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첨단 반도체 시장 전환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부에 최근 진행중인 종합감사가 끝나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지금 직원들을 자르는 게 맞나요?" 의아해 하며 이탈 조짐이 뚜렷하다.
특히 집중적인 종합감사를 받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이 부문은 삼성전자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곳으로 혹독한 인력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사내에서는 연봉을 몇 배로 높여 중국 반도체 업체로 옮기는 직원들도 있다는 소식이 나온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경력직 채용에 삼성전자 DS 부문 직원들이 몰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24% 내린 5만5900원에 마감했다. '1년 최저가'를 이날 주가는 거의 2년전 수준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외국인은 33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주식 12조893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위기설과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위기 돌파를 위해 감사를 추진 중이지만 이 같은 감사가 고급기술 인력의 이탈로 이어지면 DS 역량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어닝 쇼크'가 10월 8일 현실이 되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이 잠정실적 발표 직후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 발표와 관련해 사과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늘 사랑해주시는 고객과 투자자,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희 삼성전자 경영진은 여러분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로 시작하는 사과문에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부회장은 "그러나 삼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전과 혁신, 그리고 극복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며 3가지를 약속했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고,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해 미래를 보다 철저히 준비하며,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하여 개선하도록 조직문화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벌써 인력시장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이 삼성전자 입사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취업플랫폼 ‘자소설닷컴’에서 지난 8월 26일부터 10월 20일까지 2024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가장 많이 작성한 기업은 현대차로 나타났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기아·HD현대 등도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최근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취준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반면 지난해 8위였던 삼성전자 DS부분은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