 완벽에 가깝습니다.미묘한 심리 변화도 놓치지 않는 부루스 베레스포드 감독의 정치(精緻)한 연출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화면을 이끌어내죠.194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를 지켜보는 맛 또한 쏠쏠합니다.페리 코모, 빙 크로스비의 LP판이 등장하는가 하면,흑인들은 가정부나, 운전기사, 가구 배달원의 블루 칼러로... 또 불리 회사의 사무실 직원은 백인으로 자리하죠.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종도 변화하고,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주요 인물로 나옵니다.호크의 손녀가 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친다고 언급되는 장면 또한 60년대 미국 남부에도 거스를 수 없는 변화가 이뤄졌음을 보여주죠.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는 데이지 여사... 그녀는 부자이면서도 부자로 보이지 않으려 하는, 아울러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서는 병적으로 집착하고, 기독교도인 며느리와 불편한 관계지만 성탄절 행사에는 마지못해 참석합니다.별스럽지 않게 툭툭 던져지지만 차별에 민감한 유대인의 심성을 내밀하게 드러내주는 설정인 게죠.차별은 언제나 중층적입니다. 차별적 사회에서 내가 차별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차별해야 하죠.“난 저들 편이 아니에요, 난 당신들 편에 속해 있어요” 라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호크에게 냉담하기 이를 데 없을 뿐 아니라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둑으로몰거나 바보 같은 어린애로 취급해 버리고야 마는 데이지 여사의 심리란... 주류 백인 사회에 편입하지도 못하면서 비주류계층에 "난 너희들과 달라" 라고 강조하고 싶은 심리와 비슷한 것입니다.영화는 데이지 여사가 단지 유대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다른 백인으로부터 비하당하는 사례를 보여주죠! 호크가 운전하는 차에 있는 데이지를 보고 백인 경찰이 "유대인 할멈과 흑인 운전기사가 같이 있다니 볼만한 조합이로군" 이라며 비아냥대는 시퀀스는, 인종 차별의 시선에서 그녀 역시나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을 나타내줍니다. 살아오는 동안 그녀가 그런 낌새를 몰랐던 건지, 애써 무시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베레스포드 감독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를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을 구분하며 우열을 가리고 차별하려 드는 인간사회의 속성을 노골적이지 않게 언급하고 있습니다.극 중반...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데이지 여사 때문에 서로 옥신각신하던 두 사람의 관계가 한층 성숙됐음을 알려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극중 삽입된 아리아죠.데이지 여사가 한가로이 수를 놓는 정경과 함께 봄 햇살을 머금은 꽃과 풀향기로 가득한 화면에 흐르는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 1막 '루살카' 의 '달에 부치는 노래'(Song to the moon) 입니다.그들 사이의 우정이 한층 깊어졌음을 은유하고 있는 이 노래는 극 전체의 처연한 비극성과는 관계없이 미려한 선율로 오페라 전체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리아죠.극중 유대인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의 관계는 이 '달에 부치는 노래' 를 통해,오페라 속 루살카와 왕자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처럼 인종과 신분의 벽을 뛰어넘는 우정이 됩니다.1.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1989) 트레일러https://youtu.be/pKRj7QCIXnY퓰리처상을 수상한 알프레드 어리의 동명의 연극을 역시 알프레드 어리가 각색했고, 이를 화면에 옮긴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감독은 이 드라마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힘주어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진정한 인간애가 무엇인지 담담하게 말해주죠.  영화 속 인물들의 성격은 매우 명확하며 극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극명하게 대립됩니다.저마다의 말투와 표정으로 위치를 지키는...성격과 환경, 여기에 피부색까지 다른 데이지와 호크는 자기 삶의 주체이자, 어쩔 수 없는 이방인으로 자리하죠. 극 저변에 깔려있는 성, 나이, 인종, 종교, 신분의 문제는 시대가 켜켜이 떠안고 있는 단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회당에 폭탄이 터지고 사람들은 무시당하며 타인을 향한 조롱의 시선이 분명 존재하지만,  드라마 안으로 성급하게 침입하지는 않지요. 데이지와 호크가 우정이라 부를만한 관계를 완성하기까지 장애물처럼 보이는 겹겹의 문제들은 분명 중요하게 언급되나 시간의 견고함을 무너뜨리지는 못합니다. 아직 말이 대화가 되지 못한 채 데이지의 명령과 호크의 변명으로만 이뤄지던 그때... 충돌하던 말들이 인사를 나누며 조우하는 모멘트는 소박하면서도 급작스러운 환희처럼 찾아오죠.데이지가 호크에게 글을 공부할 수 있는 교본을 건네는 순간, 타인 훑기를 즐기는 시선들과 인종에 대한 세상의 편견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전락합니다. '"이것은 절대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야" 라며 교본을 건네는 데이지는 차라리 귀엽기까지 하죠. 인간이 글을 깨우치며 세상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수월해졌듯 서로에 대한 수용면적이 조금씩 넓어져가는 겁니다.이렇듯, 때로는 거대한 시간에의 순응이 치기어린 반항보다 감동을 주지요. 그 치열함과 상관없이 어느 곳에도 시선을 두지 않고 흐르는 시간의 매정함은 야속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합니다. 시간의 이동을 구경할 요량이 없는 우리에게<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100분 가까이 한 발 물러나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해주죠. 지켜보면 시간의 흐름은 무심한 듯 꽤 친절하게 다가옵니다.데이지와 호크의 '드라이브' 는 시공간을 초월한 산들바람을 일으키고 관객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어깨의 힘을 뺀 채 작은 여행을 만끽하도록 돕죠. 하여 드라마는 압도할만한 하나의 사건이 없음에도 두 사람의 서사로 인해 풍만해집니다. 추상적이고 거대한 관념에 의한 것이 아닌, 사소하고도 구체적인 에피소드들로 이뤄져 있기에 오히려 정서적 몰입을 가능케 해주는 게죠.그들의 동반 여행이 거의 끝났음을 알리는 엔딩 신은 두 관계가 이뤄낸 여정의 결정체로 한없이 따스하게 울려옵니다.2. 드보르작 오페라 <루살카 - Rusalka> 1막 '루살카' 의  아리아 '달에 부치는 노래', Op.114- 체코 출신 소프라노 루치아 포프(체코어로 노래) 스태판 솔테츠 지휘 뮌헨 방송 교향악단: feat.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영상https://youtu.be/h00upnyREF4드보르작은 체코의 전통 설화와 안데르센의 동화 < 인어공주 > 에서 영감을 받아,인간이 되지 못하고 영원히 삶과 죽음 사이를 떠도는 정령으로 남게 되는 체코판 인어공주의오페라 <루살카>를 작곡했죠.사랑과 동경, 배신과 구원을 담은 이 작품은 드보르작의 음악적 어법으로 해석한 서정적인 선율이 아름답습니다.안개 자욱한 보헤미안 숲과 호수를 배경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물의 요정 '루살카'...루살카는 숲의 정령인 아버지 '보드니크' 에게, 호수에 왔던 인간을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죠. 보드니크는 인간을 사랑하지 말라고 충고를 하지만, 결국 루살카는 숲의 마녀 '예지바바' 를 찾아가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간청합니다. 마녀가 내건 인간이 되는 조건은 두 가지... 목소리를 잃게 된다는 것과, 만약 인간에게 배신당하면 요정과 인간 둘 다 영원한 저주를 받는다는 것이었죠.사랑 때문에 자신의 온 마음을 빼앗겨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루살카는...'돌아다니다 혹시 왕자를 보면 자신의 사랑을 전해 달라' 며 애절한 마음으로 '달에 부치는 노래'(Song to the moon : Mesicku na nevi hlubokem) 를 부릅니다.'오, 벨벳빛 하늘의 달님이여,당신은 저 멀리까지 빛을 보내고온 세상을 거닐며인간들의 집안도 내려 보십니다.오, 달님이여,잠시만 제 곁에 머물러제 사랑이 어디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부디 그에게 전해 주세요.은빛 달님이여,한 순간만이라도 그가 나를 꿈꾸리라는작은 희망만으로나의 두 팔은 그를 포옹한다고,이 세상 어디에 계시든그 분을 비추어 주세요.그리고 전해 주세요.여기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고,인간의 영혼이 저를 꿈꾼다면어쩌면 깨어서도 저를 기억할 수도 있겠지요.오 달님, 부디 떠나가지 말아요.'루살카는 마녀의 도움으로 왕자의 사랑을 얻는데 성공하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는 도중에 왕자의 배신으로 그만 영원한 저주와 함께 버림받게 되죠.왕자의 뜨거운 피만이 자신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음에도 아직도 그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루살카는 차마 그러지 못한 채 단검을 호수에 던지고 맙니다.대신 루살카는 죽음의 요정인 '블루디카' 가 되어호수의 심연에 머무르죠.자책감과 절망감으로 괴로워하던 왕자는 루살카를 찾아와 용서를 구하며 다시금 맺어지길 간청합니다.그러나 루살카는 왕자의 입맞춤을 피하며 자신을 안는 것은 죽음의 파멸을 가져오는 거라고 간곡히 이르죠.하지만 왕자는 루살카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차라리 '죽음의 키스' 로 영원한 행복과 평화를 얻겠다고 절절하게 호소합니다.왕자의 진심을 느낀 루살카는 결국 그를 자신의 품에 꼭 안고 입을 맞추죠.뜨거운 포옹 속에 격정어린 키스를 나눈 후...루살카는 숨을 거둔 왕자를 안은 채 호수 깊은 곳으로 가라앉습니다.- 'Canción a la Luna :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https://youtu.be/EBM1VOA3zTk-  요요 마 첼로: 제시 다이너 베네트의 첼로와 오케스트라 편곡https://youtu.be/04fY0XP_3a0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통일경제TV | 이상호 기자 | 2021-07-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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