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해위성발사장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비핵화 물건너 가나?
북한 “서해위성발사장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비핵화 물건너 가나?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19.12.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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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사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져”
북한이 2017년 3월 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 2017.3.19./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17년 3월 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사진=연합뉴스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고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말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8일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며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초대형 방사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북극성-3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전술유도무기 등 주로 최신 무기 개발 시험을 주관했던 기관이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보고됐음을 의미한다.

동창리에는 서해위성발사장과 엔진시험장이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처로 이들 시설을 영구 폐쇄할 것임을 약속했다.

대변인은 시험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신형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원이 시험 사실을 발표하고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시험이 인공위성의 발사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3월 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ICBM용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인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했다.

최근 북한은 미사일 엔진의 연료를 기존 액체에서 충전 시간이 필요 없어 신속 발사가 가능한 고체로 전환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에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동력 확인 시험 등을 했을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2017년 2월 북극성-2형 지상발사형 고체엔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 '이제는 우리의 로켓공업이 액체로켓 발동기로부터 대출력 고체로켓 발동기로 확고히 전환됐다'고 말했다”며 “이 말만 두고 보더라도 어제 동창리 시험이 ICBM용 고체연료 엔진시험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의 수직 시험대는 액체연료 엔진 개발용’이라는 관측에 근거해 이번 시험이 ‘위성발사용 신형 액체엔진 시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CBM급 화성-15형의 1단 엔진 추력은 80tf(톤포스: 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로 이 정도 추력의 엔진은 100∼200㎏ 정도의 위성체를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두산 엔진 4개를 결합하면 500㎏ 정도의 위성을 저궤도에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동창리 엔진 테스트베드(Test Bed)는 액체추진형이다. 북한이 1단에 4개의 엔진을 결합하면 320tf의 추력을 낼 수 있는데 이는 한국형 위성발사체와 유사한 추력”이라며 “북한은 지상 1m 안팎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위성용 정찰) 카메라를 개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ICBM 고체엔진 개발은 어려운 기술로, 북한은 아직 개발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직경 2∼3m의 ICBM용 고체로켓 모터를 만들기도 어렵다”며 “RD-250 트윈엔진 2세트(4개 엔진)로 위성용 신형액체 엔진을 만들면 대형 위성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광명성 발사 이후 수년이 지났기 때문에 발사 능력을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 시험으로 '전략적 지위 변화'를 주장한 것도 위성으로 남한의 전략시설을 들여다보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군사전문가인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통일경제뉴스’와의 통화에서 “위성이든, ICBM이든 고체연료 시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9ㆍ19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북한을 질식시키려는 시도에서 적대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는 국내 정치적 어젠다로서 북미대화를 편의주의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간벌기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김성 북한 대사는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를 가질 필요가 없다”며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말했다.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실무급에서는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외교가 실패했다는 점을 즉시 인정하기 바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단 한 개의 핵과 미사일도 폐기된 적이 없었다”며 “외교실패를 인정하고 대북외교와 주변국 외교 정책의 대전환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강신업 대변인은 “정부와 당국은 조속히 시험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정부와 당국의 신속한 사태파악과 국민에의 보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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