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쿠팡의 로켓배송하며 "개처럼 뛰고 있다"는 말을 남긴 정슬기님
[기자회견문] 쿠팡의 로켓배송하며 "개처럼 뛰고 있다"는 말을 남긴 정슬기님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4.07.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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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뛰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정슬기씨를 추모하는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10일(수) 오전 10시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님을 추모합니다.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 쿠팡 규탄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다음의 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5월 28일, 경기 남양주 쿠팡2캠프에서 새벽배송을 하던 쿠팡 택배노동자 정슬기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사인은 과로사의 대표적 증상인 뇌심혈관질환이었고, 고인의 노동시간은 주 63시간이었습니다. 야간 할증을 감안하면, 고인의 노동시간은 무려 77시간에 달하며, 이는 지난 2021년 택배노동자들의 집단 과로사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의 주 72시간을 넘어서는 노동시간입니다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과로사이며,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낳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고인은 쿠팡CLS 원청의 직접 지시아래 매일 캠프와 배송지를 세 번이나 왕복하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고, 과로사방지 사회적합의에 따라 택배노동자들이 하지 않게 된 분류작업이 많아져 고통받았습니다.

쿠팡CLS 원청은 업무카톡방을 통해 배송마감시간을 지킬 것을 지속적으로 거세게 압박하였고, 타 구역 배송지원, 추가 노동까지 지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개처럼 뛰고 있다”는 고인의 답글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또한 고인은 가족들에게 “7시까지 배송 못하면 그만둬야 한다”고 이야기해왔으며, 오전 7시까지 배송을 끝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까지 했습니다. 지난 집단과로사 사태 이후, 택배현장에는 생활물류법이 적용되어 ‘엄격한 계약해지 요건’과 ‘6년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쿠팡에서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았고, 고인은 다른 쿠팡 택배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자신의 몸을 그렇게 갈아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은 로켓이 아닙니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과로사를 낳을 정도의 장시간 노동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정당한 일인지 우리는 쿠팡과 우리 사회에 묻고 싶습니다.  

쿠팡은“우리의 시스템이 정슬기님을 돌아가시게 했다”고 유족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쿠팡은 “고인을 돌아가시게 한 우리의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말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요구합니다.

정부는 과로사를 낳는 쿠팡의 배송시스템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해야 합니다.

또한 고양시장은 이 폭염과 장시간 노동으로 또다른 정슬기님이 생기지 않도록 쿠팡캠프에 대해 전면적이고 철저한 조사해야 합니다.  또한 고용노동부 고양지청은 지금 바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합니다.  고양시의 시민들은 고 정슬기님의 명복을 빌며 재발방지를 위해 함께 싸우겠습니다.

2024년 7월 10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일산지회, 민주노총고양파주지부, 진보당고양지역위원회, 고양여성민우회, 고양평화청년회, 민족문제연구소고양파주지부, 해피체인지인권복지연구소, 미디어시민연대, 고양시민회, 창작21고양작가회, 평화누리, 미디어시민연대, 나들목일산교회, 고양YWCA, 녹색소비자연대, 경기장애인인권포럼, 고양교육희망네트워크, 행복한미래교육포럼, 아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통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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