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족 한글 채택 10년…"세종대왕 감사해요"
찌아찌아족 한글 채택 10년…"세종대왕 감사해요"
  • 전선화 기자 kotrin2@hanmail.net
  • 승인 2019.10.0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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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10년전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부족어 표기법으로 채택한 후 한글 사용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2일 현지 취재결과 그동안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찌아찌아족 초등학생 1천여명이 찌아찌아어를 한글교재로 배웠다.

이들이 사는 부톤섬은 인도네시아의 동남 술라웨시주에 있으며, 찌아찌아족은 우리나라의 '한글 수출' 1호 사례로 꼽힌다.

부톤섬 인구 50만여명 가운데 찌아찌아족이 7만여명을 차지하며 이들은 바우바우시의 소라올리오 마을, 바따우가군, 빠사르와조군에 모여 살고 있다.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본래 사용 언어가 700개에 이르렀지만, 로마자로 표기하는 인도네시아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뒤 소수 민족 언어가 급감하는 상황이다.

찌아찌아족도 독자적 언어는 있지만, 표기법이 없어 고유어를 잃을 처지였다.

바우바우시는 지난 2009년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소라올리오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수업하도록 했다.

찌아찌아족 학생들은 인도네시아어로 수업을 받는다. 다만, 찌아찌아어를 한글 교재로 배우는 것이다.

가령, '안녕하세요?'를 인니어로 쓰면 'Apa kabar?'(아빠 까바르)이지만, 찌아찌아어로 쓰면 '마엠 빠에 을렐레'가 된다.

한글 도입 첫해에는 교재 집필에 참여한 현지인 아비딘 씨가 학생들을 가르쳤고, 이듬해인 2010년 3월 파견된 정덕영(58) 씨가 유일한 한국인 교사로서 10년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

정씨는 현재 소라올리오 마을의 까르야바루초교 3학년 2개 반과 부기2 초교 3학년 1개 반·4학년 1개 반, 바따우가군의 초등학교 4학년 2개 반을 각각 가르친다.

바따우가군의 도서관장이자 언어학자인 묵민(46)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1년 전부터 바따우가군에서도 한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라 오데 아루사니 바따우가군 군수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바따우가군 인구의 80%가 찌아찌아족"이라며 "우리도 바우바우시처럼 적극적으로 찌아찌아어 한글 교육이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고등학교의 학생은 찌아찌아족은 일부이고, 여러 민족이 섞여 있다.

바우바우시 제2 고등학교 교장 라디 역시 "현재 4개 반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가능하다면 10개 반, 20개 반이 배울 수 있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한국어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배운 학생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운 학생 또한 1천여명에 이른다.

정씨는 "우리나라도 한글 보급 후 문맹률이 급격히 줄었다. 이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에도 부합된다"며 "학생당 일주일에 한 시간씩밖에 못 가르치지만, 현지 초등학생은 한 학년, 고등학생은 한 학기이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장인 김한란 성신여대 교수는 "현지 한글 선생님을 많이 양성하는 것이 1단계 계획이고, 2단계 계획은 찌아찌아족의 전래동화와 노래 등을 수집해 한글로 된 책을 만들어 그들의 문화를 계승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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