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인 듯 그림인 듯" 서예가로 돌아 온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
"글씨인 듯 그림인 듯" 서예가로 돌아 온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
  •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 승인 2024.09.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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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취석 제공

“예술은 자유의지의 표출이라고 생각한다. 서양화나 추상화가 예술가의 정신적 자유로움을 표현하듯이 서예도 예술의 한 장르로서 자유로운 정신을 표출하는 것이다."

서예를 정형화된 글씨가 아닌 그림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서예 흐름이 나와 주목된다. 

행정가와 정치가로 활동하다 정계를 떠난 뒤 서예가로 돌아온 송하진(72) 전 전북도지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다음 달 1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전북 전주 현대미술관에서 각각 초대전을 연다.

한국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은 11일 '거침없이 쓴다, 푸른 돌·취석 송하진 초대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송 전 지사는 말 그대로 '거침없이 쓰는' 서예의 새로운 필법을 보여 줄 계획이다. 거침없이 쓰다 보니 글씨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날개를 달고 자유로움을 찾았다.

어찌 보면 동이족이 세운 은나라 수도 은허에서 발견된, 상형문자의 기원이라고 하는 갑골문의 초기 한자가 오늘날의 글자와는 사뭇 다른, 마치 그림처럼 그려졌던 것을 연상케 하는 글씨들이다.  

송 전 지사는 이번 초대전에서 과거의 법칙이나 형식·틀 등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쓴 서예 작품 105점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문이 아닌 한글 위주로 쓰고, 이를 또 어순에 맞게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쓰고, 한국적 느낌과 분위기가 물씬 우러나오는 서예를 추구한다는 얘기다.

@사진=취석 제공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출렁출렁', '넘실넘실', '꿈틀꿈틀' 등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해 마치 그림 같기도 하고, 글씨 같기도 한 글자들이 살아 숨 쉰다.

장준석 미술평론가는 "구수한 큰 맛 같으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서체를 구사한 취석의 서예는 개성이 있으면서도 특별한 형상미와 조형성을 맛볼 수 있게 한다"며 "담담하게 써 내려간 독창적이고도 유연한 서체는 우리의 정서가 담겨 더욱더 한국적이며 생동적이다"고 평가했다.

'취석(翠石)'은 푸른 돌이란 의미의 그의 호이다. 행정고시(24회) 출신인 송 전 지사는 2022년 6월 전북도지사를 끝으로 40여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서예가로서의 새 삶을 살고 있다. 

송 전 지사가 갑자기 붓을 든 건 아니다. 유소년기와 청년기 등 성장하는 내내 서예와 한문을 들으며 자랐고, 그의 조부 유재 송기면 선생과 부친 강암 송성용 선생은 한국서예를 대표하는 서예가들이다.

송하진 전 지사는 "어려서부터 거의 매일 서예와 한문을 보고 듣다 보니 생활 속에서 서예가 자연스럽게 몸에 베었다"며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한문 위주의 서예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 서예의 대중화를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다 보니 글씨가 그림을 닮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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