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최전방에서 고정식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조치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 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합참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한 시간과 확성기 가동 장소, 가동하는 장비의 종류와 수량 등에 대해선 ‘군사작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합참은 9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우리 군은 대북방송을 즉각 시행하는 상황에 대비해 전방 지역에서 실제훈련(사진)을 최근 실시했다”며 “2018년 이후 실제훈련은 처음이며 확성기 이동 및 설치, 운용절차 숙달 등 일명 ‘자유의 메아리 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의 메아리 훈련’은 북한의 실상과 대한민국의 발전상, K-문화 등을 북한군과 주민에게 알리기 위해 우리 군이 보유한 전 장비를 일제 점검하고 실제 상황을 가정해 배치하는 절차를 숙달했다”며 “훈련 결과 ‘우리 군은 필요시 수 시간 내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9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오늘(6월 9일) 오후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관해 현 상황 관련 군사적 조치들을 점검하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강조했다”며 “이번 지휘관회의는 북한의 오물풍선 재살포에 따른 긴급 NSC(National Security Council) 상임위의 대북 확성기 설치 및 방송 실시 결정 직후에 실시됐다”고 밝혔다.
신원식 장관은 대북방송 시행에 지휘관심을 경주하고 이를 빌미로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직접적 도발 시에는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다”라며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이 본연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군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것임을 잊지 말고 군사적·정신적 대비태세 완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해 “오늘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할 것이다”라며 “앞으로 남북 간 긴장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4일 남북 간의 상호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의 효력을 전부 정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체결된 이 합의서 제1조는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