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젊은 트로트 가수 조명섭이 반가운 이유
[기자의 눈] 젊은 트로트 가수 조명섭이 반가운 이유
  •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 승인 2019.12.23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태윤 선임기자

메아리가 살게시리 산에 나무를 심자는 동요가 있었다. 숲은 소리를 흡수하기 때문에 가사는 비과학적이다. 그러나 메아리를 좋은 친구로 만들어 준 고마운 노래였다.

그렇다고 산에 올라 '야호~' 하고 메아리를 부르면 안 된다. 짐승들은 대개 인간보다 청각이 훨씬 발달되어 있다. 작은 소리까지 잘 들을 수 있지만 너무 민감한 청력이라 큰 소리엔 취약하다고 한다.

산길을 조용히 걸어 가면 맑고 예쁜 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푸른 숲의 싱그러운 바람에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일 거다. 짐승들은 감각이 예민한 만큼이나 감정도 사람보단 훨씬 풍부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좀 듣기 싫은 길짐승의 소리도 '울음'이 아니라 '웃음'이나 '노래'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노래는 우리의 삶과도 떼 놓을 수 없는 일부이다. 최근 가요계는 트로트 열풍으로 뜨겁다. 그 중에서도 조명섭이라는 불우했던 젊은 가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KBS의 '트로트가 좋아'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인 가수다. 그는 구성진 목소리로 옛 가요의 참 맛을 잘 살려 내고 있다.

트로트는 격동의 역사 속에 지친 우리 국민의 희노애락을 그려냈다. 고달픈 현실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흥이 담겨 있어 멋스러운 노래가 많다. 단순한 리듬이지만 한과 흥의 좁은 틈을 파고 들어 다른 듯 한 것을 한데 어울어야 하기에 소위 '꺾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노래는 쉽지만 잘 부르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 트로트이다.

조명섭의 음역은 저음의 바리톤이며 청아한 남인수의 음색이 중후한 현인 성대를 거쳐 흘러 나오는 듯한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의 노래는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도 있는 옛날 노래를 자꾸 듣고 싶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 꺾기가 심하진 않은 대신 샘물이 쏫아 나오는 듯한 맑은 바이브레이션이 특유의 제스처와 함께 눈과 귀를 매료시킨다.

여태까지 한류는 아이돌의 현란한 K-POP이 대세였다. 뉴튼의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제3의 법칙이 있다. 대상에 가해지는 같은 크기의 힘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운동법칙이다. 밝고 빠른 현대 가요에 대한 반발이 같은 젊은 세대에서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이나 그 보다 어린 유년생까지 트로트에 가세하고 있다.

세게 누를 수록 반발도 커진다. 산이 높을 수록 골도 깊다고 했던가? 밀려나고 있던 트로트의 되튀는 에너지도 상당히 강하다.

트로트는 정(情)의 노래이다. 우리는 정든 것을 많이 잃었다. 그 만큼 정(情)을 되찾으려는 욕구는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조명섭의 목소리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트로트 가수 조명섭/사진=KBS화면캡쳐

  • 통일경제뉴스 는 신문윤리강령과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등 언론윤리 준수를 서약하고 이를 공표하고 실천합니다.
  • 법인명 : (사)코트린(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내수동 75 (용비어천가) 1040호
  • 대표전화 : 02-529-0742
  • 팩스 : 02-529-0742
  • 이메일 : kotrin3@hanmail.net
  • 제호 : 통일경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51947
  • 등록일 : 2018년 12월 04일
  • 발행일 : 2019년 1월 1일
  • 발행인·편집인 : 강동호
  • 대표이사 : 조장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섭
  • 통일경제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일경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otrin3@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