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내 현재 얼어붙은 남북 관계 해빙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브리핑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 왔다“며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조의문은 어제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 받았으며 밤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대통령께 직접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인사에 대해 조의를 표한 것은 지난 6월 19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직접 보내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소통한 것도 올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접촉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시설 철거 등 대남 강경 기조 속에서의 조의문 전달을 북한의 전향적 의사라고 해석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을 다른 사안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조금 무리“라며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인에 대한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했고 문 대통령께도 위로 메시지 전했다는 맥락 속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고민정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도 문재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왔다“며 ”오늘 치러진 장례미사에서 부산교구 사무처장인 조영만 신부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 강 데레사 여사님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강 여사님의 모범적 신앙과 그간 베풀어 오신 극진한 선행의 유산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통령님과 사랑하는 국민들, 그리고 장례를 엄수하기 위해 모인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영원한 평안의 서약으로써 사도적 축복을 내린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장례미사를 마친 후 안장식에서 ”어머님께선 평소 신앙대로, 또 원하시던 대로 많은 분들의 기도 안에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게 됐다. 이산과 피난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며 ”이제 아버지도 다시 만나시고, 못 가시던 고향에도 다시 가시고, 외할아버님 외할머님도 만나시고, 6남매 형제자매들도 다시 만나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다. 오셔서 조문을 하신 분도 계시고, 직접 오시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조의를 보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 어머님과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 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