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3.5%로 또 동결됐다. 지난해 2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해 1월과 2월, 4월에 이어 11회 연속 동결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3월 한국은행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같은 해 5월 0.5%로 내렸다.
이후 동결을 지속하다 2021년 8월 0.75%로 올린 이후 인상을 거듭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연 3.5%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은 23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라며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예상보다 개선된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다”라며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및 성장세 개선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는 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개인서비스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 등으로 2.9%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3%로 둔화됐다”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중 3.2%로 높아졌다. 앞으로 국내 물가는 성장세 개선 등으로 상방압력이 증대되겠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으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금년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도 올 2월 전망 수준인 2.6% 및 2.2%로 각각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 가격 추이, 성장세 개선의 파급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국내경제는 1/4분기 중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소비와 건설투자도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며 “고용은 견조한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는 2/4분기 중 조정됐다가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년 중 성장률은 올 2월 전망치(2.1%)를 상당폭 상회하는 2.5%로 전망된다”며 “향후 성장경로는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 경기 확장 속도, 소비 회복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외환시장에선 장기 국고채 금리가 국내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따라 상승했다가 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및 엔화 등 주변국 통화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으며 높은 수준에서 상당폭 등락했다”며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주택가격은 대체로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주요국별 경기 상황과 물가 둔화 속도는 차별화되는 모습이다”라며 “국제금융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기대 변화에 따라 주요국 국채금리와 미 달러화 지수가 상당폭 상승했다가 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양상,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