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치닫는 한-중국·러시아 관계..30여년간 지속된 균형외교 파탄 가능성
최악으로 치닫는 한-중국·러시아 관계..30여년간 지속된 균형외교 파탄 가능성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3.04.2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 대통령실 제공

미국과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신냉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30년 넘게 지속된 우리나라의 '균형외교'가 파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1988년 2월 취임한 후 ‘냉전 종식’이라는 국제정세를 적극적으로 이용, 북방외교 정책을 실시해 지금의 소련(지금의 러시아)·중국과 수교하는 등 공산권 국가들과의 관계를 대폭 개선했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져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1991년 12월 13일),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1992년 1월 20일)이라는 결실을 낳았다.

그러면서도 노태우 정부는 한미동맹은 확고히 유지하고 강화했다. 당시 여당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민주자유당이었다.

이후 수차례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한미동맹은 확고히 유지·강화하면서 중국·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균형외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기간까지 지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의 갈등에 대해선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라며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선 전 세계적인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는 키이우 꼭두각시 정권을 우리에 대한 하이브리드 대리전의 도구로 선택한 집단적 서방(서방 동맹)에 대항해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무기 공급은 그것이 어느 나라에 의해 이뤄지든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반러 행동으로 간주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해 “대통령 말씀은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며 “러시아 당국이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서 코멘트하는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비례대표, 국방위원회, 국회운영위원회, 초선)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말한) 조건 세 가지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에서 발생이 다 된 것이다”라며 “밀실에선 이미 한미 간에 이런 협의가 됐을 것이다. 미국과 나토(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북대서양 조약 기구) (국가)들은 끊임없이 우크라이나에 우리의 살상무기를 지원할 것을 요구해 왔다. 우크라이나에 지금 가장 부족한 것이 포탄이다. 포탄의 재고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 다음으로 우리 대한민국이다”라고 말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20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해 윤석열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다”라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다.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20일 언론 공지를 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우리 정상이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며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 이낙연 페이스북 캡처
사진: 이낙연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당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위험하다. 한국의 지정학적 숙명을 모르기 때문이다”라며 “윤 대통령의 로이터 회견이 큰 불안을 야기했다. 이런 잘못을 한국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 통일경제뉴스 는 신문윤리강령과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등 언론윤리 준수를 서약하고 이를 공표하고 실천합니다.
  • 법인명 : (사)코트린(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내수동 75 (용비어천가) 1040호
  • 대표전화 : 02-529-0742
  • 팩스 : 02-529-0742
  • 이메일 : kotrin3@hanmail.net
  • 제호 : 통일경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51947
  • 등록일 : 2018년 12월 04일
  • 발행일 : 2019년 1월 1일
  • 발행인·편집인 : 강동호
  • 대표이사 : 조장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섭
  • 통일경제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일경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otrin3@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