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샘의 생태이야기-21031] 가을날, 씨앗의 기억으로 놀다

2021-10-05     이상호 기자
 

아파트 화단,  짧은 봄을 향기롭게 해줬던 
별목련 씨앗꼬투리가 바람에 통째로 떨어졌다.

골돌형 씨방 등 쪽이 갈라져 주홍빛 씨앗들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지구역사에서 일찍 꽃을 피웠던 현화식물.
1억4천만 년 전에도 같은 모양으로 피었던
살아있는 화석 목련.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을 씨앗의 기억은
 또 다음 세대로 이어지겠지?

토실한 아가 궁디닮았다.^^
(이쁜 순이 젖가슴 닮았다고 속으로 말했쟈?)

헉, 심슨부인 퉁방울눈이다!!

저절로 늘어진 씨앗도 있다.
(붱새가  절대로 당기지 않았심 )

나도 가만히 당겨봤다.
씨앗을 당기니 명주실같이 하얀 줄이 나온다.
탯줄처럼 나무와 씨앗을 연결해주던 생명줄.

동네 작은 새들이 먹기에는 조금 큰 씨앗,
까치와 직박구리는 먹을 수 있을겨.

1억5천만 년 기억을 지닌 씨앗.
한 줌은 화단에 골고루 뿌려주고 
나머지 한줌을 가지고 들어왔다.

가로로 세로로 잘라봤다.
동그랗지 않네?
 떡잎이 될 탄수화물이 하얗게  보인다.

동물을 위한 과육을 벗겨 맛을 봤다.
편백향기보다 독한 향기, 헉... 쓰다.
사람을 위한 과육은 아니군.

씨앗을 까서 씻었다.
과육 벗기기 전에는 콩같이 동글둥글해서 굴러다녔는데 씨앗은 납짝하다.
부정형의 씨앗은 아주 단단하고 가운데 홈이 
깊게 파여있어 흙 속에 숨기 안성맞춤이다.

씨앗 한 톨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아 1억하고도
5천 년을 변함없이 살아내고 있었네.

사람아~~
알쟈?
느그들이 젤 약해빠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