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건물 붕괴 사고, 동구청 '지자체 법정 현장점검'도 안 해

2021-06-15     이광효 기자
14일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에 있는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광주광역시 동구청이 ‘법정 현장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 행정안전위원회, 초선)이 광주광역시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광주시 동구청은 지난달 14일 시공사로부터 철거(해체) 허가신청서를 접수 받은 이후, 사고 발생 당일(6월 9일)까지 단 한 번도 현장점검을 나가지 않았다.

현행 ‘건축물관리법’ 제30조의2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등의 허가권자는 건물 철거 시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철거 현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지자체 인력에 여유가 없을 시 등에는 현장점검 업무를 ‘건축사사무소, 건설기술용역사업자, 안전진단전문기관’ 등 별도의 건축물관리점검기관이 대행하게 할 수도 있다. 

즉 허가권자인 광주시 동구청은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재개발사업 지역 일대의 안전사고 민원이 계속 제기되는 등 안전사고 우려가 큰 상황에서 자체적인 현장점검을 하지 않았고 별도 관리점검기관의 대행 점검까지 하지 않은 것.

광주시는 “별도의 법정 현장점검은 없었지만 인근 주민들로부터 안전조치 미흡 발생 등의 민원이 제기돼 사업자인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측에 안전조치를 위한 서면공문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최춘식 의원은 “건물 해체 작업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건축당국의 철저한 점검이 중요하다”며 “지자체가 해체계획서 점검 후 내용이 부실하거나 현장 민원이 제기된 경우에는 반드시 현장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13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열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대책회의’에서 마련된 ‘관계기관 합동대책’을 발표했다.

이용섭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관내 건축물 해체 공사현장 28개소에 대해 안전관리대책 이행 여부, 해체계획서와 현장상황 일치 여부, 기타 안전 위해 요소를 점검 중에 있다”며 “또 앞으로 예정돼 있는 철거현장 8개소, 일반공사현장 63개소에 대해서도 안전성 전반을 강도높게 점검해 안전조치가 미흡한 경우에는 공사를 중단시키고 확실한 보완책이 마련된 경우 재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6월 14일부터 2주간을 ‘안전점검 특별주간’으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안전점검 특별주간에 ‘시민긴급안전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시민들이나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안전위험 요인, 불법 재하도급 등을 발견할 시 스마트폰 앱 ‘안전신문고’ 또는 광주시 재난상황실(062-613-2119)에 신고하면 즉시 현장을 확인하고 조치토록 한다.

특히 안전점검 특별주간에 광주광역시장을 비롯해 5개 구청장, 산하기관장 등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안전사항을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