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선감학원 수용아동 73%가 부모형제 있어 '충격'
[2019 국감] 선감학원 수용아동 73%가 부모형제 있어 '충격'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19.10.03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미혁 의원 4691명 원아대장 분석.."사망자 수 실제보다 축소됐을 가능성”
1972년 사망한 ‘여○○’님의 원아대장/사진=권미혁 의원실 제공
1972년 사망한 ‘여○○’님의 원아대장/사진=권미혁 의원실 제공

선감학원의  잔혹한 인권유린 실상이 공식문서로 확인됐다.

선감학원은 지난 1942년 5월 29일 일제 말 조선소년령 발표에 따라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설립된 감화원이다. 불량행위를 하거나 불량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는 명목으로 도심 내의 부랑아를 강제로 격리ㆍ수용해 부랑아 갱생과 교육이라는 목표로 1982년까지 경기도에서 직접 운영한 기관이다.

선감학원에선 당초 설립 목표와 달리 기초적인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 수용된 아이들은 농사기술의 습득과 자급자족이라는 핑계로 각종 노역과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많은 아이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구타, 영양실조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탈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죽기도 했다.

2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행정안전위원회, 비례대표)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선감학원 4691명의 원아대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입원 당시 나이는 8~13세가 전체의 41%, 14~16세는 그 다음으로 33%를 차지했다. 7세 이하 어린 아이들도 60명이 넘었다.

원아대장을 최근 순으로 1900여 건을 상세 분석한 결과, 입원경로는 단속반에 의해 오게 된 경우가 935건(47%)로 가장 많고, 타기관에서 오게 된 경우와 경찰에 의해 입원하게 된 경우도 각각 715건(36%), 209건(10%)을 차지했다.

가족 사항으로 부모, 형제 등 연고자가 적혀 있는 대장은 1438건, 73%나 됐다. 선감학원이 알려진 것처럼 보호자 없는 아이들의 보호기관이 아닌, 가족과 생이별한 아이들의 강제 수용소였음이 드러난 것.

원아대장에서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퇴원 사유’다. 전체 4691명 중 사망은 24명뿐이지만 1972년 사망한 ‘여○○’님의 원아대장 상 퇴원사유는 ‘무단이탈 제적(1972년 5월 31일자)’인 것을 미뤄볼 때, 원아대장 상의 사망자 수는 실제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높다. ‘무단이탈’로 표기된 833명의 실제 생존 여부 등이 밝혀져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원아대장에 나온 ‘수집’이라는 단어들. 원아대장에서 입원연도 1967(3-1)에는 입원 경로에 대해 “집에서 놀러 나왔다 수집됨”, “케이크 장사를 하던 도중 외상값을 받기 위하여 거리를 다니는데 경찰에 의하여 수집됨”이라고 적혀 있다.

입원연도 1982(2-2)에도 입원 경로에 대해 “인천 등지 술집에 취직되어 있던 중 아는 형의 소개로 부산에 취직차 내려가 ○○○식당에서 1개월간 취직해 있다가 다시 수집됨”이라고 기재돼 있다. 

권미혁 의원은 “선감학원 사건은 ‘부랑아 정화운동’이라는 국가의 정책목적에 의해 개인의 인권이 철저하게 짓밟힌 사건이다. 국가에 의해 쓰레기처럼 ‘수집’, ‘수거’되고 버려진 이들에게 국가는 예의를 갖추고 이분들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며 “본 원아대장을 기초로 선감학원에서 벌어진 잔혹한 인권유린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피해자 명예회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통일경제뉴스 는 신문윤리강령과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등 언론윤리 준수를 서약하고 이를 공표하고 실천합니다.
  • 법인명 : (사)코트린(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내수동 75 (용비어천가) 1040호
  • 대표전화 : 02-529-0742
  • 팩스 : 02-529-0742
  • 이메일 : kotrin3@hanmail.net
  • 제호 : 통일경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51947
  • 등록일 : 2018년 12월 04일
  • 발행일 : 2019년 1월 1일
  • 발행인·편집인 : 강동호
  • 대표이사 : 조장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섭
  • 통일경제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일경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otrin3@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