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7월 1일 이전으로 회복”vs아베 총리 “당국 간 대화로 풀자”
문 대통령 “7월 1일 이전으로 회복”vs아베 총리 “당국 간 대화로 풀자”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19.12.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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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제8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갖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취한 수출 규제 관련 조치가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년 반 만에 수출관리정책 대화가 매우 유익하게 진행됐다’고 들었다”며 “앞으로도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자”고 답했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해 한일과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납북자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계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측의 노력을 계속 지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양 정상은 곧 개최될 도쿄올림픽을 통한 스포츠 인적 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보다 많은 국민들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경주해 나가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우리는 이웃이고 서로의 관계가 무척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실무 협의가 원활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아베 총리님과 함께 독려해 나가자”며 “이번 만남이 양국 국민들에게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일 정상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들은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한국 대법원이 내린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 이후 첫 정상회담이고, 15개월 만에 마련된 뜻 깊은 만남”이라며 “당초 예정보다 길게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현안에 대한 진솔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그간 양국 관계의 어려움 속에 두 정상이 함께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도 오늘의 만남은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을 발판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 강제징용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대화로 해결해 나가고, 북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연대 또한 공고히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던 양국 관계가 우리 정부의 원칙적인 대응과 대화 노력을 통해 관계 복원의 단초를 마련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을 통해 양국 관계 정상화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며 “다행히 일본이 지난 20일 포토레지스트를 ‘특정포괄허가’ 품목으로 완화하는 등 일부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양국 간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 7월 1일 수출규제 이전으로 복원되기 위해 양국 간 성의 있는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며 “특히 양국 간 갈등의 근원이 되고 있는 강제 징용에 대해 아베 정부가 피해자 구제와 권리 실현에 입각한 보다 책임 있는 인식을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양국 정부 간 집중 논의를 통해 조속히 해법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오늘 열릴 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현안이 모두 해소되긴 어렵겠지만 양국 관계가 보다 진전될 수 있는 실질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내고, 수출규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기업에 희망이라도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새로운 것은 없었다”며 “대북제재, 수출규제, 지소미아 연장 등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해 돌아온 답은 협력강화와 대화 지속이라는 원론적 입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수출규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 모색은 전무했고, 강제징용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한 발짝도 진일보하지 못했다”며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ICBM이라는 군사도발일 가능성이 있고, 미국은 정찰자산까지 한반도에 띄우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북한 제재 조치에 대해 언급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도 “한일 정상회담이 15개월 만에 열렸지만 특별한 성과 없이 빈손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도,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진전도,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협의도 없어 만나는 것에만 의미를 둘 수밖에 없는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산적한 현안에 한시가 급한데, 실무자에게 맡기자는 한가한 대화만이 정상 외교의 결과였다. 강경책 일변으로 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놓은 사람들이 그대로인데,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은 아니었는지를 되돌아 봐야 할 때”라며 “우리 외교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최악의 갈등으로 다달은 상황에서 간만에 양국의 정상이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갖게 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한다”며 “우선 아베 총리가 모두발언에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고, ‘오늘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원하다’고 밝힌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본이 진정으로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아베 총리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고 해결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우리 대법원의 판결과 우리 정부의 기본 원칙에서 물러서지 말고 확고하게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개선은 아무리 시국이 어려울지라도 역사적 정의를 바로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한다. 조급하게 합의돼선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 당당하게 대응해 우리의 원칙을 일본 측에 확실하게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안신당(가칭) 최경환 수석대변인은 “한일 정상이 양국 관계에 대한 정상화 의지를 밝히고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오랜만에 양국 정상이 만난 결과치고는 다소 미흡하더라도 양국 정상이 대화의 필요성은 공감한 만큼 외교 당국은 향후 실무협상을 통해 한일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한일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경색돼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한 결정적인 해결책을 내지는 못했다”며 “우리는 일본의 납치 문제와 올림픽 참여에 대해 긍정적인 화답을 했지만 일본은 수출규제에 대한 일부 해제 이상의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일 정상 간의 교감이 연말 안에 구체적인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일본은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지소미아 연장 유지를 바라고 있지만, 우리 정부로선 일본이 연말 안에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철회하지 않으면 원래의 약속대로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한일 경제전쟁과 관련해서 호기롭게 꺼낸 칼을 무기력하게 집어넣는 것은, 향후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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