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철수의 비대위 제안 거절..바른비래당 분당 위기 고조
손학규, 안철수의 비대위 제안 거절..바른비래당 분당 위기 고조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1.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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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광효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광효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 분당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대단히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와 만난 결과를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께 자세하게 설명 드리는 것이 당 대표로서 도리'라고 생각해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며 “안 전 대표가 귀국한 지 1주일 되는 설날에 안 전 대표가 전화를 해서, ‘설 연휴가 끝나기 전에 만나보고 싶다’고 말해 저는 ‘27일에 보자’고 했고, 안 전 대표는 ‘시간을 정해 주시면 당대표실로 찾아 뵙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해 저는 ‘당대표실에서 만나면 언론도 오고 많은 기자들과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조용하고 깊이 있는 대화는 어려울 텐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대표님을 찾아뵙는 건데 당대표실로 가는 것이 맞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며 “저는 ‘당대표실로 와서 만난다는 것이 정치적인 예의 차원인 것’으로 생각했지, 많은 기자, 카메라를 불러놓고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통첩’이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개인 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는 듯 말이다”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방을 옮겨서 비공개로 단 둘이 대화를 하며 저는 그동안 제가 당대표를 맡은 후에 겪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오신환 사무총장을 임명한 뜻, 이태규 의원 등 소위 안철수계의 반발, 유승민 대표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비협조, 변혁 및 신당 창당 과정에 참여한 안철수계 의원들의 동향 등에 대해 말했다”며 “그러면서 안 전 대표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안 전 대표는 비대위 구성을 제의했고, 내가 ‘비대위를 누구에게 맡길거냐?’ 물으니까, 그는 ‘제게 맡겨 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전 당원 투표제와 전당대회, 재신임 투표 등을 거론하면서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제 입장을 말하려고 하자, ‘지금 답하지 마시고 생각해 보셔서 내일 의원들과 오찬하기 전까지만 답해주시면 된다’고 하면서 ‘이 말씀 드리러 왔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본론을 말한 것은 약 2-3분에 지나지 않았다”며 “밖에 나가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저의 제안을 드렸고, 내일 오전까지 답해달라고 말씀드렸다. 제안의 내용은 손 대표님께 들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저는 마음 속으로 상당히 당황했다. 왜냐하면 제가 안 전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해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이 곧바로 저의 퇴진을 말하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는 것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며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손학규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은 과거 유승민계나 안 전 대표의 측근 의원들이 했던 얘기와 다른 부분이 전혀 없었다. 그들도 나를 내쫓으려 하면서 전당대회, 전 당원 투표, 재신임 투표 등을 말했다”며 “왜 지도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지,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김대중 대통령은 정계은퇴를 하고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 연수 갔다가 돌아와서 1995년 정치에 다시 복귀하면서 ‘백의종군’으로 조순 서울 시장을 당선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헌신의 리더십’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저 역시 2012년 민주당 대통령 선거에 지고 2013년 독일 베를린대 연수를 갔다가 정치에 다시 복귀해 2014년 당의 요구로 험지인 수원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당대표를 지낸 사람으로 당에 대한 ‘헌신’이었다. 지금 위기에 처한 바른미래당을 살리는 길은 헌신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이는 안 전 대표에게도 해당되는 정치 리더의 덕목이다.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선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안철수가 가진 전국적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위치, 얼마든지 당을 실질적으로 대표할 자리를 기대했다”며 “지금도 안철수가 당을 위해서, 실용 중도정당의 확립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안철수가 돌아오면 조건 없이 퇴진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내가 물러난다는 얘기를 내 입으로 한 일이 없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저는 안 전 대표에게 독일 유학을 권유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경제성장과 복지 국가,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 등이 독일의 정치적 안정에 있고 그것은 다당제 연합정치로 정치 통합을 이룬 데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배워오라’는 취지였다”며 “나는 안 전 대표가 향후 행보에 독일의 통합의 정치의 힘을 되새길 것을 권한다. 안 전 대표가 말한 실용적 중도정당이 꽃 피우기를 바라며 바른미래당이 그 중심에 서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자기 자신의 분파적인 정치가 아니라, 중도통합의 정신으로 바른미래당을 일으키는 데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저는 어제 안 전 대표가 비대위 구성을 제안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세대교체를 위해 미래세대에게 당을 맡기자'는 제안을 했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 ‘함께 손을 잡고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를 위해 몸을 바치자’고 제안한 것이다. 미래세대를 주역으로 내세우고 안철수와 손학규가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자고 말이다”라며 “제3지대 중도통합은 기성 정치인들의 수명연장을 위한 이합집산이 아니라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를 위한 정계개편이 돼야 한다. 미래세대를 중심으로 제3지대의 정치인들이 모두 뭉치고,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이고, 사회원로들이 멘토를 맡는 구도를 만들면 구태 정치에 좌절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고, 우리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것이 제가 제시하는 총선 필승 전략”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미ㆍ중 무역전쟁, 4차 산업혁명 등 세상 판이 바뀌는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고 있다. 바른미래당부터 연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모범을 보이자는 것이다. 당이 뭉치고, 국민이 뭉쳐야 거센 외세와 풍랑에 휩쓸리지 않고 미래로 전진할 수 있다”며 “제가 온갖 풍파를 견디며 만들어 낸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모판에, 이제 미래세대의 소중한 씨앗을 심을 때가 됐다. 저 손학규는 미래 세대가 주역이 되는 공천혁명, 국회혁명, 선거혁명을 이룩하는 것이 마지막 소명”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당권 투쟁을 위해 '손학규 나가라', 그 수단으로 전 당원 투표제를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전 당원 투표제가 당권 장악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사용되는 건 절대 반대"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7일 국회에서 한 손학규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지금 당을 살리려면 지도체제를 재정립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 비대위원장을 안철수 전 대표에게 맡기거나, 또는 전 당원 투표에 부쳐서 비대위원장을 당원들이 직접 결정하게 함 ▲전 당원 투표에 의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로 새로운 지도부 선출 ▲재신임 투표를 실시해서 손 대표가 재신임 받으면 현 지도체제에 대한 이의제기 없을 것을 제안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본인의 제안을 손학규 대표가 모두 거절한 것에 대해 “정치는 책임 아니겠나. 그리고 정치에서의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동의 하에 힘을 얻고 추진력을 가질 수 있다”며 “당이 위기상황이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당원들의 뜻을 묻자고 한 제안에 대해 왜 당 대표께서 계속 회피를 하시는지 전 이해하기가 어렵다. 전 원래 그렇게 무례한 사람이 아니다. 항상 예의를 갖춰서 말씀드리는 사람이라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원내대표권한대행은 28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당 지도부를 재정립 또는 교체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당권파를 포함한 모든 의원들은 모두 손학규 당대표의 리더십에 등을 돌렸다”며 “나 홀로 최고위원회의 진행으로는 당의 활로를 개척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제3당이 손 대표 주변의 소수 정무직 당직자들 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사실상 정당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이다. 이에 실망한 당원들은 속속 이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동섭 원내대표권한대행은 “더욱 무서운 것은 국민들의 심판이다. 현재 당의 지지율은 정의당이나 새보수당 아래이다. 민주평화당이나 대안신당과 바닥 경쟁을 하고 있다”며 “손 대표의 마지막 결단이 진정으로 필요한 때이다. 정치 인생에서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전 당원의 뜻을 받드는 것만큼, 옳은 선택은 따로 없을 것”이라며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권한대행은 “당의 진로에 대해 ‘당의 주인인 당원께 여쭙자’는 제안은 어느 하나 회피하거나 거절할 명분이 없다”며 “당의 총의가 결집돼야 지금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인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권파 의원들은 그동안에 네 가지 접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대표(에 대해) 첫째 안은 공동대표, 두 번째는 손학규 대표의 퇴진과 안철수 전 대표의 비대위원장, 세 번째는 손학규 대표의 당권직 고수 또는 안철수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 네 번째가 우리 당권파 의원들이 많이 선호했던 안이었는데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이선후퇴하면서 젊고 역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젊은 지도부로 임시지도부를 만든 다음에 이 지도부가 마음껏 총선을 창조적 파괴 상태에서 치르도록 당권파들이 도와줘야 되는 것 아니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 거듭 제안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비공식적인 대화를 공식 대화 테이블에 올리자고 제안한다.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을 위해서 3당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에 들어가자고 제안한다”며 “각 당에서 추천하거나 지정하는 한 사람씩, 3인으로 구성된 3당 협의체를 구성해서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통합의 대의에 동의하는 무소속 인사들과 외부인사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은 원 팀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여러 조각이 나 있는 상태다. 그 중에서도 양쪽으로 갈라진 진형 대결이 심하다”며 “이제 2020년, 밀레니엄이 20년 지난 지금을 맞이하면서 이제는 분열이 아니라 합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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