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실장 사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명확하게 이유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 실장 사퇴에 대해 “그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외교참사에는 끄떡없더니,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경질된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며 “바로 다음 달 있을 방미를 앞두고 밤을 새워 전략을 짜도 모자랄 대통령실이 대책은 고사하고 온갖 풍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 합동 공연 제안을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핵심 외교비서관을 내쫓고 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이 사퇴한다는 말이냐?”라며 “언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 안보실이 이토록 허접한 곳이 됐느냐?”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며칠째 증폭되기만 하는 국민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명백히 이유를 설명하기 바란다”며 “이번 미국 순방마저 외교참사가 되지 않기 위해선 당장 국회운영위원회부터 소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구갑, 외교통일위원회, 4선)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블랙핑크·레이드가가 때문에 한 나라의 안보실장을 교체했다?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다”며 “문화행사의 성립 여부에 대한 보고를 안 했다고 일국의 안보실장과 외교비서관과 의전비서관을 다 날렸다?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냐?”라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한일정상회담의 후폭풍으로 보여진다”며 “‘외교관 생활을 오래 했던 직업적 외교 라인들은 이번에 한일정상회담을 저렇게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를 많이 표시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성한 실장은 29일 언론 공지를 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발표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은 이날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해 “윤 대통령이 김성한 실장의 사의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후임 국가안보실장엔 조태용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 대사가 임명됐다.
이에 앞서 27일엔 이문희 대통령실 외교비서관 교체 사실이, 12일엔 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진 사퇴 사실이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외무고시 출신이다.
이에 대해 김성한 실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준비 과정에서 ‘조셉 로비네트 바이든 주니어’(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트레이시 제이콥스 바이든’(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1월 블랙핑크·레이디가가 등이 출연하는 특별 문화 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확답을 미루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