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박자료 통해 "다수 업체와 긴밀히 협력중"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검증 실패 소식에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 대비 3% 넘게 하락한 7만 5900원에 마감했다.
HBM 기대감에 전날 사상 최초로 20만 원을 뚫은 SK하이닉스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로이터는 통신은 24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은 지난해부터 HBM3와 HBM3E에 대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삼성의 8단 및 12단 HBM3E 칩에 대한 테스트 실패 결과가 4월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테스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삼성의 경쟁사인 SK 하이닉스보다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를 “비범한 기업”이라며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즉각 반박했다. 로이터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특정 시점의 테스트"라며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특정 시점에서의 테스트 관련 보도는 당사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BM은 D램 여러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용량과 처리속도를 높인 반도체로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끊임없이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구동하려면 HBM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최신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제품 핵심인 그래픽저장장치(GPU) 1위 기업이자 AI반도체 칩의 선두주자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AI 핵심인 HBM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는 이날 로이터의 보도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개장 전부터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HBM 기술이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도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반도체 부문 수장 교체도 HBM 납품 실패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