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한국 대신 중국에 사용권 제공 '주목'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한국 대신 중국에 사용권 제공 '주목'
  • 강동호 대표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3.05.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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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경뉴스DB
블라디보스토크항@통경뉴스DB

러시아가 '극동의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항(사진)을 중국에 사용권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끈다.

연해주에 속한 블라디보스토크항은 원래 조선의 영토였으나 청나라 말기 베이징조약(1860년)에 의해 임의로 러시아에 넘어간 '통한의 고토'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일대를 의미하는 녹둔도가 조선 세종 때 김종서가 개척한 6진의 하나였을 뿐만 아니라 선조때 이순신 장군이 만주족(여진족)을 물리치고 세운 병영이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15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길림성 국내 무역 화물의 국경 간 운송업무 범위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경유 항구'로 신규 추가한다"며 "동북 노후 공업기지 진흥전략을 실현하고, 해외 항구를 이용해 국내 무역 상품의 국경 간 운송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1일부터 길림성과 흑룡강성에서 생산되는 지하자원과 곡물 등의 물자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중국 남방 지역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동북부 내륙에 위치한 길림성과 흑룡강은 그동안 해상 물자 운송을 위해 1천km나 떨어진 요동성의 대련항까지 육로를 통해 이동해야 해 물류 비용이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두 성의 주요 통상구로부터 200km 이내 거리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이용할 수 있게 돼 물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서명한 ‘2030년 중·러 경제협력 중점 방향에 관한 공동성명’의 일환이다. 당시 양국 정상은 “양국 지방 협력과 국경 지역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실제 효과를 제고하며 중국-러시아 ‘동북-극동’ 지역간 호혜협력을 발전시킨다”고 발표했다.

당초 러시아는 민주당 정부 시절 블라디보스토크항과 연해주 등 극동 개발에 자본과 기술, 인력을 갖춘 한국을 유망한 파트너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서며 북한-중국-러시아 블록이 강화되면서 중국에 전격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의 사용권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물류이점을 얻을 수 있고, 러시아는 항구 사용권에 따른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 북한은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국내 언론들은 이를 두고 원래 중국 땅이었다가 청나라 때 러시아에 넘긴 만큼 중국으로서는 163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항의 사용권을 되찾은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역사적 사실 관계를 외관으로만 관찰한 결과로 명백한 오보에 해당된다. 

러시아는 19세기말 '얼지 않는' 부동항'을 찾아 집요하게 남하하면서 아이훈조약(1858년)에 의해 아무르강 북부를 확보하고 불과 2년후 2차 아편전쟁으로 베이징조약을 체결해 블라디보스토크 일대를 추가로 획득하였다. 그러나 이곳은 조선 영토 녹둔도로서 조선 중기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이 베이징을 점령해 대부분 이주한 후 간도와 더불어 '봉금령'으로 묶여 있던 때에도 조선족들이 들어가 농사를 짓고 조선정부에 세금을 내던 실질적인 조선의 영토였다. 따라서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할양은 주인을 놔두고 남의 땅을 제3자에게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이 점에서 일본이 간도협약(1909년)에 따라 간도의 영유권을 청나라에 무단으로 넘긴 사례와 유사하다.

녹둔도는 두만강 하류의 하중도(강 안의 섬)이지만 실제상으로는 부근 육지와 연결된 땅 전체를 가르킨다. 강 하류의 섬은 하중도의 특성상 주변 육지와 높이가 비슷하고 물길이 수시로 바뀌어 정확한 경계를 분간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녹둔도 점령 이후 ‘해변의 작은 어촌’이란 뜻의 중국식 지명 ‘해참위’(海參葳)를 ‘동방 정복’을 의미하는 블라디보스토크로 바꿨다. 이후 이곳은 러시아의 전략적 지원으로 동해 북부 연안의 최대 항구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러일전쟁(1905년)을 계기로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과거 북한의 나진항을 동북지역의 해상 출구로 삼으려고 했다. 2000년대 '차항출해'(借港出海·항구를 빌려 바다로 진출한다는 뜻) 전략에 따라 나진항과 청진항 부두의 30∼50년 장기 사용권을 확보했으며, 북한과 공동으로 나진항을 중계 무역항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어 2010년 시범적으로 나진항을 통해 동북의 석탄을 상하이로 운송한 데 이어 2015년부터 식량과 목재 등을 남방으로 운송하는 데도 이 해상 항로를 이용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그에 따른 유엔 제재 강화로 북·중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북·중 국경까지 폐쇄되면서 나진항 사용이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권을 중국에 제공함으로써 앞으로 중국내 동북과 남방을 연결하는 항로 이용이나 중국 남부와 러시아 간의 무역량이 대폭 증가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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