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0여명의 사상자를 낸 필리핀 가톨릭 성당 연쇄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른 범인이 인도네시아인 부부로 확인됐다고 필리핀 당국이 밝혀 외교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아노 필리핀 내무장관은 지난 1일 기자들을 만나 이들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 아부사야프의 도움을 받아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폭탄 공격에는 아부사야프의 도움을 받은 외국인 두 명이 관여했으며, 실행 전에 현장을 답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노 장관은 "이들은 한때 말레이시아인으로 오인됐지만, 인도네시아 국적자임이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필리핀 안보당국은 처음에는 성당 내에 설치돼 있던 폭발물이 원격 폭파됐다고 봤지만, 이후 조사 과정에서 자살폭탄 테러인 것으로 판단을 수정했다.
필리핀 최남단 홀로 섬에선 지난 27일 오전 주일미사 중인 성당에서 1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폭발물이 터져 최소 2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같은 날 IS는 자체 선전 매체 아마크(AMAQ) 통신을 통해 필리핀 홀로 섬 성당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현장을 찾아 군에 아부사야프 소탕을 지시했다.
필리핀 정부군은 술루 주 산악 정글 지역에 있는 아부사야프 근거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고 지상군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필리핀 성당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가 인도네시아인인지 당장 확인이 안 된다면서 "필리핀 측과 연락을 해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