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관광지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15일(현지시간) 연이은 폭우로 인한 침수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 당국은 14일 긴급조치로 베네치아 일대에 국가비상사태를 발표한 후 '모세프로젝트'라 불리우는 방벽 설비를 최대한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복구 등에 2000만 유로(약 257억4천만원)의 예산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베네치아 시 당국은 이날 시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복구를 위해 각 개인에게는 최대 5000유로, 사업체는 2만유로의 보상청구안도 제시했다.
이날 오전 거센 비바람이 불면서 베네치아 주변 조수 수위가 154cm에 달했다.
지난 12일 오후엔 187cm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194cm에 육박했던 지난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폭우로 9세기에 세워진 이후 이날 전까지 1200여년간 단 5번만 침수된 명소 산마르코대성당에도 이날 바닷물이 들어차 1m 이상 침수됐다. 비잔틴 양식의 대표건축물인 이 성당이 가장 최근에 침수된 지난해 10월, 관련 당국은 성당이 하루 만에 20년치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기상 당국은 이날 조수 수위는 최대 160㎝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160cm까지 수위가 오르면 베네치아 70% 안팎이 침수될 수 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번 홍수를 "우리나라의 심장을 날려버렸다"라며 " 최대한 빠르게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주세페 총리는 13일 침수 현장을 방문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도시가 파괴되고 예술 유적이 위기에 처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라고 적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50년 만에 최고 수위는 기후 변화 탓"이라며 "각종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이 가득한 베네치아가 받은 피해는 수백만 유로에 육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문화부 장관 또한 "이번 홍수로 교회 50곳 이상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극심하다"면서 "복구 작업에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