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를 선언하자 러시아도 똑같이 맞붙을 놓았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불러 INF 탈퇴 방침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답은 맞대응(tit-for-tat)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조약 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에 러시아도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파트너들이 전 세계를 위해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와의 INF 이행을 중단하고 6개월 후 탈퇴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종결될 것이며, 러시아의 위반에 대응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는 지난 수년간 INF를 위반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라며 "러시아의 위반은 수백만 명의 유럽인과 미국인을 더 큰 위협(greater risk)에 빠뜨렸다"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는 오랫동안 아무런 처벌 없이 은밀한 방식으로 우리 동맹국들과 해외 기지를 위협하는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고 배치하면서 INF를 위반했다"라고 주장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 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하고 폐기한다는 내용이다.
이 조약은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을 억제하고 냉전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미국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며 먼저 INF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대표적인 INF 조약 위반 사례로 주장하는 신형 9M729 순항 미사일의 사거리가 500km 미만으로 INT가 금지하고 있는 규정을 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