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조원대 기내식·기내면세사업 매각” 고육책

2020-07-08     양성희 기자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알짜 사업인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를 매각하는 고육책(苦肉策)을 선택했다.

대한항공은 7일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기내식, 기내면세점, 항공운송 교육, 항공기정비(MRO) 사업부 등을 잠정 매각 대상으로 올려 인수 희망자를 물색해 왔다.

그중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기내식, 항공기정비 사업의 경우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최근 송현동 부지 매각 등 다른 유동성 확보 대책이 차질을 빚자 결국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연 매출이 2000억원이 넘는 기내식 사업부의 매각 대금이 대략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사업부 매각이 성사되면 대한항공은 자금 흐름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서 1조2000억원을 지원받고,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하반기 1조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에 대한 조건으로 대한항공은 자구책을 마련해 2조원가량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이미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조1587억원을 확보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 대금을 더하면 대한항공이 이번 자구책으로 확보하는 자본은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의 처우,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송현동 부지 등 부동산 자산 매각도 계획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