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리튬 1차전지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22명이나 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31분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10시 40분 ‘대응1단계’가 발령됐고 오전 10시 41분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화를 시작했다.
오전 10시 54분 대응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가 발령됐고 오후 8시 기준으로 화재 진압에 소방관 등 인원 201명과 펌프 차 등 장비 72대가 동원됐다.
오후 3시 10분에 큰불이 잡혔고 이후 구조대가 투입됐다.
리튬과 같은 알칼리 금속 등 가연성 금속이 원인인 화재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섭씨 1천도 이상 고온을 보여 위험하고 폭발 가능성이 있어 진화가 어렵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선착대 도착 당시 내부에 있던 배터리 셀이 연속 폭발하며 급격히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현장 관계자 진술을 확보해 화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의 설치 및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4일 오후 8시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2명, 중상자는 2명, 경상자는 6명이다. 사망자 국적은 한국인 2명, 중국인 18명, 라오스인 1명, 미상 1명이다.
당초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50대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일부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락이 안 된 21명이 모두 불에 타 사망한 시신으로 발견돼 사망자가 급증했다.
사망자들은 모두 최초 발화 지점인 2층에서 발견됐다.
이날 아리셀 공장 근무자는 총 102명이다. 3동에선 67명(1층 15명, 2층 52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2층 근로자 다수가 현장에서 나오지 못했다.
3동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 검수 및 포장 작업 등이 이뤄지는 곳이다. 원통형의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천여개가 보관돼 있어 화재 당시 리튬 배터리의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났다.
소방당국이 CCTV(Closed-circuit television,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을 확인한 결과 화재 발생 직후 배터리 부분에서 흰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한 후 연기가 빠르게 퍼지며 15초 만에 작업실 공간 전체를 뒤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근로자들은 소화기로 진화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끝내 사망했다.
이에 대해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본부장은 24일 화재 현장에서 브리핑을 해 “(근로자들이) 2층 출입구 앞쪽으로 대피했으면 인명 피해가 많이 줄었을 것이다. 이분들이 놀라서 막혀 있는 (작업실) 안쪽으로 대피했다”며 “이곳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근로자들 중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는 형태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공장 내부 구조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해 피해가 늘어난 요인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망자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성별 정도만 구분이 가능한 상태여서 앞으로 DNA(Deoxyribo Nucleic Acid) 검사 등이 이뤄져야 정확한 신원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