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서 국립공원 시설로 탈바꿈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으로 가는 길목을 95년 동안 지켜온 산악인들의 쉼터 백운산장이 2일부로 문을 닫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앞으로 이 곳은 리모델링을 거친 후에 1층은 산악 사진 전시나 안내와 휴게 공간으로 활용하고, 2층은 특수 산악구조대가 근무할 예정이다.
기능은 살아 있되 간판은 민간경영의 백운산장에서 국립공원 북한산의 일개 시설로 탑바꿈 되는 것이다.
백운산장은 지난 1924년 작은 오두막으로 시작해서 3대에 걸쳐서 운영된 한국의 1호 산장이자 국립공원에 남은 마지막 민간 산장으로 기록된다.
백운산장은 등산객들에게 요깃거리를 팔기도 하고 새벽 등반 전 하룻밤 베이스캠프가 돼주던 친근한 곳이요, 또 험준한 바위산에서 산악사고가 나면 부상자를 가장 먼저 맞는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관리됨에 따라 백운산장은 시한부 운명을 맞게 됐다.
지난 1992년 화재를 겪은 백운산장은 국유지를 20년 사용한 뒤에 국가에 산장을 내놓겠다는 조건으로 신축 허가를 받았고 소송과 논의 끝에 이번 12월 초로 퇴거 시점이 합의됐다.
58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산장지기 김금자 씨는 "그간 산장을 사랑해준 산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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