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완전개방 추진...변동성과 안정성 사이 '균형잡기' 최대 화두
외환시장 완전개방 추진...변동성과 안정성 사이 '균형잡기' 최대 화두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3.02.07 1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재정부, 내년 말까지 역외 원화시장 개설, 24시간 거래 허용 추진..."외국 투기자본의 놀이터 되지 않도록" 지적도
@KBS화면캡쳐

정부가 1948년 이래로 70년 넘게 유지돼온 한국 외환시장 구조를 전면 개편해 완전 개방을 추진한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까지 역외 원화시장을 개설해 해외 금융회사들이 국내 은행 간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외환시장의 빗장을 푼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마감 시간은 현행 오후 3시 30분에서 새벽 2시로 연장되고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도 허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7일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2024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외환시장 구조가 자본시장,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시장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외환은 나라 안과 밖의 자본이 왕래하는 길"이라며 "나라 밖과 연결되는 수십 년 된 낡은 2차선의 비포장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낡은 도로로는 그간 비약적으로 확대된 이동 수요를 감당할 수도 없고, 좁은 도로 때문에 안정성이 오히려 위협받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불편한 도로 여건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접근성이 제약받고 이로 인해 국내 시장과 산업의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유로·엔 등 세계 주요 통화는 역외에서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고 국적·법적 지위와 관련 없이 금융기관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도 2010년 이후 역외 위안화 시장을 개설·확대하고 올해부터 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새벽 3시까지 연장했다.

반면 원화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고 국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한데다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거래시간도 한정돼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투자자가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 때문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기형적으로 성장해 2010년대 이후 NDF가 현물환의 거래 규모를 뛰어넘었고, NDF 시장의 투기적 거래가 환율 움직임을 주도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NDF가 498억달러, 현물환이 351억달러였다.

예컨데 선박 수주가 호황일 때 조선사의 막대한 선물환 매도로 원화가 절상 압력을 받고 연기금과 개인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 원화가 절하 압력을 받는 등 시장이 좁아 일부 수급 주체의 거래 방향이 환율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정부는 외환보유액 증가와 민간 대외자산 확대, 외화유동성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그간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이 강화된 만큼, 이제는 외환위기 트라우마를 딛고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거래시간도 연장해 국내외 투자자 모두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경로로 원화를 환전하고 투자할 수 있게 하면 이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시장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원화 표시 자산 매력도도 올라가는 한편, 국내 금융기관의 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환시장 완전 개방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가 자유로워지면 투기성 자금 유입이 많아져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개장시간이 연장되면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간시간대에는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고려해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일정 요건을 갖춰 정부 인가를 받은 외국 금융기관만 외환시장에 참여하도록 하고 단순 투기목적 기관의 참여는 불허하겠다는 방안다. 또 시장에 참여하는 외국 금융기관은 반드시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경유해 거래하도록 해 당국의 거래 모니터링·시장 관리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시행 목표 시기는 내년 하반기이므로 정부는 앞으로 공론화와 법령 개정, 은행권 준비 등을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통일경제뉴스 는 신문윤리강령과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등 언론윤리 준수를 서약하고 이를 공표하고 실천합니다.
  • 법인명 : (사)코트린(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내수동 75 (용비어천가) 1040호
  • 대표전화 : 02-529-0742
  • 팩스 : 02-529-0742
  • 이메일 : kotrin3@hanmail.net
  • 제호 : 통일경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51947
  • 등록일 : 2018년 12월 04일
  • 발행일 : 2019년 1월 1일
  • 발행인·편집인 : 강동호
  • 대표이사 : 조장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섭
  • 통일경제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일경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otrin3@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