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아버지' 방시혁의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 주주로 등극한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는 동시에 시장에서 일반주주 지분 공개매수에도 착수한다.
하이브는 10일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의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하이브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는 양사의 글로벌 역량을 결집시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K팝의 선구자와 개척자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던 두 공룡 엔터사의 합병으로 양 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보아의 오리콘 앨범 차트 1위를 시작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으로 K-POP 시장을 확장시켜 왔다. 하이브는 세계적인 슈퍼스타 방탄소년단(BTS)을 기폭제로 K-POP이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해외 언론들도 두 회사의 결합은 '세기의 합병'이라며 세계시장에서 거대 엔터테인먼트사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SM에 대한 적대적 M&A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불과 1년 전만해도 SM측은 하이브나 카카오 등 외부세력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대주주 이수만 씨는 같은 엔터기반 경쟁 회사인 하이브 보다는 본인이 구현하는 IT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카카오나 대기업 CJ 등을 더 원한다는 설이 들렸다.
하지만 올해 SM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종잡을 수 없게 됐다. 우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이 SM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요구했던 바에 SM 현 경영진이 손을 잡고, 이어 사실상 이수만 씨 퇴진을 공표하는 'SM 3.0'을 발표했다.
카카오마저 신주발행으로 SM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수만 씨가 미치던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게 된 것. 현재 이수만 씨는 경영권 분쟁 중 신주발행은 위법이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전격적으로 터져나온 하이브의 이수만 씨 지분 매입은 그동안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과 결국 손 잡기로 결심한 것이란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두 사람은 업계 선후배로 지내면서 K팝에 대한 공감과 미래 비전에 대한 교감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하이브 측은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방시혁 의장과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번 계약 체결에 앞서 K팝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 "이수만이 추진한 메타버스(가상세계)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살리기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