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의 한반도] 최악의 남북·韓러 관계에 신냉전 구도 심화
[격랑 속의 한반도] 최악의 남북·韓러 관계에 신냉전 구도 심화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4.06.2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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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외교부 제공
 김홍균(사진 오른쪽) 외교부 제1차관이 21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Georgiy Zinoviev, 사진) 주한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북한-러시아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사진: 외교부 제공

‘북한-러시아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을 계기로 남북 관계와 한국·러시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면서 한반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북한-러시아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음을 밝혔고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러시아 연방 대통령은 북한에 무기를 공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 모두 서로에게 레드라인을 넘을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해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투 구역에 보내는 것과 관련, 이는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다”라며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것은 아마 한국의 현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맞서 러시아도 제3국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북한과의 합의와 관련해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데는 다양한 옵션이 있고 최근 러북 동향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은 앞으로 러시아가 어떻게 접근해 오느냐에 달려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지, 지원한다면 어떤 무기를 얼마나 지원할지는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 있음을 경고했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은 21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북한-러시아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에 대해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UN(United Nations,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외교부, 주한러시아대사 초치..“북한과의 군사 협력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 준수하라”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북한은 수십년 동안 불법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오면서 우리에 대한 핵 사용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홍균 차관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다”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어기고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해 오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연방에 대한 위협과 협박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국제법의 원칙과 규범을 준수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는 안보 불가분의 원칙에 기초해 한반도에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정치적,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러시아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대해 “조약상 군사적 원조는 오직 침공,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내가 알기론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런 분야의 협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은 다른 나라와도 유사한 조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러시아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대해 “유엔헌장 51조와 국내법 규정 같은 완충장치가 달려 있어 자동 군사 개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앤터니 존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장관과 유선 협의를 갖고 러북 정상회담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푸틴 “군사적 원조는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 적용돼 한국은 우려할 필요 없어” 

양 장관은 ‘북한-러시아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대해 “한미 양국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다”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라며 “한미가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자”며 대북 독자제재 및 대러시아 수출통제 품목 신규 지정 등 우리 정부가 발표한 대응조치를 설명했다.

앤터니 존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한국 측이 안보 위협에 대응해 취하고 있는 정당한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그 어떠한 위협에도 함께 단호히 대응해 나가자. 미국도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평화·안정에 대한 러시아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양 장관은 관련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는 한편, 북한의 대남 도발과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빈틈없는 공조를 유지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무력화 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확장억제력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태열 장관은 이어 20일(현지시간)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대신과 유선 협의를 갖고 러북 정상회담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양 장관은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키로 한 것을 한일 양국의 안보와 한반도 및 역내 평화·안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양 장관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는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러·북 군사협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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