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굿바이 모토라이제이션(Motorization)
[기자의 눈] 굿바이 모토라이제이션(Motorization)
  •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 승인 2023.01.05 2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태윤 선임기자

 

 

부산시청에서 목포시청까지 가는 방법을 살펴봤다. 

도로길이는 330Km가 조금 넘는다. 승용차로 가면 4시간 정도 걸린다. 기름값 5만원에 고속도로 통행료도 1만5천원이 든다. 왕복하려면 이동에만 13만원이 필요하다. 

시외버스를 타면 5시간 반이 걸린다. 그보다 좀 빠른 방법은 오송역까지 가서 목포가는 KTX를 타는 것이다. 기차 타는 시간만 4시간 반이 걸리니 차 시간까지 맞추려면 6시간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통체계는 서울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있다. 남북 방향에서도 수도권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으니 갈수록 불균형발전이 심화될 것이란 걸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자동차는 수도권에서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다. 굳이 통계를 들춰 보지 않아도 수도권은 이른새벽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자동차로 북새통이다. 

그렇지만 수도권 집값에 가장 많이 영향을 주는 것은 도로망보다는 전철역의 접근성이다. 번듯한 직장에서 제법 많은 월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승용차로 출퇴근하기는 쉽지 않다. 회사 차와 법인카드를 지급 받는 고위직만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이다. 

버스로 다니는 것은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돈도 더 든다. 그러니 고소득지역인 강남권에 지하철노선 거미줄처럼 더 촘촘하게 깔려있는 것이다. 집값이 싼 외곽보다는 작은 단칸방이라도 강남에 사는 것이 생활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경상북도의 인구는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남부권에 인구가 집중해 있다. 포항이나 경주 같은 대도시에는 승용차를 이용할 기반시설이 그다지 갖춰져 있지 않다. 

그러나 온 도시들은 해만 뜨면 집 밖으로 나온 승용차들이 보행도로까지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불법주차된 차들 사이로 지나가는 차들을 피하며 다녀야 한다. 버스노선은 당연히 불편하게 되어 있다. 그게 싫으면 자가용 승용차를 사라고 강요하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지방도시라고 물가가 결코 싸지 않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그나마 집값은 저렴한 편이지만 직장인들이 출퇴근하기 위해서는 자기 차가 꼭 필요한 것이 지방도시의 현실이다. 주거비 좀 아낀 것이 자동차 유지비로 다 빨려들어 간다. 

지방공단마다 여유공간은 출퇴근용 차량의 주차장이 되어 있다. 노동자로 살아 가는 것도 서러울 터인데 임금 인상은 당분간 말도 못 꺼낼 분위기 아닌가? 지방 노동자들이 힘들면 지방의 기업가들도 힘들 수 밖에 없다. 생활기반이 취약한데 새 정부가 바라는 노동개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도권이 비해 지방의 부동산값은 아직 여유가 있다. 그냥 놔두고 아파트 담보대출만 더 해 주면 지방경제의 강점은 투기바람에 소멸되고 말 것이다.

수도권의 발전의 공식을 살펴보라. 전철망이 광역화될수록 노동자들의 생존력이 살아나서 질좋은 노동의 공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수도권 전철은 경기도를 넘어 충청도와 강원도까지 뻗어가고 있다.

남부지역은 문화유적지와 천연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전철로 연결해야 외국관광객들이 몰려온다. 각 지방도시마다 전기자전거를 많이 준비하면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도 훨씬 쾌적해질 수 있다. 

출산율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의 함수라고 봐야 한다. 이 땅의 노동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몰아 갈 수록 돌아오는 것은 인구감소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가계지출 부담과 노동력 공급 확대를 위해서라도 교통인프라 개선은 시급하다고 하겠다. 거리에 차 소리 대신 아이들 웃음 소리 들리는 지방도시들이 많이 나오길 올 한 해 소망으로 올려본다. 



  • 통일경제뉴스 는 신문윤리강령과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등 언론윤리 준수를 서약하고 이를 공표하고 실천합니다.
  • 법인명 : (사)코트린(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내수동 75 (용비어천가) 1040호
  • 대표전화 : 02-529-0742
  • 팩스 : 02-529-0742
  • 이메일 : kotrin3@hanmail.net
  • 제호 : 통일경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51947
  • 등록일 : 2018년 12월 04일
  • 발행일 : 2019년 1월 1일
  • 발행인·편집인 : 강동호
  • 대표이사 : 조장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섭
  • 통일경제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일경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otrin3@hanmail.net
ND소프트