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합병(M&A)한다고 발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이뤄지는 첫 조단위 투자로 미래를 위한 '통큰 결정'으로 평가된다.
11일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사업자 1위 CJ헬로의 지분 53.92%를 CJ ENM으로부터 인수, 경영권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CJ헬로 시가총액(약 9000억원)을 약간 웃도는 금액으로, 2015년 SK텔레콤이 당시 CJ헬로비전(현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때 들인 1조원과 비슷한 규모다.
LG유플러스는 지주사 ㈜LG에 이 같은 계획을 보고, 승인받은 데 이어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5세대 통신 서비스를 바탕으로 미디어콘텐츠 시장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유플러스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M&A하면 국내 초대형 유로방송사업자가 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11.41%다. 13.02%의 CJ헬로의 점유율이 합쳐지면 시장점유율은 24.43로 SK브로드밴드의 13.97%를 훌쩍 뛰어 넘으며 업계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그동안 두자릿수 이상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보이며 독보적인 1위 사업자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과 격차도 한자릿수로 좁힐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가 향후 티브로드(9.7%), 딜라이브(6.4%) 중 한곳이라도 M&A를 진행한다면 1위 사업자 KT도 넘어설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그룹 주력 기업인 LG전자와 함께 5세대 통신(5G) 서비스를 비롯해 인공지능(AI)·콘텐츠 사업 등 주도적으로 이끌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업계는 벌써부터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독점 제휴로 화제몰이를 한 데 이어 CJ헬로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회장의 승부수가 LG유플러스의 '광폭 질주'로 이어지면서 향후 업계를 요동치게 할 전망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아직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향후 M&A의 변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송통신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여부다. 2015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CJ헬로)을 인수하고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간 합병을 추진했지만 공정위가 방송통신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기업결합을 불허한 바 있다.
일단 업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간 기업결합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달리 통신시장 1위 사업자가 아니라 문제가 됐던 방송통신시장의 지배력 전이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경쟁제한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