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한글점자 '훈맹정음' 문화재 된다

2020-10-15     양성희 기자

문화재청은 15일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최초 한글점자 '훈맹정음'의 제작·보급 유물과 점자표·해설 원고 등 2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흰 지팡이의 날은 1980년 10월 15일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제정했다.

훈맹정음은 일제강점기 시각장애인을 가르친 교육자 박두성(1888∼1963)이 1926년 11월 4일 반포한 6점식 한글점자다. 시각장애인이 한글과 같은 원리로 글자를 익힐 수 있도록 세로 3개, 가로 2개로 구성된 점을 조합해 자음과 모음을 표현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등록 예고되는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은 훈맹정음 사용법 원고, 제작과정 일지, 제판기, 점자인쇄기(롤러), 점자타자기 등 한글점자의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 및 기구 등 8건 48점이다.

문화재청은 "당시의 사회·문화 상황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근대 시각장애인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문화재 등록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는 '한글점자' 육필 원고본, '한글점자의 유래' 초고본 등으로, 한글점자의 유래와 작성원리, 구조 및 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유물이다. 해당 유물은 7건 14점이다.

문화재청은 "훈맹정음이 창안돼 실제 사용되기 전까지 과정을 통해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익히게 되는 역사를 보여줘 문화재 등록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해당 유물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문화재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 '대한제국애국가', '동해 북평성당' 등 3건과 대한제국 군복 9건을 포함한 총 12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는 안동 의병 이긍연(1847∼1925)이 명성황후시해사건 이후인 1895년 12월 1일부터 이듬해 10월 11일까지 보고 들은 것에 대한 기록이다. 을미의병의 활동 전모를 담고 있으며, 의병 70∼80명가량의 성명이 실려 있다.

대한제국애국가는 군악대 지휘자로 초빙된 독일 음악가 프란츠 폰 에케르트(1852∼1916)가 작곡한 것을 1902년 발행한 것이다. 관악합주용 총보(전체의 곡을 볼 수 있게 적은 악보)와 한글 및 독일어 가사가 실려 있으며, 민영환(1861∼1905)은 서문에서 제작 경위를 밝히고 있다.

동해 북평성당은 1959년 건립한 시멘트 블록 건물로 6·25전쟁 이후 건축 양식과 구조적 특징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이번 문화재로 등록된 대한제국 군복은 '전(傳) 대원수 상복', '참장 예복', '보병 부령 상복', '보병 정위 예복', '보병 부위 예복', '보병 부위 예복 및 상복', '기병 정위 예복 및 상복', 헌병 부위 예복 및 상복', '군위 부위 예복'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